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큐슈여행-제7신…유유자적 ‘유후인’과 ‘텐만구’를 거닐다

가마도地獄을빠져나와,향한곳은그림같은마을,유후인(由布院).
본격거리투어에앞서시가지가내려다보이는언덕위
레스토랑에들러현지食으로끼니부터챙겼다.

오늘도날씨는,예외없이딴지를건다.하늘은잔뜩찌뿌둥해있다.
언제라도한바탕비를뿌릴기세다.
유후다케(由布岳)산으로둘러싸인유후인마을에들어섰다.

유후인이온천마을로활성화되기시작한것은1970년대이후부터다.
1955년경서른여섯젊은나이의유후인정장(町長)이’온천,산업,
산야의융합’이라는슬로건을내걸고,온천마을건설에앞장섰다.
마을에들어서는건물의고도와규모를제한하고댐건설과리조트개발을
반대하면서시골온천의분위기를지켜와지금에이른것이다.

긴린호수(金鱗湖)부터찾았다.
저녁노을무렵,수면위로뛰어오른물고기가에금빛으로보여
긴린코(金鱗湖)라이름붙여졌다.’호수’라기보다’연못’에가깝다.
호수둘레를한바퀴걷는데15분이면족할만큼아담한크기이다.
하지만어느방향에서보아도정말예쁜’그림엽서’속풍경같다.
호수뒤편유후다케山의흰고깔봉우리는비안개속에갇혀못내아쉬웠다.
이호수의바닥에서는차가운물과뜨거운물이쉼없이솟아난다고한다.
그래서아침이면물안개자욱한몽환적분위기를자아낸다고.

유후인거리는일본스러움의표본이다.
가옥이그렇고,간판이그렇고,데코레이션이그랬다.
아기자기한소품과캐릭터가즐비해여성들이절대적으로좋아할만한곳이다.
그래서일까,거리를오가는여성들의눈망울은초롱초롱빛나보이나
남성들은짝꿍눈치봐가며힐금힐금거리는모습이다.

평소"아이구,다리야~허리야~"하며걷길힘들어하는짝꿍인데…
요런데오면씻은듯다낫는모양이다.
벌써유후인거리를한시간넘게쏘다녔는데도쌩쌩하다.
교과서적으로는이해하기힘든대목이다.

어제는기쿠치온천,오늘은아마가세온천이다.
두온천공히수질만큼은일본에서도최상급에속한다고한다.
빗줄기가오락가락하는유후인거리둘러보기를끝내고서버스에올랐다.
40分을달려도착한곳은’아마가세썬빌리지(AmagaseSunVillage)호텔’.
비바람에떨어진벚꽃과호텔내일본식정원이썩잘어울린다.

1,300년역사의아마가세온천중源泉을3개나보유한료칸호텔이다.
그럼에도벳부나유후인처럼널리알려지진않았다.
덕분에일본전통의온천문화를온전히유지하고있다고한다.
그말인즉슨’남녀혼탕’을갖추고있다는거다.

‘혼탕’에급관심을표하는몇몇을향해,가이드가일침을날린다.

"남탕과여탕사이에노천탕과혼탕이있어요.
부부가함께이용하셔도좋아요.하지만각오하셔야해요.
우리일행을만나게될수도있습니다.
그러니자신?있으시면이용하세요."

일행들은파안대소했고관심男들은뜨악한표정이다.

"옛날부터혼탕문화가있어서인지일본인들은온천욕하면서
보거나보여지는몸은창피하게느끼지않나봅니다.
제가모셨던한중년남성분의경험담입니다.
밤늦은시간이라홀로온천욕을즐기고있었답니다.
바가지로물을떠서몸에막끼얹고있는데청소아주머니가문을열고
들어오더랍니다.순간당황해서본능적으로바가지를주요부위에
살짝얹어놨는데아주머니가다가오더니’바가지를닦아야한다’며
들고가더라나요.그래서졸지에다보여주고말았다는…"

일본온천여행이란게그렇다,왼종일피곤하게쏘다니다가도
저녁시간에개운하게온천욕하며피로를푸는맛이다.

