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햄의 아침
이곳,버밍햄의토요일아침입니다.

집거실에서보면한길건너쪽에늘안개가걸려있었어요

아래쪽집을건너저쪽에피어오르는물안개같은것

그호수근처로가보고싶었는데

리나를보아야하기때문에아침에나와보지못했어요.

와가꼬가회사에안가니까

아이를두고작정하고

아침동네호숫가로가보기로합니다.

겨울나무사이로초록소나무도선명한

아침의동네,집으로들어가는입구

호수로나왔습니다.

서리가하얗게내려와있었어요

풀꽃들이마지막남은힘을

아침에다부어넣으며날갯짓을하는군요

잔잔히일렁이는물결…

그가으로늘어선풀꽃의행렬이마치.

겨울을전송하는것같아요

숲들이우우우소리를내며모두

물속에거꾸로물구나무를하고서서

소리없는함성을지르고있어요

우리는늘한곳으로만보고살지만

때론다른각도로보아야만참으로아름다운게무언지

그게보인다구요.

그들이지르는함성을듣습니다.

"그래,네말이맞다…."

호수를바라보며집들이지어졌어요.

사철변하는계절을완상하기에

좋은곳을사람들은늘집터로잡습니다.

새들이끼룩거리고

아침이호수에잦아드는곳..

한쌍의청둥오리가하늘을날아

유유히낮게내려오더니호수에풍덩빠져듭니다.

그가잠긴물속에일어나는커다란파문.

그영역속에있는나무들의그림자도

구불구불왜곡되어흔들립니다.

내가하는모든일이

다른사람에게저런영향을주는일은없을까?

고요한흔들림은그저그러다가

아름다운무늬를만드는정도일텐데

너무나큰파문은

사람의정신조차흔들리고맙니다.

더러화가나서내지른

내내면의고함소리도저리흔들리고있으리라.

아침7시인데아무도길에다니지않습니다.

간간히차들이질주해서달립니다

아스팔트에길게드리운그림자.

하늘을향해뻗기만하는나무의손을잡고

그가알고있는오래된이야기를듣고싶습니다.

숲이들려주는이야기는얼마나무궁무진하겠습니까?

흙을밟는일이매우적은이곳에서

아침산책길에

신발이흙투성이가되었습니다.

흙길은얼마지않아끝이나고

곧동네로들어가는아스팔트가나옵니다.

문명은불편과불결을아주싫어하나봅니다.

돌아오는길은동네인데도헷갈렸습니다.

길치라고내말을무시하고남편은다른길로갔습니다.

이번에는남편을따르지않았습니다.

아침시간이다되었고,

빤히둘러가는걸알기때문입니다.

한시간에걸친산책길…

다음에는

리나에게따뜻한옷을입혀서데리고나올까봅니다.

유모차에태워서…

버밍햄외곽

280번도로주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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