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왕방산(王方山)은소잔등을닮아펑퍼짐한모양새입니다. 최근역사드라마’정도전’을벼락치기(다시보기)로보고있던차, 포천의진산,왕방산은조선태조가왕위에서물러난후왕자들의골육상쟁소식을 더하여소생의軍시절추억이깃든곳이기도하여 35년전,왕방산을병풍처럼두른X군단사령부옆**부대에근무했었지요. 하명에따라이튿날1호차쎄단(현대차마크포)에실려서울인사동으로나와 에스키스(esquisse)를위해여러날에걸쳐왕방산이한눈에들어오는 각설하고, 포천읍내에서호병골을거쳐정상으로오르는코스, 오늘왕방산산행은무럭고개를들머리로하여원점회귀키로했습니다. 무럭고개고갯마루엔쉼터(매점)와지근거리에샘터가있습니다. 고갯마루엔’절대서행’이란큼지막한표지판이붙어있는데도 이곳쉼터주인장은이렇게푸념하더군요. 소잃고외양간고친다며난리부르스치는꼴,이젠지겹습니다. 초입에세워진안내판을보며걸을길을머릿속에새깁니다. 채500m나올랐을까,옆지기의엄살이슬슬시작됩니다. 그래도모른척앞서걷습니다.매정하다구요?그렇지않습니다. 참나무시들음병이기승을부리나봅니다. 간간이놓여있는통나무의자에앉아두런두런이야기도나눠가며 원래인적드문산인지,아니면폭염탓인지,첫갈림길에이르는동안 눈총이따가웠던지,그들은곧자리를떴습니다. 흥분한우리의옆지기,걸음이빨라졌습니다.왜냐고물었지요. 다행히고분고분말을알아듣기에망정이지,’아줌마가뭔데~’하면서 첫번째삼거리에서300m진행하면깊이울계곡으로갈라지는 수락산이나북한산에서는명함도못내밀바위건만肉山인왕방산에서는 그렇게숲길을두시간남짓걸어오르면앞이탁트이면서 그늘없는왕방산정상엔한낮의땡볕이독하게내리꽂혀산객들은
날선선해지면다시걸음해국사봉능선길을걸을요량으로주변산세를
서울에서철원과김화로이어지는포천인근43번도로왼편에우뚝솟아있지요.
한북정맥의지맥인천보산맥의여러봉우리중한봉우리입니다.
축석고개부근한북정맥에서가지를친천보산맥은포천방향으로회암령을거쳐
해룡산(661m),왕방산(737m),국사봉(754m),소요산(532m),종현산(589m)까지,
고만고만한봉우리를빚어놓고서한탄강과합류하는영평천에머리를박습니다.
왕방산에이성계와이색의숨결이깃들어있단사실을알았습니다.
듣고아픈마음을달래기위해이산을찾아수일간체류했다하여
산이름이王方山으로불려지고있다는설이있지요.
또한고려말,목은이색이세속을떠나이산으로들어와암자를짓고
은신하였다는설도있습니다.
작정하고폭염을무릅써가며길을나선겁니다.
입대전소생의이력을알아본당시***군단장께서"왕방산을배경으로
자리한X군단사령부의모습을화폭에옮겨보라"命하셨습니다.
필요한畵具를구입했고부대내빈공간귀퉁이에화실을꾸몄습니다.
43번도로가로나와왕방산을스케치했지요.
에스키스를바탕으로80호캔버스에군단사령부를품은왕방산을그리기시작,
두어달에걸쳐마무리하여X군단에넘겼습니다.
당시물감산다는핑계로위수지역을벗어나서울을뻔질나게
드나들었던기억이지금도생생하네요.
그런연유로오랫동안머릿속에왕방산이또렷하고자리잡고있었던겁니다.
왕방산을오르는길은여러갈래입니다.
포천시청을들머리로하여오르는코스,
무럭고개에서오르는코스,
오지재고개에서오르는코스,
새목고개에서오르는코스,
깊이울유원지에서오르는코스,
그리고대진대학교에서오르는코스등등…
오랫만에옆지기를모시고(?)나서느라승용차를움직이는바람에
능선종주산행은포기할수밖에없습니다.
