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는있었다.
지난토요일(11일)이그랬다.
며칠째비구름이중부와남부지방을오르락내리락하며장맛비를뿌렸다.
토요일낮시간에비구름이반짝걷혔다가밤늦게부터다시장맛비가내릴거라했다.
자주이용하던산악회에선’기상악화로산행취소’를알려왔다.
그렇다고황금같은토요일을맹숭하게보낼수가없어
서울근교산을물색하던중山友로부터연락이왔다.
토요일오후늦게영월에서모임이있다는山友C가
모임장소로가기전산행을함께하자며꼬드긴다.
한치망설임도없이’오케이’를날렸다.
영월태화산은산림청선정100대명산에드는데도코스를잡는산악회가드물어
호시탐탐기회를엿보던참이었기에마다할이유가없었다.
꽃이열흘붉을수없듯(花無十日紅)장마또한열흘가지않는다.
열흘간다한들반짝개이는날도반드시있다.
그날이바로오늘이다.’틈새산행’
달랑둘이서하는오지산행인지라미리등산지도를출력해
코스를훑어봤다.나들머리를정하고예상시간도체크했다.
남한강은태화산을3면으로감싸안으며충북단양을거쳐충주호로흘러든다.
남한강변로는공사중이라산비탈에생채기가심하다.
강변을달려충북단양영춘면북벽에이르러차를멈춘다.
강가너른터에차를두고신발끈을조여맨다음,
도로를가로질러태화산들머리로향한다.
정상이1,027m이니얼추800m를높혀야한다.
등로는분명한데발길닿은흔적은희미하다.
초입부터땀은비오듯하고산모기는인내를시험하려는지
귓전에서앵앵거리며신경을자극한다.
드러난것만으로본다면오늘산행도딱그짝이다.
그렇지만설마사서고생만할까?아니다.
고생아니苦行을하며귀중한것을얻는다.
욕망을끊고수련을쌓기위해일부러몸을괴롭히는일을일러
불교에서’苦行’이라하지않던가?
풀잎또한날을세워팔뚝을욕심내면조금은내어주자.
나역시산모기를훌치며,수풀을짓밟아가며
산을오르고있지않던가.
내것만온전하게지키자는건욕심이다.
뒷걸음질하여다시쳐다보니,’정상3시간,화정암1시간30분’이라적혀있다.
대개산이정표엔’정상몇km’로표시되어있는데
이곳서만난이정표의표기는유별나다.
북벽아래황톳물넘실대는남한강을굽어본다.
첩첩산의품에안긴영춘面들녘은더없이평화롭다.
태고의빛을발하며피톤치드를듬뿍선사한다.
물오리가떼지어못에서한가로이유영하고그뒤로
허름한암자가나타난다.화장암이다.
"길없으니돌아서가세요!"
얼굴도내밀지않은채버럭짜증을뱉어내는이여인네는대체누굴까?
비구니?설마스님은아닐테지…어쨌든인심한번고약하다.
인적드문외딴암자에서객을반갑게맞진못할망정
퉁퉁불은목소리로야박스레내칠것까지야…
화장암뒷뜰로난등로로곧장올라선다.
897봉에올라섰으나사방은여전히숲에가려있다.
한줄기바람이아쉽다.
지도를펼쳐보니1031봉이다.고도계는1035m를가리킨다.
기둥엔굵은명조체로’영월군민’을강조해놓았다.
대개의경우’ㅇㅇ군’으로표기하던데,
아마도지자체장의군민사랑하는마음이각별한가보다.^^
좁은산봉에두개의정상표시석이세워져있다.
道경계가지나는산봉에서흔히볼수있는천편일률적인모습이다.
언뜻언뜻비치긴하나워낙숲이무성해조망이아쉽다.
내용은대충이러하다.
안내표지판,이정표등의표준디자인을개발하기로했으며
교통표지판처럼미끄럼주의,추락주의,위험구간우회로,
노선및소요시간등을나타내는디자인과문안을통일하기로했다.
급사면으로내려서기전맞은편암릉에위태하게올라
노송과고사목사이로드러난남한강을굽어보면서,
태화산에서의조망갈증을조금이나마달랜다.
이정표는고씨동굴5.1km,큰골2.2km를가리킨다.
바람한점없는된더위와눅눅함에지쳐날머리를큰골로택했다.
가리키는방향이잘못된게있는데
산객을위한산림청의노고는돋보이나현장확인은아쉽다.
설치가완료되면최소한현장으로나가위치선정이나방향표시가
제대로되었는지확인하는게기본이다.
잡초무성한밭뚝을지나콘크리트포장된농로를따라
20분을더걸어큰골삼거리에닿았다.
서울로가는버스는1시간하고도30분을기다려야한다.
18:00영월發동서울행무정차버스에몸을실었다.
데레사
2009년 7월 17일 at 3:24 오후
영월태화산은못가본산입니다.
각산악회의안내리본이많이달려있는것이사진으로보니
예뻐보이기도합니다.
늘안산하시기를바라며다녀갑니다.
박산
2009년 7월 20일 at 2:48 오전
잘알려지지않은산
택시불러돌아오셨군요
모기들참징그럽게물지요?
박원
2009년 7월 24일 at 9:08 오전
산엘오르는게사서고생하는일이지요.
산에만오르면왜왔냐고후회하고내려오면또올라가고싶지요.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