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기재(750m)
고치령을출발,45km를달려09:40분도래기재에닿았다.
어제저녁,고치령자락에있는지인의과수농장에서1박을했다.
소백산구간산행때가끔염치불구신세지는곳이다.
지난가을,사과수확때면피할요량으로내려가하루동안노력봉사도했었다.
도래기재위로난생태통로는옥돌봉과구룡산을잇는다.
대간꾼들이무수히지나다녔을도래기재를들머리로대간길에올랐다.
목계단을따라들어선숲속은습한기운이가득했다.
산길은흡사폐타이어를활용해만든고무보도블럭처럼푹신하다.
진달래꽃만발했을초봄을떠올리며꽃대신이파리무성한터널을지난다.
굴참나무숲을지나자,신갈나무군락이이어진다.
해발920m지점을지나면서부터주위는온통안개숲이다.
촉촉한이파리들도부드럽게속삭이듯애무한다.
이렇듯몽환의안개숲은곧仙界이다.
노거수(老巨樹)를빙둘러에워싸고있다.
550년된철쭉을보호하기위해서다.
세조2년때부터자란국내最古철쭉이란다.
만고풍상을헤쳐온터라상서로운기운이느껴진다.
옥돌봉(1,242m)
산행시작1시간15분만에옥돌봉(1,242m)에올라섰다.
운무는여전히조망을허락치않는다.
쾌청할때옥돌봉의조망은어떨까?
죽령까지대간능선이한눈에들어오고북동쪽으로구룡산이,
남쪽으로주실령과문수산이보인다고한다.
옥돌봉에서한발짝만내려서면헬기장이다.
대간꾼들만이따금지날뿐,발길이뜸한산봉이다.
보도블록에주저앉아탁배기한잔을걸치는데,후두둑~
우의는꺼내입지않고배낭에만방수커버를씌웠다.
한여름의우중산행경험상,우의를입어땀으로젖는것보다
입지않고비에젖는편이훨씬낫다는게나름결론이다.
이곳에서분기한문수기맥은주실령을가로질러서남진하면서
문수산을일으켜세운다.
정성들여만든팻말인데,열에여덟은바닥에떨어져있다.
눈높이에맞게제대로걸려있는건열에둘뿐인데…
어떻게걸려있길래죄다미끄러져내려왔을까?
뒷부분을보니얼추짐작이간다.
웨빙벨트로묶어놓아벨트가느슨해지거나채움장치가풀리면
바닥으로미끄러져내려올수밖에없게되어있다.
자세한안내만큼이나섬세한관리가절실해보인다.
박달령까지는쭈욱내리막길이다.
곧게뻗은옹골찬노송이띄엄띄엄눈에들어온다.
자태가일반소나무와는사뭇다른게범상치않다.
바로그유명한’춘양목’이다.
적송,금강송,황장목등으로불리는춘양목은곧게자라며
잘썩질않아예로부터궁궐이나사찰을지을때주로사용했다.
이런연유로이일대산자락은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지정되어있어
울울창창원시림의면모를비교적제대로갖추고있는편이다.
원시림사이로난뚜렷한산길을따라호젓하게걸어박달령에닿았다.
절친이준족인건익히알고있었는데,역시나부창부수였다.
박달령(1,009m)
경북봉화와강원영월을잇는고갯마루인박달령은
옥돌봉에서선달산으로향하는길목이기도해
대간꾼들이나들목으로자주애용한다.
‘백두대간박달령’표지석뒤쉼터에배낭을내렸다.
마루와식탁이갖춰진목제쉼터가때마침비어있다.
산능선을통째로전세낸것마냥호젓하게호사했는데
이렇게쉼터까지옵션으로제공된줄은몰랐다.
하여쉼터옆,산령각을그냥지나칠수가없었다.
양백(소백,태백)을관장하고계신산신께예를표했다.
"노크도없이소백산기슭에출몰하는소인을어이알아보시고,
또한하해와같은보살핌을주시니…망극하옵니다"
시간상으로보나뱃속사정으로보나쉼터의타이밍이절묘했다.
