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노미찌(銀の道)라는이정표를따라걷는다.
겨울임에도숲속은푸른빛을띠고있다.
청청한대나무숲이하늘을찌를듯빼곡하여어스름새벽녘같다.
이따끔흩뿌리는빗줄기에잔설이녹아내려산길은질퍽거렸다. 대나무뿌리는땅을파지못할정도로얼키설키옆으로넓게퍼진다. 산길은완만했다.산속으로들수록杉나무와대나무숲이압권이다. 그옛날,은을나르던광부들의고단함이배여있는’銀の道’다. 마을을지날때나산길을걷다보면쉽게묘를맞닥뜨리게된다. 다시산길을벗어나아스팥트길로내려섰다. 이야기가있는옛길을걷다보면오가는현지인들을자주만나게된다. 걷는여행이좋은이유는소통과교감을할수있기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이직접생산한농산물로,직접도시락을만들어, 여기서부터마을뒤로보이는산을걸어올라은광마을로가야하나 이곳에서부터류겐지마부(갱도)까지는3.1km거리다. 세계자연유산지역으로지정되면함부로집을보수할수없다. 어제걸었던’귀신의혀떨림계곡’이힐링트레킹코스였다면 에도시대의무사나은광거부들의저택,은행,여관,우체국,절,제련소, 은광마을지구를지나실제로은을생산했던은광지구로들어섰다. 은광지구끝자락에위치한류겐지(용원사)마부는이곳을찾은사람들이 ‘이와미긴잔’은1526년은광이발견된이래약400년에걸쳐채굴된광산유적이다. 류겐지(용원사)마부에서유턴하여이와미긴잔공원으로내려왔다. ‘이와미긴잔’길을다걷고나니오후3시다. 돗토리현의특산품인모찌와가마모꼬(오뎅)등갖가지먹을거리를시식해 ‘이쑤시개하나만챙기면스무가지가까이를공짜로맛볼수있다’는 일본전통모찌는우리고유의떡과는좀틀려달달한편이다.
이렇게일본에서의일정을마치고18:30분사카이미나토항을출발했다.
군데군데눈무게에꺾여진대나무가길을막아서기도했다.
대나무가참많다.그래서인가,일본에는죽세공예품도많고
일본요리중에도죽순요리가많은가보다.
그래서지진이나면사람들이대나무숲으르피신하기도한다.
땅이흔들려도대나무숲은안전할것이라믿고있단다.
짙은피톤치드향이온몸을감싸안는느낌이다.
조금전아스팔트길에지쳐투정부리던일행들표정도환해졌다.
이처럼숲은품이넓다.포용력역시무한대다.
그길을,지금’힐링’이라는미명하에호사를부리고있다.
봉분이없고비석과돌멩이가옹기종기모여있다.
일본의묘는우리나라처럼개별매장하는방식이아니다.
절이나공원묘지에만들어진가족묘에함께납골되는게일반적이란다.
시골마을풍경이고즈넉하다.
마을뒤로희끗한산봉이비안개에갇혀있다.
버스는산구비로돌아마을회관마당에먼저와있다.
마을회관에일행들을위한점심도시락이준비되어있다.
열에아홉은밝은미소로인사를건넨다.
"오하이오고자이마스"
여성분들은짧고귀엽게’오하이요’라며미소짓는다.
남성분들은더러’오쓰으’라고도줄여힘차게인사하기도했다.
일본말인사에우리말로화답한다.
"안녕하세요"
현지주민들이생산한농산물을믿고살수도있고
채취한수산물을착한가격에맛볼수도있다.
거대기업들이생산하여유통하는상품이아니라그지역에서나는
농수산물을먹고소비해주는것이야말로걷는여행에서만느낄수있는묘미다.
호텔에서만묵는게아니라현지인집을이용하는민숙(民宿)도좋다.
이처럼그지역의소비를촉진시키는것,바로’공정여행’이다.
직접마을회관으로가지고나와,손수나눠주었다.
일행을위해마을회관강당도기꺼이내어주었다.
숲길이망가져아쉽게도버스를이용해산을돌아넘어
은광마을지구,초입에도착했다.
류겐지마부에서되돌아나와야하니6km남짓걸어야한다.
800m까지는옛마을길,이후부터는산자락길이다.
천천히걸으며좌우고택들을눈에담는다.
돈이넘쳐났던곳답게일반적가옥보다규모가크다.
보존가치측면에서우리나라한옥도보존지정되면내집이지만마음대로
변경하거나고칠수없는것처럼이곳도허가받아지침대로수리해야한다.
이곳’이와미긴잔’은스토리텔링길이라규정하고싶다.
갱도에들어가은을채취해산을넘어항구까지날라야만했던
고단한광부들의일상과배를이용해교토로,도쿄로실어나르며
차곡차곡부를쌓아간부호들의모습이교차되기에그렇다.
망루등건축물이옛모습그대로잘보존되어있다.
이은광마을은은광지역의정치적그리고경제적중심지였다.
마을을벗어나자,고택은드문드문보이면서울창한숲길로이어졌다.
산자락곳곳에마부(갱도)가모습을드러냈다.
마부는사람이겨우들어갈수있을만큼협소했다.
600여개가넘는마부(갱도)의흔적이곳곳에흩어져있어당시
번성했던은광을떠올릴수있었다.
실제로들어가볼수있도록유일하게개방해놓았다.
최전성기에는세계은생산의3분의1을차지했다.
2007년아시아에서첫번째로세계자연유산으로지정되었다.
지정구역은은광산을비롯해은수송에사용된광도,마을,온천가등이다.
당시이곳을차지하려던세력들의다툼도빈번하였다.
1562년모리가문과도요토미히데요시가문이공동으로관리하게되었으며
임진왜란때의군자금이여기서충당되었다고한다.
은세공기술을전수받기위해신라인들이이와미긴잔으로오기도했다.
지금도신라인들을모셔둔신라신사가있어우리나라와도깊은관련이있다.
찔끔거리는빗발이라우의를챙겨입지않았더니
몰골은영락없이비맞은생쥐꼴이다.
버스는시마네현에서고속도로를타고돗토리현으로넘어왔다.
사카이미나토항방면으로향하던버스는일정엔없던
‘과자의성’이란곳에잠시멈춰섰다.
볼수있는곳이라고했다.
가이드의귀띔에얼굴에철판깔고뻔뻔하게먹을거리를즐겼다.
모찌먹다가달달하면반찬파는곳으로가서단무지를시식하고나면
입안이한결개운해진다나…공짜시식을즐기는노하우라했다.
다음날아침도착한동해항은폭설에갇혀있었다.
그렇게겨울은가고봄이왔습니다.
지리하게이어온일본트레킹이야기도여기서마무리짓겠습니다.
6편에이르는찌질한이야기에많이불편하셨지요?죄송합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10일 at 12:42 오후
잘알겠습니다.
일본의슈퍼같은데갈때는필히이쑤시개하나들고가겠습니다.
ㅎㅎ
일본사람들은뭐든보존을참잘하지요.은광의갱도까지
직접들어가볼수있도록해놓았나봅니다.
오사카에남아있는일부의전차나,시마바라에서본지진에파묻힌집,,
이런것들도다관광상품화하는저네들이이런점에서는부러워요.
이곳은안가본곳이라재미있게구경했습니다.
정종호
2014년 4월 11일 at 3:45 오전
여행은날씨가도와줘야하는데…그래도호텔방에서그림맞추기만하시진않고일정대로이곳저곳다다녀오셨네요덕분에저도일본의정원과녹화사업이잘된일본의산잘봤습니다마침오늘이금요일이네요…불금!!되세요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