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3

2007.11.13

북극으로가는길에한교회에들렀습니다.

즐비한무덤들이교회마당을가득메웠습니다.

죽음이우리와멀리있는게아니라

아주가까이친근하게있다는걸암시하는듯…


이웃에삼천포바다가거실로다들어오는걸보고

낚시를왔다가반해서순식간에

이사를결정한또한할아버지가계십니다.

서울집은팔아서자식들다나눠주고

돈이안드는시골에서바다를보며사는게

즐거울것같아모델하우스를달라고졸라

급히이사를온거랍니다.

살던곳을,정든사람들을다두고

아무도아는이없는곳을갑자기옮기려하는남편을따라

두말도못하고순종해야만했던할머니는

나를만나자마자호랑이아이본듯이기뻐했습니다.

동지를만난것같았나봅니다.

자주여행을떠나고,아파서두어달서울에서지내고

오랜만에할머니는만나자마자귀양을온것같다며

눈물을글썽이며하소연을합니다.

“친구하려했더니….”


엘리베이터가고장나서8층까지걸어다니기도하고

차도없으니운동삼아걸어다닌다고좋은맘먹으려해도

불편한걸참아야할겁니다.

이러다가죽어도아무도모르겠다며

신문에나는일이내일일수도있다고울먹입니다.


봄에캐어냉동실에얼려두었던쑥으로인절미를만들어

좀나눠드렸습니다.

여수대자가택배로보낸갓김치랑…..


아무래도가을은쓸쓸한계절인가봅니다.

이런외로운할머니가자꾸눈에띄니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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