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풍경

사량도1

가끔,정말가끔씩시골로다니는시외버스를타면

재미있는풍경을접할수있다.

오늘은아주운이좋은,그런날이었다.

어제주일미사를끝내고무슨짜여진일과처럼B부부와점심을함께했다.

그리고오빠의선원개원식때문에부산으로가야했다.

삼천포,부산얼마아니고

남편의표현으로미국공원을도느라고2년만에

17만킬로미터뛴경럭으로치면통시에가는거리밖에안되는데

그도늙었는지버스를타고가잔다.

세상편했다.

밤이라빨리도달렸고,사상에서내려전철로도한20분거리였다.

어디서구했는지산삼을구해놓고꿀에찍어먹으라한다.

사실남편은개원식보다는산삼에더매력을느꼈을것이다.

차를가지고가지않아도편히갈수있는곳으로이사를간

선원이라마음에들었다.

사량도2

아침행사를끝내고돌아오는버스를탔다.

앞자리에손자를업고젊은할머니한분이탔다.

"택시타면8천원이나나와서천원주고버스를탔더니힘들다."

옆자리의할머니는사천으로딸네집아이를봐주러가는길이라한다.

두분의이야기주제는아이를보는힘든일에대하여,

자식들이그걸다몰라주는것에대하여한창이야기꽃을피웠다.

"80만원주는아줌마도보내고내게아이둘을맡기는데…..

겨우50만원짜리적금붓던것주네요"

그리고는아이를봐주는데받는수고비에대하여주제가조금바뀌어갔다.

기사도덩달아그이야기에동참한다.

몇명타지않은버스안은완전히한식구로한마디씩거든다.

가만히뒷자리에앉아이야기를듣던70세라는할머니한분이

"아,50만원이나받으면서뭘그래요?

난30만원받아도이나이에누가나같은사람불러일을시키나?

예쁜손자보면서돈도얻고,멍청하게노인정에나가서시간보낼걸

돈벌며예쁜손자꼴보며사는데…"

큰소리로말한다.

"사투리가르친다고원망은안해요?"

사량도3

그러자모든버스안이요절복통을한이야기

하루는손자가일기를쓴다고"할매.오늘날씨는어때요"

하고묻더래나.

"쪼매꾸무리하네"할머니가대답했다

손자는날씨칸에"꾸무리함"이라썼더란다.

또할머니친구에게전화가와서

"너거할매뭐하노?"하니

"디비자요"

라고대답하더란다.

"좀깨배도고"

그러니

"지랄용천을할낀데…"

버스안은기사를비롯하여버스가정말

디비질정도로의자를쳐대며웃음바다가되었다.

이미한덩어리가된승객들.

화사한봄날은막만개하려는벚꽃처럼밝고명쾌했다.

그런사투리나배우게한다고고생해서키워도원망만듣는다던

그래서아이키우기가힘들다고말하던앞자리의두할머니들은

70세된할머니의유모어와

자식을도와주는데돈30만원도감지덕지라는말에

그냥숙연해졌다

둘이벌어도살아가기힘든현실생활에대하여,

육아의어려움에대하여화재는넘어가고…

한번씩일부러라도시골가는버스를타고

따뜻한사람의향기를느끼려

결심한날.

매화꽃핀삼천포각산에서본대교풍경

통시:화장실

디비질:뒤집어질

꾸무리함:흐림,구름이낌

쪼매:조금

깨배도고:깨워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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