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쓴 시베리아 이야기 10/시베리아의 가장 환상적인…

2008.2.17시베리아의환상적인..-예카데린부르크가는길

세번째기차는21시간을타게되어있었지.
슈퍼와전통시장에서먹을것을잔뜩사서기차를타러역으로갔지.
저녁밥은너무이르고기차에타면배가고플것같다고
까레이스끼-우리교포들이만들어파는음식점에서

저녁을주문해서기차에넣어주었어.

창원에서오신김애리아줌마가젊은아줌마들을지휘하여

(그들은스스로를정제파라고불렀지)

밥을각방마다분배해주었단다.고맙게도.
참맛있게먹은저녁이야.
아마도이횡단열차에서먹은식사중가장맛있고인상적인식사였던것같구나.
역시한국사람은밥과김치가있어야하는가봐.
어느나라에살더라도한국사람들은김치를담궈먹지.

예카데린부르그로가는길은시베리아에서가장아름다운

창밖의경치가펼쳐진다는열차구간이다.

저녁을먹고도아까운경치를두번다시볼것같지않아

창밖을내내바라다보고있었지.
조금있으니모두잠이들었는지조용해지더군

자작나무와눈,그리고아름다운설경은좋은예술작품이
나올만한기막힌경치이구나.
러시아에서유명한문학작가라한다면
톨스토이,뚜르게네프,도스토에프스키,푸쉬킨,그리고
의사지바고를쓰고노벨문학상을거절했던파스테르나크란작가란다.
그리고음악이라면차이코프스키가단연코생각나겠지만
근래에와서스트라빈스키를비롯해,쇼스타코비치,라흐마니노프,

등도아주유명한분이지.

미술가와음악가들은문학작품을가지고이갸기가되는
예술작품들을많이만들어내었단다.

기차를타기전에는함박눈이펑펑내려서어쩌면환상적인경치를볼수있겠다.
바이칼호수에서눈이오기를모두기도했었거든.

이름하여기설제(祈雪祭)
그런데눈이오지않고대신반달이하얗게떠서기차위를비추고있더라.
자작나무와눈밭은더더욱빛이났지.달밤이라…

깨달음하나를얻었단다.
세상에다좋은건흔하지않다는것을…

물좋고정자도좋은곳은없다는것을…

여행에서달이있는게좋다고말했으면서

눈이오기를기대한것은정말잘못된일이었지.
눈을기대하지말든지,달밤이좋다고말하지말든지…
눈이오면당연히달은없는법이고,
달이뜬다면당연히눈은오지않는법인데
그둘을다바라고있었던자신을발견하고많이부끄러웠어.

사람들이란말이다.
이렇게자신을모르고,고마워해야할것을늘부족하다고
생각하는잘못을저지르는지도몰라.
어느한쪽만채워져도그건다만족한거나마찬가지인데
갖지않아도될것들을많이욕심을부리다가
죄도짓고,실수도하고,
늘만족하지못하고불행한것같은생활을하고있는것같더군.
달을보며,자작나무숲에비치는달빛과하얀눈밭을보며
갑자기네아빠엄마가생각났어.

생각해보니할머니는너무자주여행하는것이미안하여
예림이아빠나엄마에게도말을하지않고시베리아로왔거든.
네게여행기를쓰면서아마도지금쯤은알고있을텐데
뭐라고말을해야하나걱정스러워.
그냥건강하니잘돌아다니는거라고
생각해주길바랄뿐이야.
이기차는도스토에프스키가유배갔던옴스크를지나는데
몇시인지몰라도기차가오래머물고,몇사람인가내리고,

또몇사람인가태우고떠났지.

그옴스크역을지날때는자지않기로마음먹었거든.

도스토예프스키를생각하려고…

그가쓴죄와벌이란이야기는할머니가하교다닐때

많이좋아하던소설이란다.

제법큰역이라오래쉬었지.
기차가역에서쉴때,물도공급하고다른필요한것도싣고,

사람도태우고내리고한단다.

그런데참불편한것은꼭잠들었을때는기차가달리고,
기차가쉴때소변이마려운거야.
급해서화장실을가려면,기차가쉴때는절대로문을열어주지않아.
기차가떠나도한5-10분은문을열지않다가

기차가마을을벗어나야화장실문을열어주지.
그런데급해하는사람을보면서역무원을그사람들을즐기는것같아.
웬만하면급하다는몸짓으로서있으면열어주련만,

기어이시간이될때까지문을열어주지않는거야.
아마도배탈이라도난사람들은정말큰일이나지않겠니?
그런사람은무슨대책을세워야겠지?
시베리아횡단열차를탈땐기저귀를준비하라고
세상에알려야할까보다.ㅎㅎㅎ
골프공을준비하는것처럼….
밤내내기차는달렸고,낮이와도예카데린부르크로가는경치는

어디를쳐다봐도그림엽서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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