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가는 길/ 한국사람들을 위한 파티 17

통과증까지받고,이제남극땅을다보았으니갈일만남은프람호에서

한국인을위한칵텔파티를열어주었습니다.

5시에4층회합실하나에다조촐하게음식을마련해두었습니다.
와인이세병,과일도푸짐하게깎아두고,빵이랑가나페가준비되었습니다.
웨이터가시중을들고잔에가득와인을따르고오렌지쥬스를따르고,

우리는남극을잘보고간다는마무리
세미나를했습니다.

그동안남극을가지고농담들을많이도했습니다.
이먼남극까지왔는데펭귄만수없이보고,
얼음덩어리둥둥떠가는것보고,그러고왔다고할수없으니,

소설을쓰자는겁니다.
더구나이렇게비행기타고,남극깊숙이쇄빙선을타고
온팀으로는한국인으로처음인우리가,

고작우리가본것만말하면재미가적다는말이었습니다.
그걸하선생이만들라고윽박지릅니다.
이미저는만들어두었다니까요.
그건너무부가가치를떨어뜨리는거니까…
우린모두웃었습니다.

박사장은이제곧복덕방을남극에다차릴것이고,
P회장님은홍보부장으로취직을시킬것이고
개발팀에는신군이하고…레저타운을만들때,
자금을끌어올분은누구누구이고…

나중에생각하면너무도황당한농담,이곳에서만하고웃고넘길이야기라고들말하며
다시진지한한마디씩의마무리발언을합니다.
부부가다여행을좋아해서이곳까지오게되었다는P회장님부부.
남극동물들을자료물에나온대로다보지못해유감이었고,

한가지배운점이있다면여행할때옷을챙기지않아도된다는걸배웠다고하며웃었습니다.
가방을잊어버린두분은무엇을입을까걱정할일이없었다니까요.
그냥있는것을입고나오면되었고,사실내의는빨아입어도넉넉히말랐으며

겉옷은갈아입을필요도없었습니다.

대부분제일처음이라는단어에의미를두면서

자부심이대단해진모양입니다.
K여사는인간이만물의영장인줄알았는데
남극에오니까잔뜩껴입고뒤뚱거리는우리의모습이,

사람이펭귄같고펭귄이사람같은..

객관자가주관자를구경하는것같은착각이들었다고했습니다.

일행중가장연장자인L할아버지는몸이좋지않아걱정이었는데

아무에게도신세지지않고잘다닐수있어서고맙다고했습니다.

기대에는못미친다고하셨습니다,

내가힘주어서흐리면맑은날풍경은못보고,

맑으면흐린날풍경은못보는것아니냐고..
드레이트패시지에서멀미도하지않으면
남극의무엇을경험했다고할것이냐며
이건이래서좋았고,저건저래서좋았던것이라고
그게다우리만겪는경험이아니겠느냐는말을하니까,
L님도그런긍정적인생각이모든이의여행을행복하게해줄것이라고말했습니다.

우리는미국의아틀란타로와서산티에고로왔는데,
그분은미국비자가없어서뉴질랜드오클랜드로가셔서

산티에고에서합류하신분입니다.
가실일이걱정이라고…혼자가셔야하니까.
물리학을공부하시고성당총회장까지하신분이니까

잘가실테지만연세가들면걱정이많으신가봅니다.

신군은타임머신을타고태초의어느곳으로온기분이었는데,

짝이없이혼자오니조금은쓸쓸하다고,
다음엔결혼하여짝과함께다녀야겠다고합니다.

J여사도좀외로운여행이되겠다싶었는데선배부부님들과
신군이잘돌봐줘서재미있는시간을보냈다고
모두에게고맙다고말합니다.

가방을잊어버리고도불편함을드러내지않은부부님의인격에도박수를치고싶습니다.
모두가바쁜일정을빼고오신분들이지만서로를배려하면서식사때마다,

데크에서,7층파노라마데크에서서로나눈
정겨운대화의시간들을잊을수없을겁니다.
한시간의짧은순간이지나갔습니다.
배는이미드레이크페시지에들어왔나봅니다.
보령서오신부부는이미방에서나가십니다.
멀미가심하게느껴졌기때문입니다.

모두마지막정찬이있었지만그정찬을먹을수가없을정도로멀미가심했습니다.

저녁후,드레이크패시지를넘고있는마지막고비.
해가서산으로지고있었습니다.
백야이던지점에서프람호는조금북쪽으로올라와
밤10시가되니해가집니다.
우슈아이아가가까워지고있나봅니다.
저녁놀은붉으레한데
수평선엔해무가잔뜩끼었습니다.
구름이온갖장난을하며해를가리고있습니다.
하늘이바다가
온통붉은색깔이지만
해는구름속에숨어서모습을드러내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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