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놀이

내가제일좋아하는동시조가있다.
봄이되면늘생각나는눈물겹도록아름다운동시조다.

동네서제일작은집
순이네오막사리

동네서제일큰나무
순이네살구나무

밤사이활짝펴올라
대궐보다덩그렇다

어릴때이시조때문에가난한하약국집딸이
그나마기죽지않고버틸수있었던아름다운시조다.

쌍계사칠불암계곡에는오래된벚꽃나무터널이유명하다
하동엔벚꽃축제가3월30-4월1일까지사흘간열린다한다.
올해는개화기를잘맞추어축제기간에
벚꽃이잘피리라는소식을전하는이가있었다.
매일비봉산을오르는내친구는아직은쌍계사는피지않았을거라고했고,
칠불암아래관향정에서하룻밤자고온
서울서온여행친구두명은분명벚꽃이만개한걸보고왔다고했다.
삼천포는이제막아파트뒷쪽각산쪽으로
분홍입술을터뜨리고있었다.
29일은비가올것이라는예보때문에마음이급했다.
28일오후,서울친구들이떠나자오후에진주로가서친구를담아싣고섬진강을향하여떠났다.

하오의섬진강은벚꽃을배경으로너무나
행복하게누워있었다.
구비구비유장한그의흐름은
아무에게도들키지않고그냥누워있는듯했다.
편안하고아득하고빛나며잔잔히…
"비봉산을야단쳐야겠네,날거짓말하게만들고…"
원래는비봉산이더따뜻하니분명싸계사는피지않았을거라고믿었단다.

하동을들어서면서부터벚꽃은아득하고
소담스럽고가지끝까지만개했다.
새로심은나무든오래된나무든
다투어자기의아름다움을드러내고
대궐보다덩그렇게화사한자태를자랑하고있었다.
오후다섯시에진주를출발하여해지기전까지
배가고파도다보고저녁을먹자고했다.
그짧은시간에약한시간반동안에
한2-3년은보지않아도고프지않을꽃구경을흠씬했다.
두친구는너무나행복에겨워했다.
그런그녀들의표정을보며나또한행복했다.
가까운삼천포로몸을반쯤담근것이,
바쁘게사는투정을했지만이럴땐행복하다말해야한다.

사실은햇차를만들어친구편에선물로보낸
관향정에들러야할것같았지만
그러면또온갖차로물고문을당해야하고
그집의나물밥을먹어야해서
이번엔하동의특별식’참게가리장’이란
요리를먹어보겠다고관향정은들리지않았다.
고춧가루를넣지않고엄마가만들어주던
논고동넣어봄나물넣고만든찜국같은것이었다.
그특별식하나만맛이있는,다른요리는
정말엉망인집이었다.

삼천포집으로오니열시가되어가고있었다.
너다섯시간의봄나들이
꽃보고저녁먹고이렇게즐길수도있구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