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과 주일.
얼마전연세가90이신집안어른이척추수술을받은일이있다.
고령때문에마취에서깨어나지못할수도있는위험이있었지만워낙통증이심해
수술을받게된것이다.
정작더큰일은수술후의간병이었다.
잠시도병실을비울수없었기때문에식구들이모두동원되어돌아가면서병수발을
했다.
그런데주일이되자결혼한7남매를두신어른인데도간병할사람이하나도없었다.
모두가교회에가서거의하루종일있었기때문이다.

나중에알게된일이지만아들,손자,며느리모두가교회에서’맡은일’때문에빠질수가
없었고따라서병실을지킬사람이하나도없었던것이다.
‘예배’가아니라’맡은일’이이유였다면그건잘못된신앙생활이다.
예배에는빠질수있어도맡은일은빠질수없다면그건교회가아니라하나의독선적
이고배타적인조직일뿐이다.
그’맡은일’이사람을하루종일교회에붙잡아매두고,그것때문에집안어른의간병을
못하는지경이라면잘못되도한참잘못된일이다.
반대로예배에는빠질수없지만맡은일은빠질수있어야정상이다.
그게죄가되는것도아니다.
주일-안식일이사람을위해있는것이지사람이주일-안식일을위해있는것은아니지
않는가.

안식일(安息日)은휴식하며야훼하나님께예배드리는유대인의하루로서Sabbath
이라고부른다.
그근거는창세기1,2장에서하나님이제7일을거룩하게하셨다는말씀이다.
이날은하나님께서창조의역사를끝내고안식하신날이다.
이후안식일은시내산에서십계명으로주어져명문화되었으며이스라엘의영원한
규례가되었다.

히브리인들사이에서이안식일은휴식,예배,하나님을기쁘게해드리는개념과연결돼
있으며어떤금기-taboo와같은개념은아니다.
(일부극단적인율법주의자들도있다.)
포로기간중회당의발전과함께안식일은휴식하는날뿐아니라예배를드리며율법을
공부하는날로함께발전했다.
주께서는유대교의종교지도자들과안식일준수에관한문제로갈등을빚었다.
랍비들은안식일준수그자체를목적으로생각하는반면주께서는안식일이사람의
유이익을위해제정되었으며따라서사람의필요가안식일의법적준수보다더우위에
있어야한다고가르쳤다.(마태12:1-14)
또주께서는정기적으로안식일회당예배에참석했다.(누가4:6)

지금의이스라엘인들은안식일준수에서크게세가지부류로나눌수있다.
금요일오후가되면라디오에서는각지역의안식일시작-일몰시간을알린다.
극단적으로안식일을지키는정통파유대인들은자기동네에급한환자가발생,긴급
출동한앰블런스에돌을던진다.
중간을가는사람들은가게문을닫는수준에서동조하고,
비교적젊고유연한계층은관광객으로들끓는텔아비브로튄다.
안식일이끝난저녁시간,예루살렘의다운타운인벤야후다거리에나가보면
갇혔던젊은이들이나와한판축제를벌이는것을볼수있다.

주일(主日)은주의날-Lord’sday다.
처음유대인그리스도인들은안식일과주일을함께지켰을것이다.
그러나기독교가유대교와분리되면서주의날만을지키게되었다.
주일은안식일(금요일일몰시간-토요일일몰시간)후첫날주께서부활하신날이다.
그리스도인들이주의날만을지키게되면서안식일은점차폐지되었다.
2세가초엽에기록된예배지침서인’디다케’에의하면매주일모여예배드림은물론
상찬식을함께거행했다.
따라서기독교의주일은유대교의안식일개념이그대로포함되어있으면서(구약도
경전이기때문)물리적으로는안식후첫날이된것이다.