살짝’간보기’만하고날선선해지면다시올라국사봉,공주봉으로
쭈욱걸어볼작정입니다.
매점옆공터에는샘물을긷기위해타고온차량들로가득합니다.
간신히주차를한다음,썬크림을바르고,팔토시를착용하고,
스틱을조절하고,신발끈을조였습니다.
오가는차량들은개의치않습니다.보란듯굉음을내며달립니다.
고갯마루라양방향에서달려드는차량이시야에들어오지않아더욱위험합니다.
횡단보도없는도로를가로질러산에들어야하는산객들이나,
공터를빠져나가는차량들이나,아찔하긴매한가지입니다.
"해당관청에여러번지적을했지요.그럴때마다’대책을강구중’이란
말만되풀이하니,원~"
해당지자체담당공무원들,안전불감증에서깨어나길바랍니다.
무럭고개에서정상까지는4.8km,걷기편한육산입니다.
(흙으로이루어진산은,인체의근육에비유해’肉山’,
암릉산은인체의뼈에비유해’骨山’으로표현들하지요^^)
날벌레가너무달라붙는다,초입부터너무가파르다,너무덥다…
뭐,들판아닌다음에야가파르지않는산길이어디있으며,
여름산에날벌레앵앵거리기일쑤이고,
한여름에더운건지극히당연한것인데…
처음시동걸릴때만그렇지,탄력을받으면언제그랬냐는듯
잘걷는다는걸익히알고있기때문이지요.
나무로기어오르는해충을막기위해등로주변참나무밑둥에
노랑비닐끈끈이를감아놓았습니다.
완만하게이어진호젓한숲길을휘적휘적걷습니다.
맞닥뜨린산객은딱세명이전부였습니다.
삼거리이정표는정상3.2km,무럭고개1.6km,한국아파트2.9km를가리킵니다.
한국아파트쪽에서대여섯청년들이거친숨을토해내며올라오더니
둘은긴나무의자를전세낸양,발라당드러눕습니다.
나머진몇발자욱떨어져둘러선채담배연기를뿜어냅니다.
바닥엔불쏘시개낙엽이수북한데,참말로어이가없습니다.
그런데말입니다.옆지기가저만치에서황급히저를불렀습니다.
놀랍게도그들이버리고간꽁초의불씨가낙엽을매개로,막살아나고
있었던겁니다.
화들짝놀란옆지기가발로비벼끄고흙으로덮었습니다.
우리마저이곳을벗어난뒤였다면…어떻게되었을까…
그청년들을따라잡아이러한사실을알려주의를시켜야겠답니다.
오지랖넓은옆지기,기어이무리에서쳐진한명을따라잡아
"당신들이조금전버린담배꽁초가하마트면산불로이어질뻔했다’고
대차게일갈하더군요.
막나오면어쩔려고그러는지…
두번째삼거리가나옵니다
정상까진아직도2.9km를더걸어야합니다.
이정도바위도귀하게대접받나봅니다.
누군가가’거북바위’로이름붙여존재감을찾아주었습니다.
팔각정자가눈에들어옵니다.팔각정자를끼고돌아
200여미터를걸음하면왕방산정상(737m)입니다.
한결같이정상석인증샷만날린뒤서둘러숲속으로숨어듭니다.
정상사방은간유리를통해본풍경처럼희뿌옇습니다.
박무인지,미세먼지인지…첩첩산군의조망은접어야겠습니다.
지근거리의국사봉만겨우분간이될뿐입니다.
머릿속에새기고서,올랐던길되돌아무럭고개로내려섰습니다.
폭염 속 ‘포천 왕방산’에 오른 까닭은?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57 오전
정말잘하셨습니다.
박수쳐드려야죠.
용기있는사람들이있어야다시는그런실수를안하지요.
언젠가만나면제가커피한잔사드리지요.
산이많이높지는않네요.거기다육산이라니더욱좋네요.
정종호
2014년 8월 15일 at 6:56 오전
형수님의배포에……형님도잘하셔야겠네요ㅋㅋㅋ더운데형수님과함께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