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덥던지난8월초. 걸음하지않은산으로,더울때홀로산행하기딱좋은산,어디없을까? 이처럼행복한고민을할때,심장은그야말로’바운스~바운스~’다. 이를충족시켜줄교집합의산은과연? ‘인적없어으스스했다’하니한적한산임에틀림없고, 서울의서쪽끝,내사는강서구에서3000번광역버스타니 시외버스터미널에서36번군내버스로갈아탔다. 주변을둘러보았으나들머리가보이질않는다. 고갯마루에서잠시서성이다50여미터쯤벗어난곳에서 불볕을피해허겁지겁산속으로기어들었다. 그러나예상치못한복병이기다리고있을줄이야. 거미줄이온전한걸로보아적어도오늘나보다앞서이코스를 한편거미들로서는숲속도발자의난데없는싹쓸이에얼마나황망했을까? 숲사이로불어오는바닷바람이상쾌하다.갯내음도그윽했다. 드넓은바다,섬산,초록들판모습이수채화처럼맑다. 고딕체로’穴口山’이라음각된까만옥석의정상표시석과삼각점이 穴口란상고시대강화를부르던옛지명이라고한다. 강화도중앙에위치한산이라사위조망이굿이다. 다좋은데땡볕을가려줄나무그늘이없다. 조금전지나쳐왔던삼거리갈림길(고비고개,찬우물고개,퇴모산)로 혈구산에서퇴모산지나외포리까지는6.9km로만만찮은거리다. 퇴모산가는길목에서만난첫삼거리이정표는 퇴모산봉우리(338m)는산길에서약간비껴있다. 퇴모산을내려서면서부터줄곧울창한숲길이이어진다. 땅밑을들쑤셔놓아길바닥이자라등짝처럼갈라져올랐다. 거미줄걷으랴,길바닥신경쓰랴,집중과판단력을관장하는 거미와두더지,그리고평화로운얘네나와바리를범한불청객이 비석삼거리를지나고,외포리와고천리갈림길을지나고,
임도를가로질러숲속으로이어진산길로들어섰다. 조금전과는달리건너편산자락을살폈으나산행리본표식은없다. 그런데어느쪽으로가야버스타는곳이가까울까? 모자를벗어하늘로던졌다.
선풍기도에어컨도도무지마땅찮았다.
오로지자연바람솔솔부는숲길이그리웠다.
염천(炎天)이니만큼사람들끓는산은싫다.한적해야한다.
오르내림이심하지않은,걷기편한육산이어야한다.
울울창창숲이우거진그늘길이어야한다.
간간이골바람도일어등줄기땀을훔쳐주어야한다.
그나저나바라는것이너무과했나?
퍼뜩강화도’혈구산’이떠올랐다.
가보진않았다.다녀온山友K로부터들어느낌은알고있다.
지도펼쳐등고선살펴보니완만한산인거확실하고,
민둥산아닌다음에야숲속그늘은당연할터이고,
섬산이라海風또한간간이기어오르겠지…오케이,’혈구산’이다.
1시간만에강화시외버스터미널이다.
주말이른아침시간대라막힘없이제시간에도착했다.
20여분만에고비고개에닿았다.
혈구산과고려산을가로지르는고갯길이며
강화도를동서로잇는길목이기도하다.
물어볼사람도,산이정표도없다.
바짝달궈진아스팔트열기만이후끈하게다가섰다.
지도를폈다.고갯길을중심으로북쪽이고려산,남쪽이혈구산이다.
혈구산들머리를알리는등산안내판을발견했다.
고비고개에서혈구산과퇴모산을거쳐외포리로내려서는
1코스(8km)를택했다.
울창하여어두컴컴한숲길,한적함을넘어산우K의말대로
으스스했지만숲속그늘만큼은천국이나다름없다.
속수무책의’거미줄’과줄곧신경전을벌여야했으니…
오고간사람은단언컨대없다.
걷는내내눅진한거미줄이얼굴에칭칭휘감겼다.
잎무성한잔가지를꺾어더듬이마냥휘저으며걸어야했다.
온힘을다해지극정성으로줄을뽑아먹잇감이걸려들기를
고대하고있었을터인데,이토록무참히휘저어버렸으니…
드디어시야가탁트이면서숨통도뻥뚫리는느낌이다.
혈구산정상이저만치모습을드러냈다.
정상주변엔자주색무릇꽃이군락을이뤄객을반긴다.
박혀있는봉우리에섰다.
고비고개서부터여기까지3개봉우리를지나왔다.
여기네번째봉우리가바로혈구산정상이다.
혈구산은강화도의중앙에위치해있으며또한한반도의중심이기도하다.
이곳에서백두산정상까지499km,한라산정상까지486km라한다.
정상석뒷면에그렇게쓰여져있다.(국토지리정보원)
남쪽으로마니산주능선이,동쪽으로강화대교와문수산성이,
서쪽으로내가저수지와외포리,석모도등주변섬들이,
북쪽으로는저멀리헐벗은?산군까지시야에잡힌다.
간간이불어오는바닷바람은미지근했다.
그림같은풍광을카메라에담고선걸음을서둘렀다.
되돌아내려와퇴모산방면,그늘진숲길로걸음을옮겼다.
혈구산에서퇴모산까지는조망없는숲길이다.
거미줄과의신경전,다시시작이다.
안양대학1.2km,퇴모산2.9km를가리킨다.
이때까지만해도이정표에표시된거리를의심치않았다.
그러나이후등장하는여러이정표를눈여겨보면기가찰노릇이다.
거리표시는완전엉터리다.아예무시하는게좋다.
무심히걷다보면그냥지나치기십상이다.
섬산조망이대개그러하듯퇴모산역시막힘없는조망이일품이다.
외포리너머석모도가손에잡힐듯가까워진느낌이다.
숲향이그윽하다.흙내음도구수하다.
그런데거미줄에이어또다른복병이나타났다.
산두더지흔적이다.
무심코발을내딛다길바닥이푹꺼져헛발을짚기도여러번.
자칫발목을삘수도있겠다.
전두엽이오늘따라고생이많다.
벌이는미묘한신경전은임도에내려설때까지쭉계속됐다.
내가시장(외포리)방향으로난숲길을쉼없이걸어
첫번째임도와맞닥뜨렸다.
건너편나뭇가지에산행리본이눈에띄었다.
그렇게숲길을500여미터나걸었을까,또다시임도가나타났다.
산길도뚜렷치가않다.분명치않은산속으로들어가헤매기보다는
확실한임도를따라걷기로맘먹었다.
임도에우두커니서서左와右를고민했다.그래~복불복이다.
바로떨어지면오른쪽,뒤집어지면왼쪽으로갈것이다.
바르게떨어졌다.오른쪽으로걸었다.과연선택이옳았을까….
데레사
2014년 8월 27일 at 10:55 오전
혈구산이나퇴모산이름도처음들어봅니다.
높지는않지만더운날오르기가쉽지는않았을것같아요.
모자떨어진곳으로간게바로간건맞았어요?
저도곤란할때는침탁튀겨서정하기도하거든요.ㅎㅎ
정종호
2014년 8월 28일 at 7:37 오전
8월복중에저렇게조망이좋은날이있었나??더위에힘드셨겠지만조망은끝내줍니다..암튼축복받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