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전철에올라의정부역,가능역,녹양역을지나양주역에서내려
2번출구로나와횡단보도건너소요산방면으로향하는39번버스로환승해
덕계리,덕정을지나봉양사거리에서내렸다.
버스내노선안내는’봉양사거리’가아닌’사귀’로되어있어헷갈리기쉽다.
산이름중,일,이,삼,사,오,육,칠,팔,구봉산은있는데’십봉산’은없다.
십봉아니십이봉인들왜없을까마는아마도어감이좋지않아서리…(내생각)
버스에서내려서면정수리위로1호선고가철도가지난다.
고가(高架)아래서순방향으로두리번거리면칠봉산안내판이눈에들어온다.
칠봉산(七峰山)은양주시봉양동과동두천을경계하는해발506m의야트막한산이다.
그러나얕잡아봤다간혼줄날수도있겠다싶을정도로
일곱봉우리(발리봉-매봉-깃대봉-석봉-투구봉-돌봉-솔리봉)씩이나
오르락내리락해야하는낙타등코스다.
세조가왕위를찬탈하고나서여러신하를참형에처한후
이산을찾아사냥을하며회한을달랬다고하는데
그래서인지일곱봉우리의유래는한결같이"임금께서~"로시작된다.
밭두렁길을따라200m정도나아가니벌통이여럿놓여있다.
윙윙거리며날아드는벌떼들사이를지나야본격산길이시작된다.
오싹한느낌이들었으나통과의례로여기고조심조심…
간밤에내린비에맥없이낙화한아카시꽃이’염창트리오’의발길을예감한듯
뽀얀융단길을만들어놓았다.
내게서아카시꽃은향수(鄕愁)그자체다.
어린시절왼종일뛰어놀다허기가지면아카시꽃을한움큼씩훑어먹었다.
더없이좋은최고의간식거리?였다.
아련한추억을더듬으며걷다보니어느새발리봉.
七峰중처음만난’발리봉’이다.양주시내가훤히내려다보인다.
스님의공양그릇,’바리’를엎어놓은것처럼보여’발리봉’이라불린다는데,
한켠에설치된국기게양대기단과바위면에는’독수리봉’으로표기되어있다.
두이름을가진대한민국산봉우리,수도없이많다.
대개숨이턱끝까지차올라야비로소산봉에닿게되는데
겨우이마에땀이맺히려는데첫봉에닿았다.어째좀싱겁다.
남은여섯봉우리의난이도도고만고만할것같다.
숲속길을벗어나능선길로올라서니햇살이정수리에내리꽂힌다.
라운드티셔츠라목덜미가벌겋게드러나따갑다.
손수건을접어목에두르고선글라스를꼈다.
정오(正午)에맞춰범종소리가울려퍼진다.울림이깊고은은하다.
욕심많고어리석은중생을깨달음으로구제하고자부처님께서이땅에오셨다.
오늘울려퍼지는산사의종소리가중생들의삶속으로스며들어
혼탁한사바세계를맑고향기롭게탈바꿈시켜주기를!
임금께서수렵할때사냥에필요한매를날렸던곳이라하여’매봉’이란다.
여기서임금은세조를일컫는데손수매를훈련시켜사냥을즐겼다고한다.
문득의문이생겼다.
칠봉산은결코심산유곡이라할수없는데과연사냥감은?
임금께서관장하셨을당시엔호랑이가어슬렁거렸을만큼밀림이었을까?
설마다람쥐사냥을위해예까지납시었을리는만무하고…
일곱봉우리산이라내심바짝쫄았는데기우였다.
완만한능선길을따라살짝솟아올랐다싶으면七峰중하나다.
깃대봉에서한걸음내려서면칠봉정쉼터.
몰지각한산객께서정자마루에버너를올려놓고물을끓여라면을!
눈총을난사해보지만아랑곳않는다.
얼마나비싼라면(과태료50만원)인지알기나하는지…
올망졸망한바위로이뤄진석봉을지나자’6.25전사자유해발굴기념지역’이란
안내판이시선을붙잡는다.
1950년6.25발발당일,남북한군이치열한전투를벌였던곳으로
유해발굴사업을통해이곳에서국군전사자유해8위를찾아
뒤늦게나마현충원에모실수있었다고적혀있다.
조국의손길을애타게기다리고있어6.25전사자유해발굴은
광범위하게진행되고있으며특히나이곳은유해발굴1호지역이라
그날의아픔이더욱각별하게다가온다.
임금이쉴때따르던군사들도갑옷투구를풀어놓고쉬어가던곳,
‘투구봉’을지나칠봉산정상인’돌봉’에올랐다.
석장봉이라고도불리는칠봉산정상,’돌봉’에서서사방을둘러본다.
솔향머금은한줌바람이지난다.초록잎사귀들이팔랑댄다.
남쪽으로천보산,동쪽으로는해룡산이조망되나,농무탓에흐릿하다.
북쪽은완만한육산이나남쪽은급사면암벽으로가파르다.
‘셋’은돌봉아래풍광좋은곳에자리를폈다.
준비해온도시락을꺼냈다.찬은멸치볶음과더덕장아찌.
물론정상주가빠질수없다.
막걸리각1통씩나눠마시니세상부러울게없다.
불콰해진’셋’의산중한담(山中閑談)은그칠줄모르고…
요즘지자체들이앞다투어산악자전거코스를개발하고있는데
이곳칠봉산MTB코스도꽤나신경을쓴듯싶다.
자연보호측면에서볼때이견도없지않지만…
七峰중일곱번째봉우리,솔리봉바위벼랑에올라
날머리로잡은장림고개를굽어보며고려시대최대의절터,
회암사지를품은천보산을조망한다.
오늘산행은장림고개를지나천보산정상을찍은다음,
회암사지로내려오기로입을맞췄는데,장림고개로내려온’셋’은
천보산등로안내판앞에이르러이동거리를유심히살폈다.
예정대로천보산으로향하면하산후’셋’의또다른일정에차질이예상되어
어물쩍이곳서산행을마무리짓기로했다.
장림고갯마루에서양주방면으로비포장길을조금만내려오면
천보터널이보인다.양주와포천을잇는이터널을등지고379번도로를
2km정도내려서면공터에간이버스정류장이있다.
이곳에서버스를타면전철1호선양주역은물론의정부까지…
데레사
2012년 6월 7일 at 8:17 오전
팔봉산을올랐던적이있어요.
그러고보니구봉산까지는있는것같은데나머지는발음이별로라
없나봅니다.ㅎㅎ
봉이름들이다아름답습니다.
다른산에서도투구봉,깃대봉,매봉은더러있지요.
아무리야트막한산이라도일곱봉우리를다오를려면힘드셨겠어요.
와암(臥岩)
2012년 7월 22일 at 9:35 오전
‘회암사지’,
이절터를품은산이름이’천보산’이었군요.
‘회암사지’는2000년문화유산해설사양성교육때찾은곳이지요.
이젠많이발굴이이루어졌겠지요?
‘염창트리오’,
참멋있는우정오가길빌면서,
추천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