온천욕을끝내고아마가세천연온천마을이내려다보이는방에들어서니
다다미방에요와이불이가지런히깔려있다.
우렁각시근무원의깨알같은서비스다.

큐슈여행의끝날아침,
원점인후쿠오카로이동하기위해호텔문을나섰다.
근무원들이문밖까지나와플래카드를들고배웅했다.
손님을태운버스가시야에서사라질때까지…

2시간을달려도착한곳은’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
‘학문의神’인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眞)를모신신사로
후쿠오카다자이후市에소재하고있다.
수험생자녀를둔많은부모들이합격기원을위해이곳을찾는다.
神社에이르는길목엔기념품과먹을거리가게들이늘어서있다.
사람들이길게줄지어선가게를기웃거려봤다.
먹으면머리가맑아져공부가잘된다는’우메가와모찌’집이다.
이처럼먹을거리도기념품코너도죄다합격과관련되어있다.

神社에들어서자,쭈그려앉은소동상이방문객들을맞고있다.
소머리쓰다듬고내머리를쓰다듬으면내머리가똑똑해진다하여
사람들은소뿔과머리를만지고또만지고…반질반질하다.

거꾸로내머리먼저만지고소머리를만지면,소머리가똑똑해지고
내머리는텅비게되니,절대주의를요한다나어쩐다나…

소동상의존재이유는이러하다.
903년에생애를마친학자,스가와라의유해를싣고가던소가도중에
쭈그려앉더니움직이지않았다.하는수없이그자리에스가와라의유해를
묻은다음신사를세웠다.바로그소를기리기위해동상이다.

경내에는스가와라가교토에서좌천되어이곳에왔을때교토에서
날라왔다는수많은매화나무가자라고있어매화의명소로도유명하다.

소원을적은나무판(繪馬,에마)이빼곡하게내걸려있다.
내용을들여다보니한결같이합격기원이다.
운세쪽지를뽑는자판기에눈이갔다.일본의신사나절에가면길흉을
점치기위해뽑는제비로’오미쿠지(おみくじ)’라한다.
100엔을넣고심심풀이로운세쪽지를뽑았다.
노란종이에적힌한자중’大吉’이도드라진다.다행이다.
뽑은오미쿠지가길이든흉이든경내에걸어두면운이따른다기에그렇게했다.

우리의팔공산갓바위나관악산연주암에도합격기원행렬이줄을잇는곳이다.
이곳신사도온통수험합격,취직성취를기원하는문구로도배되어있다.
그렇다면과연어느곳이합격기도빨이더잘먹힐까?

일본인들이학문의신으로떠받드는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眞)는
놀랍게도한국계라는사실에’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가
새삼정겹게느껴졌으니…

****제7신을끝으로일본큐슈여행記를마무리합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5년 6월 5일 at 5:16 오후

    제가처음일본온천을갔을때얘기에요.
    자고일어나서새벽에온천을가면서어제밤에갔던대로
    간판은쳐다도안보고쑤욱들어갔드니글쎄남자들이
    벌거벗는중이었어요.

    일본의온천에서하루걸러남탕과여탕의위치를바꾸는곳이
    있다는사실을몰랐거든요.그때도일어를웬만큼은알때인데도
    쳐다보지않고그냥저녁에들어갔던문으로들어갔거든요.
    덕분에일본남성의알몸구경했습니다.

    다자이후갈때나는유후인에서기차타고후츠카이찌역에내려서
    택시로갔거든요.마침매화가필때라더좋았던생각이납니다.

    두분,행복하세요.   

  2. 정종호

    2015년 6월 8일 at 4:25 오전

    여행의마지막날까지날씨가도움을주지않은모양입니다아마도좋은날다시한번형수님과함께오라는메세지가아니었을지….항상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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