밥,김치,삶은옥수수,감자부침개,된장,오이,
고추,부추,상추,사과,토마토….
그리고순흥산막걸리까지,식탁가득펼쳐놓았다.
이모두를1박한지인의농장에서준비해바리바리싸온것이다.
배낭에넣을땐"누가이걸다먹어?짐만될텐데"
그런데웬걸,먹성좋은다섯이달려들더니,
"뭐야,누가다먹었어?뱃속에기별도안갔는데…"
이곳박달령에서봉화오전리방향으로내려서면물맛좋기로
소문난’오전약수터’가있다.
철분이강한탄산성약수라혀끝을강하게톡쏜다.
조선성종은일찌기’전국최상약수선발오디션(?)’을열었다.
이곳약수가당당히1등으로뽑혔다.
친히약수맛을본성종은’조선의약수중으뜸’이란홍보성멘트까지
날렸다고전하는데,’오전약수’의광고빨은그래서고래심줄처럼
질겨世紀를넘어면면히이어지고있는지도모르겠다.
배낭은가벼워졌으나뱃속은빵빵해졌다.
씩씩대며앞서걷는일행의,뒤뚱대는뒤태는과식의바로메타다.
박달령을벗어나산속으로들자,다시안개숲이이어진다.
어둑하다.축축한운무는깊고은밀하게스민다.
산에서정중동의의미를되새긴다.
두둥실구름위를오르락내리락하는사이,숲사이로
빼꼼히선달산정상표시석이모습을드러냈다.
선달산정상(1,236m)
선달산은강원도영월과경북봉화,영주시에걸쳐있으며
백두대간의소백산과태백산을잇는중간지점에솟아있다.
선달산의산명에대한설은제각각이다.
과거에급제했으나벼슬에오르지못한선비를일러先達이라하는데
선달이이봉우리에서마음을추스렸다하여선달산으로불리게되었다는설,
남쪽산기슭천년고찰부석사의浮石을일컫는우리말’선돌’이
세월이흐르며선달로표기되어선달산이되었다는설,
그러나신선이노닐던산,仙達山이란주장도만만찮다.
난봉이김선달의’선달’을연상했는데…전혀…
여기서부터늦은목이(800m)까지는쭈욱내리막길이다.
예상보다산행시간이지체됐다.
산아래마을,생달리에서지인이16:30분에우리일행을
픽업키로했다.걸음을서둘러야한다.
늦은목이(800m)
지난해여름,소백산고치령에서마구령,마구령에서갈곶산거쳐
소백산권역의끄트머리안부,늦은목이까지대간길은이어놓았다.
그때도이곳늦은목이에서생달리로하산했다.
오늘역시이곳에서대간길과작별하고생달리로향한다.
개울을오른쪽에두고한참을걸어내려간곳,생달리에
지인이차를몰고올라와기다리고있었다.
들머리에두고온차량회수를위해…^^
데레사
2011년 8월 6일 at 6:03 오후
도래기재주실령늦은목이…이름들이정감이갑니다.
저는안가본곳이라어디쯤인지가늠하기가쉽지는않지만
어쩜이름들이이렇게예쁠까요?
날씨가너무덥지요?
그래도산에가면시원하리라생각하면서부러운마음으로읽었습니다.
와암(臥岩)
2011년 8월 23일 at 8:28 오전
년전정원덕사장님과단둘이가을동해안여행을다녀온적이있습니다.
정선아우라지지나오장폭포,그리고노추산,
그노추산을산행했습니다.
그리고내려오는길봉화에서송이맛보면서1박하고,
선달산을붙어올랐습니다.
이젠기억이가물해어느사찰옆으로올랐는데,
절이름도잊어버렸군요.^^*
‘도래기재에서늦은목이까지’,
이곳은바로’카스톱’님의고향이지요?
물론태생지는아니지만소백산일대이니깐요.^^*
지인들과의긴산행,
얼마나정성을쏟았을까?"하고생각했었답니다.
‘카스톱’님,
역시가장멋진산사나이이십니다.
추천은물론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