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단상

***사진은2007년북극권여행때찍은노르웨이히스키계곡근처에핀풀꽃들의사진입니다

사랑에대한단상(斷想)

백낙천의장한가에서비익조연리지(比翼鳥,連理枝)이야기

우리부부는한20여년WWME(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란봉사단체에서일해왔다.
‘부부대화운동’또는’행복한가정생활’을주제로벌이고있는

이운동의아이디어는

1950년대말스페인의가브리엘칼보신부가착안했다.
당시문제소년들을위해일하고있던칼보신부는대부분의가정문제가

불안정한부부관계로부터생긴다고확신하고,
만일부부사이의관계를강화하도록도울수있다면동시에청소년들도돕게되리라고생각하였다.

1962년에스페인바르셀로나에서28쌍의가난한노동자부부들이실험적으로실시한

최초의매리지엔카운터주말에참가하였다.

1966년에는매리지엔카운터주말이베네수엘라의카라카스에서실시되었고,

라틴아메리카의여러나라에급속히퍼져나갔다.

미국에서는첫주말이1967년8월노틀담대학에서실시되었다.

그주말에참여했던예수회의갤라거신부는부부들이변화되는것을목격하였으며,

또사제생활에대한새로운열의가솟아남을체험하였다.
그의지도아래매리지엔카운터는60년대후반부터미국교회내에서활기찬운동이되었다.

매리지엔카운터는현재약60개국에서활발하게움직이고있다.
한국에서의첫번째주말(영어주말)은메리놀회마진학(DonaldMacInnis)신부를중심으로

여러사제들과수녀들,많은미국인부부들,

그리고영어가가능한세쌍의한국인부부들의노력끝에1976년2월에실시되었다.

한국인을위한첫주말(한국어주말)은1977년3월에마련되어오늘에이르렀다.
이운동은금요일오후부터일요일오후까지44시간15주제를가지고

신부님한분과3쌍의발표부부가이주말을이끌어간다.
전국의천주교교구별로ME운동지부가이운동을활기차게이끌어가고있으며,

우리부부는약스무해도넘게이ME주말의발표부부로일하고있었다.

우리가처음ME봉사를시작할때,두남자아이들이중학생이었다.
엉뚱한큰놈이그즈음의어느날,우리부부를보고질문을했다.

"엄마,아빠,이세상에서가장멋지고아름다운사랑이야기는무엇이라생각해요?"
우리는좀생각하다가
"글쎄,무엇일까?윈저공와심슨부인?아니면로미오와쥴리엣?또는….당현종과양귀비?"
우리가아는사랑이야기를줄줄이풀어내보았다.

아이는고개를설레설레흔들며
"엄마,아빠,그래가지고어떻게ME운동을하는봉사자라하시겠어요?

당연히’우리부부의사랑이이세상에서제일멋지고아름다워!’
라고말씀하셔야하지않아요?봉사자라면…에이,시시해."
하는것이었다.
그때부터우리부부는적어도아이들앞에서는최고로좋은부부의모습을드러내려고애썼지만

삶이란현실앞에서때로격렬하게다투기도하고때로냉담하기도했었다.
이세상에서가장멋지고아름다운부부라니…그건당치도않을말이었다.


그러나우리가일상에서쓰는많고많은말중에서
가슴설레는낱말이있다면
그것은아마도엄마,고향,사랑…..같은말일것이다.
밥이신체를살찌우는것이라면,우리의영혼을윤택하게하는것은아마도

엄마,고향,사랑같은원소가아니겠는가

스무해를넘게"사랑"이라는주제를가지고부부운동을해왔건만사랑이란단어를쉽게쓰기가어려운만큼,사랑은지순하고거룩한것이아닐까한다.

성경에서도믿음과사랑과소망중가장제일은사랑이라하지않았던가?
우리가비록아름다운사랑의주인공은못되었지만

오늘은그런아름다운사랑이야기와함께양귀비와당현종의이야기가스며있는

백낙천의’비익조,연리지’를주제로삼아보려한다.

그말은중국의당나라때유명한詩人백낙천(白居易)이지은장한가(長恨歌)에나오는

한구절의노래말이다.

이시(詩)는
당나라의현종과절세미인양귀비(719~756)와의Lovestory를주제로하여만든詩이다.

당시의임금현종이얼마나양귀비를사랑했기에나라가혼란에빠질지경에이르렀을까?
이런사실을두고,빼어나게잘생긴미녀를일러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말까지생겼던게아닌가.

양귀비와현종간의사랑은불행하게도,
<안록산의난>이라는사건으로양귀비가죽임을당하면서끝이난다.
양귀비가죽은뒤임금은몽매에도그를잊지를못하고…

그둘의사랑은훗날사람들에게애틋한사랑이야기의테마로등장하였는데,
백낙천이그이야기를詩로쓴것이바로장한가라는것이다.

그詩의맨마지막부분은현종이양귀비에게들려주었던말을기억하며

양귀비의마음을읊는형식을취한다.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
차한면면무절기(此恨綿綿無絶期)

하늘에선공중을나란히나는비익조가되고지고
땅에선가지가둘이이어진연리지가되고지고
하늘땅은끝간데가있을지라도,
님을사모하는이내한은면면히끝이없다네

두사람이얼마나사랑했으면하늘을같이날자고했겠는가?
두사람이얼마나사랑했으면두육신이하나로서일체가되자고했겠는가?
그리고또얼마나사무쳤으면
무한한우주를두고그것은오히려끝날때가있을지라도
님을사모하는이女人의한은끝이없을거라고목이메이게외쳤겠는가?
목숨보다귀한것이사랑일진댄,그만한것이라야사랑이라할수있을것…

비록세인들은구설수에올라오랜세월,인구에회자하는한이있더라도말이다.

이제우리부부가몸담았던ME에서도이제한걸음물러났다.

우리의아름다운사랑이야기한자락도남겨놓지못한채…

그스무나므해동안봉사했던기록을워드로찍어

<엠이,블루오션의인생여정>이란소책자한권을

은퇴미사에봉헌했다.

같이걸었왔던봉사자들과옛이야기를나누고자하는마음이었다.

그냥흘려버리기엔너무나아까운,그리고나름대로값진시간들이었으니..

그날의착잡했던심정….

물러나는자의아름다운뒷모습을보여준것이었을까?

지금도우리가관계하는대자모임,성미회

엠미하나모임등등.엠이안에서만나는모임들이많다.

그들과기쁘고슬픈삶의이야기나나누고들어주는일.

그리고이젠남의사랑이야기나읽고,생각하면서…
우리가봉사했던주말을보낸,많은부부들을생각하면서…
그들의멋진사랑이야기를기대하면서…

따끈따끈한사랑은아니더라도은근한온기진정한사랑을생각할일이다.

**비익조는전설의새로서,암,수컷의새가각기한쪽날개로는날수없고

반드시한쌍이되어야만날수있는새를말한다.

비익(比翼)이란말은날개를나란히한다는말이다.


비익조가어깨동무하듯날개를나란히하여나는새라면,
연리지는중국남부지방에사는나무로서

암나무와수나무가따로뿌리를내리고있으나,

서로다른두나무의가지가맞닿아이어져야[接木]열매를맺는나무를말한다

지난한해의고운꿈을간직하시고

희망의새해를맞이하십시요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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