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문화의 새 모범 보여준 이준용 대림 회장
기부문화의새모범보여준이준용대림회장

이준용대림산업명예회장이재단법인’통일과나눔’에대림산업과관련한주식등2000억원의전재산을기부하겠다고밝혔다.통일과나눔재단은민간차원에서통일을준비하기위해설립된단체로통일단체와탈북자지원활동등을펴나갈계획이다.이회장은"후손에게줄수있는가장큰선물은통일"이라며"일반국민들이십시일반으로통일나눔펀드에작은정성을보태는것을보고감동했다"고이유를밝혔다.

국내대기업총수중에서공익사업에자신의전재산을내놓은것은드문사례다.지금까지이회장보다더많은액수를기부한재벌총수가없었던것은아니다.그러나차명(借名)계좌문제등으로사회적물의를일으킨데따른비판여론을무마하기위한측면이있어순수한기부로보기어렵다.

더욱이이회장은장학재단등을설립해재산을기탁하는일반적인관행을따르지않았다.그는"내이름을걸어서재단을새로만들고운영해도되지만그게다비용이들어가는것아니냐"고했다.자신의이름을남기려하기보다이미활동중인공익법인중에서좋은일을하는곳을골라기부재산이제대로쓰이도록하는방식을선택했다.그래서이회장의기부는훨씬신선하고진정성있게느껴진다.

이회장은평소에도’노블레스오블리주’를실천해온대표적인기업인으로꼽힌다.1998년에는외환위기로회사가어려워지자350억원어치의개인재산을아무조건없이대림산업에출연했다.30대재벌오너중회사를살리기위해자발적으로사재(私財)를턴것은이회장이유일한사례다.1995년대구지하철가스폭발사고때도건설업계의원로로서국내대기업중에서가장많은20억원의성금을기탁했다.

선진국부호(富豪)중에는재산의사회환원을일종의의무처럼여기는경우가적지않다.빌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창업자와세계적인투자자워런버핏은전세계부호들을상대로재산의절반이상을기부하겠다는’기부서약운동’을벌이고있다.여기에세계14개국에서137명의억만장자가참여했다.최근에는사우디의알왈리드빈탈랄왕자가320억달러의개인재산전부를기부하겠다고밝히기도했다.

국내에서도개인의고액기부가늘어나고있지만사회에감동을주는기업인들의기부스토리는적은편이다.기부문화가아직뿌리를내리지않은데다선의(善意)의기부를가로막는법적인제약탓이크다.예를들어국내에선외국처럼재산전액을기부하는게매우힘들다.상속인의권리를보장해주는’유류분제도’가있어유가족들이기부단체를상대로소송을제기해최대기부재산의절반을되찾아갈수있다.가족의동의를얻지못하면기부도마음대로하지못하게돼있는것이다.

회사지분(持分)의5%를넘는주식을기부하면증여세를물어야하는것같은다른제약도많다.이회장도이번에기부를결심하면서"불필요한규제로인해본인이원하는곳에돈을줄수없는경우가많은데놀랐다"고했다.이회장같은기업인들이기부를통해사회의빛과소금역할을할수있도록본인의기부의도를최대한존중하는방향으로관련법·제도의대폭적인정비가있어야한다.

<2015년8월19일조선일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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