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 함백산은 여전히 은빛찬란했다.
개구리가동면에서깨어나얼굴을내밀고
꽁꽁얼었던대동강물도풀린다는경칩인데
해발1,330m의만항재는여전히한겨울입니다.
우리나라에서포장된도로중가장높다는만항재,
입간판엔겨울이그대로묻어있습니다.
기차놀이하듯줄지어산을오르는행렬을따르며생각합니다.
보이지않는그무엇에이끌려하나같이무념무상의상태로걷고있는듯보입니다.
무엇이이들을댓바람부터예까지걸음하게하였을까요?
그답은얼마뒤능선대간길에서얻었습니다.
앙상한잔가지에대롱대롱얼어붙은수정고드름사이로
반백의함백산능선이모습을드러냅니다.
여기저기서감탄사가연발로터져나옵니다.
시선멎는곳어디나한폭의그림입니다.
올겨울,설산여러곳을기웃거렸으나상고대와연이잘닿질않았습니다.
설경의지존,덕유산향적봉에서도상고대는모습을감췄으며
설악산,소백산에서는독한칼바람만맞고돌아서야했습니다.
욕심을덜어낸덕분일까요?
삼세번만에드디어함백산에서상고대를만났습니다.
올겨울최고의선물을안겨준함백산,탁월한선택이었습니다.
은빛찬란한풍광에眼球도모처럼호사를누립니다.
세속에찌들어덤덤해진가슴에도감성의불길이타오릅니다.
고사목에핀설화는생명의존귀를고하듯경이롭습니다.
키낮춘잡목에얼어붙은수정고드름이서로부딪치는소리는
절집풍경소리를닮아맑고깨끗합니다.
기록은추억을위해분명필요한작업입니다.
묶어두고가둬놓기위해서가아니라
되새김을위해반드시필요합니다.
무거운촬영장비를들고서헉헉거리며산에오르는꾼들,
그들표정은언제나상기되어있습니다.
하늘,하늘금,산자락,살아천년죽어천년의주목군락사이로난
순백의등로를따라형형색색의산꾼들이걸음을서두릅니다.
한편,생각합니다.
무지막지쏟아진폭설로인해고통받았던강원산간주민분들,
눈(雪)이라면신물이나겠으나평창올림픽을떠올리면
마냥눈(雪)을홀대할일도아니겠지요.
상고대뒤덮힌능선을딛고서면
솜털구름위를떠다니는기분을만끽할수도있고
빼곡한산호초와말미잘이지천인깊은바닷속을유영하는착각에
깊숙이몰입할수있기때문일지도모릅니다.
산꾼들은바로이러한몽환적풍광에이끌려댓바람에집을나서는것입니다.
경칩이무색하리만치돌담이얼어붙었습니다.
처음부터?아니면누가일부러?
함백산에서몽환적인풍광에빠져무아지경을헤맸습니다.
오랜시간,함백의은빛천지가뇌리에머물것같습니다.
海雲
2011년 3월 10일 at 2:46 오전
함백산설산산행잘하셨네요
이제조만간그런풍경대신연한초록색풍경이
시작되겠지요
데레사
2011년 3월 10일 at 4:18 오전
함백산의인증샷,멋집니다.
정말아름답네요.이제저눈이녹으면만항재에숱한꽃들이
피어나겠지요.
사진으로나마상고대에푹빠져봅니다.
고맙습니다.
명문
2011년 3월 16일 at 9:26 오전
함께해서더욱즐거웠고행복한산행이었습니다…계속좀같이댕겨유~~
와암(臥岩)
2011년 3월 23일 at 8:04 오후
참오랜만에인증샷을날리셨군요.^^*
그사진이좀더근접촬영이었으면~하는바램컸었답니다.
‘설경의지존’덕유산향적봉,
설악산,
소백산,
칼바람만맞이하시곤,
마음비우시고그멋진상고대와드디어대면하셨군요.
영상을보는이도허뭇할정도이니깐요.
22일,
울진군백악산을올랐습니다.
함박눈이산행내내펑펑내렸습니다.
춘분지난눈꽃송이는땅에,
또세파에찌들린인간의몸에닿자말자녹아버리고말더군요.
함백산,
가까운곳이라면마지막힘까지부어한번올라봤으면~하는욕심일었습니다.
멋진상고대와만남,
추천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