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와’이정문’의만화에흠뻑빠져산적이있다. 당시이두만화가는내게’神’과동급인존재로, 특히김기태의’돌아온외팔검’은50대중후반을넘어선
‘설인알파칸’이다.기발한상상력으로그려낸’이정문’의공상과학만화다. 학교가파하면이런만화에홀려발길은신들린듯만화방으로향하곤했다. 집에도착하면등줄기에식은땀이흥건하게배어있을정도였는데도
지난달초경기도용인마장면양지바른산기슭에자리한한전원주택을찾았다.
한쪽벽면엔우리나라만화계의별중별들이자신들의주인공을앞세워반겼다. 한시대를풍미했던이들만화가들의이름은매우익숙하다. ‘은하철도999”독수리5형제”드래곤볼’등우리귀에익숙한이이름들은 최초의우리만화는1909년대한민보창간호에실린삽화로 ‘캉타우”알파칸’등SF캐릭터와’심술첨지”심술통’등 차한잔나누면서,만화자체로서의가치를뛰어넘어
만화캐릭터와비즈니스연계를떠올려보았다.
막읍내중학교에입학해서부터만화방출입을시작했으니1970년초반쯤이었겠다.
요즘으로말하자면좋아하는연예인에푹빠져정신줄내려놓고
좇아다니는것과비슷했던것같다.
요즘말을빌리자면’광팬’이었다.
지금까지도기억속에선연하다.그는무협만화의고수다.
검객의틀어올린머리,휘날리는옷자락,허공을가르는검의동선,
서늘한검객의눈매까지,가슴속에오롯이살아움직인다.
또하나또렷이기억나는만화가있다.
만년설로뒤덮힌히말라야에산다는신비한존재,’雪人’을공수해와
‘알파칸’이라는멋진이름을붙여탄생시킨캐릭터,’설인알파칸’은
거대한로봇과인조인간,그리고날렵한슈트와헬멧을쓰고
하늘을종횡무진날으는’설인’이악당무리들을통쾌하게물리치는6부작SF만화다.
스스로제어가되지않을정도였다.
딱딱한만화방나무의자에쪼그리고앉아그렇게시간가는줄모르고
만화삼매경에빠져있다가보면어느새밖은어둑해져있기일쑤.
이도모자라만화를여러권더대여해책가방속에넣은후에야집으로향했다.
읍내를벗어나깜깜한논뚝길을따라10리는걸어야집에닿는데
문제는다른아이들보다유난히밤눈이어둡다는것과지독히도
무서움을많이탄다는사실이다.
10여가구가전부인소백산아래깡촌인우리마을길목엔유난히
도깨비와귀신얘기가많았던걸로기억된다.
만화를향한열정은식을줄몰랐으니…여기서끝이아니다.
빌려온만화는여러날동안백노지연습장에옮겨그렸다.
이를테면베껴내는것이다.물론이땐저작권이란개념자체가없었다.
그렇게그럴듯하게?베껴그린짝퉁만화를들고교실에들어서면
서로들먼저보겠다고아우성이었을만큼나름인기도많았었다.
대한민국최고의심술꾼,이정문화백의작업실이다.
이곳엔만화와관련된개인소장품도다량보관되어있다.
문을열고들어서자,’설인알파칸’‘철인캉타우’등SF만화에등장하는주인공들과
‘심술첨지”심쑥이’그리고’심술통’등심술만화에등장해
심씨?가문을일으켜세운심술가족들이우르르몰려들며객을마중했다.
이들은이곳을찾아와펜을들고벽면에매달려유쾌하게흔적을남겨놓은것이다.
고우영,이현세,박수동,신문수,윤승운등등만화계에
기라성같은이름들이줄줄이눈에들어왔다.
그러나정작작가와캐릭터는쉬매칭이되지않는다.
브랜드즉캐릭터는묻히고작가의이름만남은셈이다.
만화도예술작품을떠나서하나의문화산업으로이해할필요가있다는
주장이설득력을얻고있다.
최근에는캐릭터,게임,애니메이션,디지털및콘텐츠산업이대세를이루면서
라이선싱비즈니스와연계하여발전시킬경우고부가가치산업으로성장할수있는
가능성이크다고들한다.
다시말해이제는고유캐릭터로고부가가치창출에대한접근이필요하다는얘기다.
만화에등장하는인물의옷,가발,장신구까지도비즈니스와연계해
만화계의수익구조로이어질수있게끔해야한다는주장도그래서나온다.
단순한만화라기보다는엄청난부가가치를창출하는문화적산업무기들이다.
또한세계애니메이션시장에상당부분을차지하고있는일본경제의효자들이다.
일본애니메이션이시장을석권하는분명한이유가있다면,
자존심버리고금과옥조로삼아야한다.
화가이도영이일제의침략야욕을꾸짖은계몽만화라고한다.
그로부터한세기가훌쩍지난지금수많은작가와작품이쏟아져나왔다.
만화매니아층역시매우두텁다.
심술캐릭터로꿈과웃음을준원로만화가,이정문화백을만나
‘심술통’이 ‘비즈니스’와 만나면…
데레사
2012년 12월 27일 at 4:17 오전
우리아들방책꽂이에는온통만화책뿐이에요.
저는만화를별로안좋아해서겨우신문의4단짜리만화,고바우영감이든가
왈순아지매…이런걸즐겨봤을정도입니다만이현세는학교후배라
이름은알고있어요.
아들말에의하면만화야말로인생의교양을드높혀주는지침서라고
하던데요.그래서저도공부도할겸일본만화는조금씩보고있습니다.ㅎㅎ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