안식일-주일의가장큰뜻은,
휴식과예배다.
세상에서의모든일은잠시접고쉬면서하나님을경배하는지정된날이다.
신앙적으로는,거룩하게지키는날이며거룩하다는것은성스럽고위대하다는뜻이다.
때문에이날은다른날들과반드시구별되어야한다.
구별한다는자체가이미거룩하기때문이다.
예배는형식-예배순서를통해하나님과만나는시간이다.
따라서안식일-주일은특별히하나님과만나기위해구별된거룩한날이다.
예배에빠지면안되는근본원인이여기에있다.
엿새는자기를위해살았지만,
구별된하루는하나님께바치는날이다.

사람들의일상생활이단순했던시대에제정된안식일-주일을지금과같이다양하고
복잡한사회에서문자적으로지킨다는것은많은어려움이있다.
예를들어,24시간교대근무자나휴일이더바쁜운수업종사자,작전에투입된
병력등은안식일-주일지키기가현실적으로어렵다.
이럴때는,날자는다르지만개념만은똑같이가지고다른날로대체할수밖에없다.
‘안식일이사람을위해있다.’는주님의혁명적해석이그것이다.

더위험한것은,
‘맡은일’이예배보다더중요해지는교회생활의변질이다.
이는그렇게가르쳤기때문이며이제는이잘못된관행이모든교회안에정착되고있다.
예배이외의모든교회행정과조직,행사들은부차적인것이며그런프로그램과이벤트
는세상을모방하는’수단’일뿐이다.
그런일거리들을만들어사람들을주일하루종일교회에매두는것은교인확보와교세
확장을위한편법이다.
안타까운것은일반교인들은신학적전문지식이없기때문에그것이신앙생활과예배
와는무관한,지극히세속적인현상임을판단하지못하는점이다.
맹목적신앙은글을읽지못하는문맹과마찬가지다.
대부분의맹목적이고광신적인신앙은성경을읽지않는데서비롯된다.
자기가공부해서깨달은게아니라남에게서배우기때문에정확하지도못하고체험적
분별력을가질수도없게된다.
예배는절대적으로요구되는형식과내용을가지지만’맡은일’은구원과는아무런관계도
없는상대적인것이다.
이중요한차이를반드시이해하고인정해야건전한신앙생활을할수있다.

범죄(犯罪)의유형을보면그사회를알수있다.
세계적으로인간이저리르는온갖범죄는다양하고치밀하고엽기적이다.
개인에서조직으로,한가정에서국경을넘나드는패턴으로발전하고있다.
가장큰이유는현대사회의다양성과범죄를부르는요소들이크게늘어났기때문이다.
현대인이살고있는사회는바로그런사회다.
절반이시궁창인것이다.
생활전반에서한인간이마주치는환경은그만큼안전하지못하며불확실성은더커지고
있다.
현대인들이신학자들의예측과는달리더’종교적인것’을찾는이유가거기에있다.
현대인은너나할것없이마음의안식,정신적안정,신체적인휴식이절실한사람들이다.
그만큼힘들고고단하게살고있다.

그래서안식일은,
그것이주어지던단순한삶의고대사회보다는현대인에게더소중한날이다.
일상을떠날수있고,정신없이살던스피드를줄일수있고,자기를성찰할수있는것은
물론내일을위한재충전의시간이기도하다.
때문에이제안식일-주일은,
반드시본래의의미로돌아가야한다.
지치고왜소해진인간들이하나님앞에나아와그분을만나위로를받고,새로운용기,
희망을얻는소중한시간이되도록해야한다.
엿새동안지친사람들을사악한의도로하루종일’맡은일’에묶어두면안된다.
그들을하루종일교회를떠나지못하게속박하면안된다.
그건신앙생활-예배와는전혀아무상관도없는인간의일일뿐이다.
진정한교회는그런부차적이고지엽적인것들이없이도존재할수있어야한다.
안식일-주일을거룩하게지키는신앙적기능만분명하면된다.

‘안식일이사람을위하여있는것이지사람이안식일을위해있는것은아니다.’
마가2:27공동.
우리주께서친히하신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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