세계 여성 첫 에베레스트 등정 ‘다베이 준코’의 산에 대한 단상

다베이 준코(田部井 淳子). 이름만 들으면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첫 에베레스트 여성 등정자, 세계 7대륙 최고봉 여성 첫 등정자라고 하면 ‘아, 그녀!’라고 할 것이다. 그녀가 한국에 왔다. 이번이 6번째다. 1월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이하 ICC․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제4회 월드트레일즈컨퍼런스 참가 차 왔다. 대중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강연주제는 ‘내 삶을 튼튼하게 만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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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2009년 9월 5332m인 인도 최고봉 정상을 밟아 환호하고 있다. 사진 다베이준코

세계 최고의 여성 고산등반가가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그녀의 삶 자체가 많은 얘기가 있을 텐데, 길에 대해서 강연을 한다니 뭔가 또 다른 사연과 재미가 있을 것 같다. 17일 그녀의 대중강연이 있기 이틀 전 사전 인터뷰 요청을 했다. 흔쾌히 수락했다.


15일 오후 3시 제주ICC에서 그녀를 만났다. 조그만 키(152㎝)에 체격도 왜소(50㎏)한 편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은 너무 포근하고 안정적이었다. 느낌이 좋았다. 그녀는 2년 전 복막암 수술을 했다. 하지만 얼굴엔 병색이 전혀 없다. 생사의 고비를 많이 겪어서 그런지 암도 그녀의 삶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 했다. 1939년생인 그녀. 올해 75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이미 생사를 초월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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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첫 에베레스트 등정자인 일본의 다베이 준코가 월드트레일컨퍼런스 대중강연 전에 사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진석 작가 제공

세기의 여성 고산 등반가가 트레일 행사에 왔다기에 먼저 그에 대한 질문부터 했다.

-등반도, 트레킹도 같은 걷는 행위이지만 그래도 조금 차이는 있을 것 같다. 여성 고산 등반가가 어떻게 해서 월드트레일컨퍼런스에 참가하게 됐는지, 그리고 등반과 트레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의 초청으로 이번 월드트레일컨퍼런스에 대중 강연자로 나서게 됐다. 산을 통해서 만난 같은 산악인으로 오랜 인연이 있다. 고산을 등반했지만 기본은 트레킹이다. 트레킹은 정상을 밟지 않고 그냥 걷는 행위를 말하고, 등반은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행위를 말한다. 개인의 선호문제라고 생각한다. 산 정상을 꼭 밟아야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단순히 산에 있거나 산과 길을 걷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좋고 나쁨의 가치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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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어떻게 등산을 하게 됐는지?

“초등학교 4년 때인 10살쯤으로 기억한다. 담임 선생님이 산을 좋아하셨다. 여름 방학 때 ‘등산가고 싶은 사람은 같이 가자’고 했다. 따라나섰다. 고향인 미하루는 녹음 짙은 전형적 시골 산골마을이었다. 처음 화산지대를 가봤다. 고향마을에서 나무와 꽃을 보다가 처음 본 화산지대는 모래와 바위뿐이었다. ‘야, 이런 곳도 다 있었구나!’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온천의 물이 강을 따라 흘렀는데, 강 중간에 목욕탕이 있었다. 내가 살던 세상과는 완전 별개였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게 여태 본 세상이었고 상식이었다. 그런데 여름에도 으스스 춥고 나무도 없었다. ‘내가 모르는, 내가 보지 않은 세상이 많구나’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세상을 찾아 지금까지 왔다. 이걸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호기심보다 몸으로 느끼고 신기한 체험이 좋았다. 그 체험을 더 느끼고 싶었다. 기차타고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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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인터뷰 도중 잠시 상념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등반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세계 고봉 등반은 대학(쇼와여자대학교 영문학) 졸업 후 본격 시작했다. 당시 등반클럽에 가입했다. 남편은 또 다른 클럽에 있었다. 우연히 같이 암벽등반을 같이 했고, 그 뒤로는 교류는 없었다. 남편은 물론 등반을 잘 한다. 등반클럽에 가입한 게 고산 등반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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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호기심, 아니 신기한 체험 때문에 등반세계에 뛰어들었는지 모른다. 지금까지 그 신기한 체험은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새 세상을 보는 차원을 넘어 세계의 주요 봉우리를 한 개씩 한 개씩 밟고 있다. 그게 지금까지 무려 67개에 이른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 67개국 최고봉을 밟았다. 세계 7대륙 최고봉이나 히말라야 14좌는 이미 알려진 등정코스다. 최근엔 세계 독립봉 50개(World Top 50, 50 Most Prominent Peaks on Earth)가 서서히 알려지는 추세다. 산군(山群)으로부터 독립된 하나의 봉우리를 말하는 개념이다. 거의 해발 ‘0’ 상태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봉우리다. 모험가나 산악인들의 도전정신과 모험정신을 더욱 자극하는 루트인 셈이다. 그것을 무려 67개나 했다니…. 이만저만이 모험․도전정신이 아니다. 지난 연말과 연초(12월24일~1월6일까지)엔 그 나이에 니콰라과를 갔다 왔다. “굉장히 힘들었지만 매우 좋았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60대부터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걸 느끼겠더라. 회복도 늦어지고 균형감각까지 떨어지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갈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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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2008년 베네수엘라 최고봉(5007m) 볼리바르를 등반하고 있다.

-산에는 왜 가나? 특히 위험을 무릅쓰고 왜 고산을 오르려고 하나?

“큰 산의 매력은 정상에 섰을 때 반대편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에 처음 올랐을 때 반대편에 있는 티벳고원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산에 오르면 항상 그렇다. 반대편 풍광을 즐기고, 반대편에 뭐가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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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 준코가 인터뷰 하면서 자신의 생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젠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

“무리하며 등반 안한다. 체력에 맞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진다는 걸 느낀다. 예전엔 오지나 남이 가보지 않은 곳을 갔지만 지금은 문명화된 곳을 찾아간다. 못 가본 곳은 꼭 가보고 싶다.”

세계 여성 첫 에베레스트 등정 ‘다베이 준코’<2>에 계속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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