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에 얽힌 또 하나의 사연

계란에얽힌또하나의사연

데레사님의고객출소한이가감사의표시로주었다는계란.

그건당연히받아야하셨을거다.

그런감사의표시를할줄아는출소자는분명잘살고있을것같다.

사흘굶어남의집담장안보는사람없다는..

그가난이아마도잠깐문제가되었을터…

그때의보속으로얼마나열심히살았을까..

가슴이찡한아야기였다.

마산무학초등학교에서1학년선생을할때이야기다.

3월에입학한병아리같은아이들은

요즘애들과달라서선생님은변소도안가는줄알았다.

선생님이고개를돌리면늘그쪽방향으로시선이움직이는

너무나순진한아이들이었다.

수학시간,1에서10까지의숫자를가르치고,

그리고간단한덧셈을가르친다.

딱히준비물을많이가지고다니지도못할가난했던시절

선생은제일쉽게계란을칠판에동글동글그렸다.

"이제소풍가면삶은계란을가져갈텐데..

삶은계란좋아하니?"

"예정말좋아해요"

"그래?선생님도좋아해."

"그래서계란을그렸어요.

계란3개에계란5개를더하면얼마지?"

"8개입니다"

그렇게재미있게수학시간이끝났다.

3개보다많으면100이라고외치던숙이를빼고는

모두공부를잘도하는애들이었다.

정말단지그것뿐이었다.

그리고꽃피는봄날,소풍을갔다.

무학산이었지싶다.

둔덕의나무덤불에보물찾기할쪽지를숨겨두고나오니

내가방이놓인자리로아이들이뭔가를싸들고

주춤주춤다가온다.

"그게머꼬?"

"셍님예,계란이라예"

"계란은와?"

"셍님이좋아하신다캐서예."

가르치기위해가장쉬운그림이라써먹었던계란그림..

지금은한학급당아이들숫자나적지,

한학급70명도넘는아이들이모두계란서너개씩가져와서

셍님,셍님,하고선생을부르며계란을들이미는광경을상상해보시라들…

미치지않았겠는가?

순식간에계란은산을이룰지경이었다.

7학급의동학년선생들이배를잡고떼구르르구르며웃어댄다.

계란을먹고싶어환장한사람도그리는못할낀데이게우짠일인고?

"하선생인기짱이네."

"와하필이면계란이라캤노."

"더좋은것좋아한다카지."

모두들입이없어말을못하겠는가?

난리를피우며놀려대는통에그순간을모면하느라고얼마나애를썼는지..

아이들,선생들,목이팍팍하도록계란을실컷먹고

다나눠주고도한들통이나되는삶은계란을들고산을내려오며,

부끄럽고,챙피하고,후회스럽고,그리고흐뭇하고…

지금같으면아이들께나눠주며그림이나그리라고하나씩줬다면

얼마나멋진선생이되었을까?

왜그때는그런것도몰랐을까?

부활절에예쁘게매란국죽을그린그림계란을접니다님에게선물받은적이있다.

너무나예뻐서두고두고보며따라그리기도해보았었다.

지금은신식으로비닐을싸서삶으면그림계란이나온다네.

참무상한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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