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서,유하백마도,18세기,비단에수묵담채,34.3cm?44.3㎝,개인소장
버드나무아래흰말이한마리매여있습니다.
말주인은어디갔는지바람만살랑살랑나뭇가지를흔들고갑니다.
말은쫑긋귀를세우고다소곳이서있습니다.
짧게손질한갈기가단정하고시원합니다.
이말의주인은선비화가인윤두서입니다.
말그림을잘그려널리이름이알려졌지요.
윤두서가말을잘그리게된것은남다른노력이있었기때문입니다.
우선그는누구보다도말을아꼈습니다.
집안에여러마리의말이있었지만,웬만한일이아니고서는말을타는일이없었습니다.
물론집안식구들이나일꾼들도이런주인의성품을아는지라
말을잘돌보기만했지함부로타지않았다고합니다.
그런데도집안사람중에누군가말을타는것을보기만하면그는크게꾸짖었답니다.
"멀쩡한다리를놔두고함부로말을타다니,당장내려서걷지못할까!"
이렇게말을아끼는이유는무엇보다말이잘생긴데다기품이있었기때문입니다.
특히흰말은유난히빼어나서예로부터우리나라사람들이신성하게여겨왔습니다.
그런만큼아무나함부로탈수있는대상이아니었지요.
그는말을지극히아꼈기때문에,말과함께하는시간이많았습니다.
말못하는동물이라도늘함께하면서아껴주면마음이통하게되지요.
그러면표정만보아도금세무슨생각을하는지알게된답니다.
윤두서는이렇듯말을돌보고살피면서그생김새와동작을잘알게되었습니다.
‘좋은그림이란눈을감고도그대상이훤히보일때에야가능한거야.’
말을그릴때는늘이런생각을하였습니다.
그림이잘되지않을때는당장말의곁으로갔습니다.
그는나무아래서쉬고있는말들을관찰하고,
현장에서재빨리그려보기도했습니다.
앉고,서고,달리는여러가지동작을눈여겨보고그렸습니다.
어느날은하루종일마구간에서살았습니다.
말똥냄새가온몸에배어들었습니다.
‘유하백마도(柳下白馬圖)’는이런노력끝에그려졌습니다.
말의생김새뿐만아니라서있는배경또한자세하게묘사했습니다.
버드나무둥치와잎사귀는하나하나관찰한흔적이역력합니다.
땅에있는풀들도꼼꼼하게그려냈습니다.
서있는말이너무딱딱해보이지않도록뒷다리하나를들고있는모습을그렸습니다.
쉬고있는말은아주유순해보이지만,
주인이오면땅을박차고바람처럼달려나갈기세입니다.
위의그림은엠파스에서얻었고미술사가박은순교수님,
이내옥님의저서<공재윤두서>를참고했음을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