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하면으레진달래를떠올린다. 영변에약산진달래꽃 그러나소월이노래한’영변약산’은더이상서정적이지않다. 가슴아프지만,’영변에약산진달래꽃’은詩句로만간직하고, 고려산은강화읍내에서5㎞쯤떨어져있는높이436m의야트막한산이다. 고구려장수왕때인도승려천축조사가이산에올라 몇해전적석사를들머리로낙조봉거쳐고려산에올랐다가 이번엔逆으로백련사를들머리로고려산거쳐낙조봉올랐다가 백련사뜰안에주차를했다.절집이한적하다. 절마당을출발해숲길을20여분쯤걸었을까, 그늘없이햇살쨍쨍한텅빈도로를구비돌아걸어오른다. 그러나눈을조금만북쪽으로돌려보면헐벗은산야가 고려산봉우리는군부대가차지하고있다. 이곳에서낙조봉(343m)까지는2.9km. 진달래가절정인4월이지나면고려산은다시한적모드로바뀐다. 강화도의고만고만한산에반한산우K는수개월에걸쳐 낙조봉방면으로능선을따라1km정도진행하다보면 강화도고인돌무덤의고임돌이나덮개돌에사용된석재는같은재질로 적석사갈림길에이르자,억새능선이펼쳐진다. 이곳낙조봉에서곧장2km를걸으면미꾸지고개다. 다시고인돌군,진달래능선,고려산정상을거쳐백련사로통하는 "이곳까지싣고와서저렇게풀섶에버리고갈게뭐람ㅉㅉ" 산우K가혀를끌끌차며내뱉기에돌아보니아이스크림냉동고였다. 놀랍게도버려진냉동고가아니었다. 서로를믿는다는것,우리는언제부터인지잃어버렸다. 냉동고주인은무슨생각으로오가는이뜸한이곳에아이스크림을갔다놓았을까? ‘단순무인판매를너무오버해생각하는거아니냐’라비웃어도좋다.
‘진달래’하면또소월詩’진달래꽃’이떠오른다.
아름따다가실길에뿌리오리다
진달래꽃대신공포의핵무기시설이자리잡고있어그러하다.
깡그리싹쓸어버리오리다
가시는골짝골짝박힌핵시설
과감히깨부수고가시옵소서
‘강화에고려산진달래꽃’으로위안삼아야겠다.
고구려의연개소문이이산에서태어났다는설이전해진다.
고려산의옛명칭은오련산(五蓮山)이다.
다섯색상의연꽃이피어있는오련지를발견하였는데,
천축조사는이연꽃들을하늘에날려이들이떨어진곳에
적련사(적석사),백련사,청련사,황련사,흑련사를세웠다고한다.
이를일러오련사라했고이절을품고있는산을오련산이라했다.
다시적석사로원점회귀한적이있다.
그때도진달래꽃인파가겁나진달래철을지나찾았었다.
다시백련사로되돌아내려서는것으로코스로잡았다.
이번역시진달래와는상관없는계절에진달래산을찾았다.
오색연꽃을하늘에날려흰연꽃이떨어진곳에세웠다는’白蓮寺’다.
절마당옆나무계단을딛고오르면가파른멍석길이이어진다.
시각적으로는황톳길이다.
흙도패이지않고비가와도질퍽거리지않겠다.
발바닥에전해지는멍석의느낌이딱좋다.
근래산길에서이런멍석길을자주맞닥뜨린다.
돌연숲이열리더니생뚱맞게아스팔트길이등장했다.
산꼭대기에자리잡은군부대로통하는길이라일반차량은출입금지다.
바로이아스팔트길이끝나는지점이고려산정상인게다.
길옆풀섶에핀구절초와억새가가을바람에하늘거린다.
도로모퉁이전망데크에서니,탁트인서쪽은한폭의그림이다.
파란하늘과맞닿은수평선이아스라하고,바둑판처럼반듯한농지와
야트막한산과마을이오밀조밀정겹다.
가물가물시야에잡힌다.북쪽은여전히무채색이다.
정상(436m)임을표시한이정표는
"청룡부대가있는한서부전선이상없다"라적힌안내판과함께
부대앞등로길목에덩그러니세워져있다.
그러고보니코앞에北을둔그야말로최전방이다.
한갓진탐방로를따라유유자적하며낙조봉으로향한다.
4월이면이일대능선은진달래꽃으로뒤덮여장관을이룰것이고
탐방로는아마도교행이어려울만큼인산인해가될것이다.
고려산의또다른매력으로아름다운낙조를꼽을수있다.
해질녘낙조봉에올라’오메가’를품는행운도기대하며…
강화도의여러산을찾아발자욱을남겼다.
그는"강화도산이야말로사유하기딱좋아힐링코스로제격"이라했다.
그의강추로혈구산,퇴모산그리고고려산을다시찾게된것.
흩어진돌무더기를보호키위한목책이눈에들어온다.
세계문화유산으로지정된문화재,’강화고천리고인돌群이다.
안내판이없으면누구라도그냥지나치기십상인
그저그런돌무더기일뿐이다.
강화에서흔하게보이는화강편마암이다.
무덤주위에이만한석재가없는것으로보아먼돌산이나해안에서
바위를채석하여운반해왔을것으로보인다.
왼쪽으로10여분정도내려가면적석사다.
억새능선을헤치고500m만나아가면강화8경중하나인낙조봉이다.
한낮이라낙조봉의진수는느낄수없었지만
갯바람에춤추는은빛억새숲너머로탁트인바다와
드높은가을하늘이해질녘낙조의아쉬움을대신했다.
백련사에차를두고온터라이곳에서유턴할수밖에.
아스팔트길로접어들었는데,올라올때미처못본물건?을발견했다.
그때뒤따르던옆지기역시"몹쓸인간들"하며다가서더니,
깜짝놀라일행을불러세웠다.
냉동고위엔’아이스크림1,000원,잔돈은거슬러가세요’라적혀있다.
냉동고미닫이문을열어보았다.두어종류의꽁꽁얼린아이스크림이
가지런히가득들어있었다.
놀랍고신기함에일행숫자대로4개를꺼낸뒤5,000원권을
거스르기위해냉동고위박스뚜껑을들췄다.
박스안엔1,000원권여러장이납작한돌멩이에눌러져있었다.
돌멩이를들어1,000원을빼고서5,000원권을끼워넣었다.
우연찮게완벽한무인판매를경험한것이다.
어지러운세상을경계하며긴장하며살다보니언제부턴가
사람이사람을믿는일은어리석고도위험한일이되고말았다.
서로가서로를경계해야하는삶을살고있었던것이다.
어쩌면아이스크림판매가목적이아니라조금손해를보더라도
사람이사람을믿는아름다운세상을확인하고싶어서가아닐까?
뜻하지않게도’아이스크림냉동고’에서깊은?깨달음을얻었으니…
*이동코스:백련사주차장<1.3km>고려산정상<2.9km>낙조봉
데레사
2014년 10월 6일 at 2:37 오후
백련사앞의전통찻집에서차한잔하셨어요?
무인판매,참좋은아이디어네요.
돈도안훔쳐가고그대로있고,이런모습을대하면
산다는게참신이나지요.
정종호
2014년 10월 8일 at 9:11 오전
영변의약산핵무기시설…깡그리깨부수고…ㅋㅋㅋㅋ전엔통일되면핵무기도우리게될거라는생각을한적이있었는데그럴리는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