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추억의 꽃말- 상사화 아닌 꽃무릇

성지순례길에나주성당에갔더니온통꽃무릇이화단을꾸미고있었다.

그들은자기가서있지않아야할곳에까지비집고들어가

꽃대궁을밀어올리고있었다

남편의회갑에맞춰펴낸우리부부의시와사진집

"빛속으로"에는상사화이야기가있다.

꽃과잎이서로만나지못해서슬픈꽃

고창선운사동백꽃을노래한미당서정주선생님은

왜상사화이야기를쓰니않았는가고.

그런이야기와함께썼던꽃이야기.

그런데이제알고보니고창선운사의9월에

도솔천을끼고절집으로들어가는길양쪽에온통붉은색꽃이피어

고창영광지방에축제까지하고있는그꽃은상사화가아니라

수선화과인꽃무릇이라고하는"석산"Lycorisradiata이란꽃이란다

난초같은푸른잎이지고나면꽃대궁이쑥올라와진홍색꽃이피는꽃무릇.

상사화는봄에피는분홍색꽃이란다.

잎과꽃이서로만나지못하는것은같지만

상사화와꽃무릇은엄연히다르다

슬프디슬픈,외롭디외로운영혼은어디서나꽃잎을펼쳐

화려한몸짓이라도해야만할것처럼…

절집에서나피는꽃으로생각했던이꽃이

이피비린내나는순교지의성당에도온통피처럼

진홍색꽃을쏟아내고있었다

죽어야다시사는

이별의서러움을겪은후에라야

더더욱짙은아름다움을알게되는

부활의꽃,

영광의꽃,

반쯤의그늘에서,반쯤젖은땅에서

어느날은잎으로,어느날은꽃으로

함께만날날은없어도

영혼으로그리워하다기도속에만나는꽃

땅속깊이드리운꿈은

더욱돈독히간직한채

가을날,

뿜어내는붉은사랑,붉은열정

아,애끓는선혈이여.

꽃무릇,

순교자의꽃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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