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고향모임에다녀오느라밤늦게귀경한탓에 그렇지만모처럼의우중산행을포기할순없었습니다. 우산은접고우의를꺼내입었습니다. 내리는비로인해등로가한갓져더없이좋으나 원터골을출발,옥녀봉갈림길에이르자,앞뒤로산객들이보이질않습니다. 빗줄기는비안개자욱한숲을흔들어깨웁니다. 매바위에올라둘러본사방은운무에휩싸여황홀경입니다. 주말청계산의번잡함은비에싹씻겨내려간느낌입니다. 매봉부근,배낭을내려놓고너럭바위에걸터앉아숲향을느껴봅니다. 초입에서준비해온곡차로목젖을적셔봅니다. 우의속셔츠와바지는땀에젖어비맞은거나진배없습니다. 매봉에서곧장하산하기엔고즈넉한숲길이눈에밟혀 청계산에서유일한암봉,’망경대’에올라섰습니다. 고려말,문신인’조견’이나라가망하자청계산에은거하며 그럼’조견’이누구냐구요? 얼마전끝난역사드라마’정도전’을보셨나요. 이렇게형제는서로다른길을가게되지요. 이상은평양조씨시조인조춘의새까만후손인소생의知己,
미끄러운바위벼랑,망경대를내려와’이수봉’을찍고
일요산행은가볍게근교산을찾기로맘먹었습니다.
일요일아침,어느산으로튈까,궁리하며창문열어밖을보니
가을비(입추도지났으니..)가추적추적내립니다.
날씨를검색해본바,비는종일토록내린답니다.
하여,骨山피해肉山인청계산으로낙점하고배낭을챙기는데
오늘따라옆지기가태클을겁니다.
"비도오는데…오늘산행은접는게어떻수?"
마지못해"조심히다녀오라"는주문을뒤통수에매달고집을나섰습니다.
날씨좋은주말이면산객들로넘쳐났을청계산역출구지만
비내리는오늘은그지없이한산합니다.
이번여름은어찌하다가우중산행한번못했을까?
그만큼주말날씨가좋았던가,아니면그만큼여름가뭄이심했던가…
기왕내릴려면우중산행의묘미를흠뻑느낄수있게끔한바탕시원하게
퍼부었으면좋겠단생각을하며청계산원터골들머리에이르렀습니다.
그런바람이통했을까요,빗줄기가제법세차졌습니다.
웬지숲길을오래도록걸을것같은예감에막걸리한통과
찐계란두알을사서배낭에넣었습니다.
들머리매점주들은날씨를원망하는듯울상짓고있네요.
중간중간샛길을이용해곧장매봉으로향한겁니다.
고즈넉한숲길에선빗소리도증폭되나봅니다.
가까이에이런좋은숲이있다는것은축복이지요.
운무에갇혀버린주변산봉우리들은말그대로孤島입니다.
등로곳곳에설치해놓은평상도텅텅비어있고,
길목을지키며목젖을유혹하던방앗간(?)도개점휴업모습이고,
줄서서기다렸다가허겁지겁인증샷날려야할만큼
입추의여지가없던정상표시석도오늘만큼은여유만만이네요.
주말산객으로몸살앓는근교산들은비가와야비로소쉽니다.
텅빈숲,텅빈잿빛하늘이지만마음만은충만합니다.
그렇게한참을나홀로우중산행의매력을푹빠져버렸습니다.
차라리온몸으로비를맞는게나을듯하여우의를벗었습니다.
젖은엉덩이를털고일어나청계산의상봉인’망경대’로향합니다.
아쉽게도開城(開京)은보이질않네요.
자주이곳상봉에올라開京을바라보며눈물지었다하여
望京臺로불리어지고있답니다.
보셨다면도통사’조민수’의비리를밝혀내유배를떠나게만든이가
대사헌’조준’이며,바로그의동생이’조견’입니다.
고려말정국은혼돈그자체였지요.그런상황하에서조견은
고려에대한충절을지켰으나형조준은희망없는고려를버리고
새로운세상을꿈꾸는이성계와뜻을같이하게됩니다.
조선이건국되자,조견은두류산(지금의지리산)과청계산에
은거하며특히청계산상봉에올라개경을바라보며망국의한을
달랬다전합니다.
‘趙아무개’로부터전해들은내용입니다.^^
어둔골계곡을걸어날머리인옛골로내려섰습니다.
비 내려 한갓진 청계산에는…
데레사
2014년 8월 20일 at 11:27 오전
서초동살때새벽에청계산수련장까지뛰어갔다와서출근
하기도했거든요.
휴일같은때는매봉과옥녀봉을오르기도하고요.
지금옛골동네가아주번창해져서팥죽정도만팔던그때와는
분위기가다르더군요.
산엔안가고느티나무앞에있는곤드레밥집을자주가거든요.
비내릴때는더욱조심하세요.
산포
2014년 8월 21일 at 6:35 오전
저는어떤때는우중산행이맑은날산행보다더좋을때가있습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