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모양의 돼지고기 같은 것

비가추적추적내린다.

허리아픈베드로부부를모시고스님의생일밥을얻어먹으러갔다.

사실은생일밥이아니라베드로씨와남편의어깨아픈병치료가속셈이었을테다.

지금내심정은남편에게무얼하자고부탁할심정은아니고

말안하면축하금따위준비하는사람이아니니까

한번씩엄마가만들어주던음식생각이날테지나를보면..

생각하며생일선물로시장을지나가다가돼지머리를샀다.

아버지는쇠고기보다체질에돼지고기가맞기때문에

자주돼지머리를샀었다.

솜씨좋은엄마는머리고기를고급스럽게잘누르셨다.

검은눈과어울리게석이버섯도넣고계란노른자,흰자도넣어

색깔맞춰너무예쁘게만드신기억이나지만

난그냥대파,사과커피,된장울금가루등을넣어냄새나지않게푹삶았다.

그리고뼈를골라내고양파자루에집어넣어나무도마에얹고

무거운물통을꾹눌러두었다.

소리울에는그런걸만드는기구들이많지만처음삼천포올때,

아무이삿짐가지지않고오리라결심했으므로여기서뭘만드려면뭐든지옹색하다.

기도촛불이가물가물타는데지금주변에아픈분들이너무많은데

내가씩씩해야남의기도를하지생각해도

지금의상황이너무가슴아파서일이나하자사실그래서돼지머리를샀는지도모른다.

베드로씨부부가놀라워한다.

선생질이나하고글줄이나쓴다는사람이그런걸만들줄안다니까우스운모양이다.

사실흉내만낼뿐이지만그걸시도해보자는내용기같은것.

요즘스님들이야먹는것안가리니까,또오는신도들도좋아할것이니까

그러면서기도하는중간중간잘삶아졌는지,뜨거운고기살을발르고뼈를드러내고…

그런과정을엄마를생각하며했다.

차라리일을하는시간이더견딜만했다.

좀서투르면어떠랴?

두어시간자고나니함께갈베드로부부가왔다.

모두가침을맞아야할아픈사람들.

생일인데도아픈사람들은,신경외과의사엄마는입이비뚤어져왔고,

어떤이는다리가아파서왔고….

내가슴을열어보더니피를뽑지않으면안보내겠단다.

나까지귀찮게그럴것없다니까미치겠다면서피를뽑는다.

횟간같은피가찐득하게나온다.

아마도맺힌게많은모양이다.

사람들도많고치료도끝났기에우리는돌아왔다.

조금남겨둔돼지머리,덜눌러져모양이그저그런고기를나누어먹고보냈다.

베드로씨는나고나서집에서만든돼지머리를먹어본건처음이란다.

냄새하나도안나는돼지고기를먹어본것도처음이란다.

한덩어리남은것도마저싸주었다.

글쎄지금의내꼴모양이그저그렇네.

이꼬락서니같은

그저그런모양의돼지고기같은것.

에라모르겠다.

뿔났다나보자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