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사랑해

“달걀찜이좋아?달걀말이가좋아?”주방에서마누라의목소리가들린다.뭘먹을까?“오늘은달걀말이가좋은데!”하며거실에서읽던신문을주워들고식탁으로자리를옮긴다.손에신문을들었지만시선은주방에서일하는마누라의행동에초점을맞춘다.

어제‘밥짓는아내의뒷모습’을써오라는맛있는글쓰기숙제가생각났다.싱크대서랍에서커다란프라이팬을꺼낸다.행주로쓱쓱닦으면서식탁앞벽에걸린시계를힐끔본다.“야,철헌아!회사늦겠다.”막내아이가방문을박차고나와화장실로허겁지겁달려간다.

프라이팬위에기름을쏟더니가스불위에놓고서기름을이리저리돌린다.잠시후달걀을깨서프라이팬위에놓고주걱으로넓게펴고잠시누르고있다가주걱으로그것을밀으니달걀이커다란보자기로변한다.그것을접어책을싸듯돌돌마니달걀말이가모습을나타낸다.

전기밥솥에서는밥이다되었으니빨리퍼가라는듯‘칙칙’거리며요란한기적소리를낸다.평일과는달리뒤에서내가쳐다보는것을의식했는지마누라가“뭐하는거요?”하며행주로깨끗한식기를다시닦는다.

“나갈실때이것을우체국에들려서등기로보내달라.“며커다란봉투를내민다.그것은처제의아파트재건축관련서류였다.

혼자서장구치고북치듯하는모습이네팔에서봤던‘천개의손을가진부처님상’을떠오르게한다.아침에식사를하면서“오늘아침아내관찰글짓기숙제를하느냐고처다봤지!하고고백했더니‘그선생님숙제한번잘내주셨네.’하며눈을흘긴다.

아내의모습이오늘따라아름답다.입다물고크게외쳐본다.“여보!사랑해!

2012년12월7일

<후기:글쓰기반에서내주었던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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