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의 자존심

지난주에

리나는예방주사를한꺼번에세대나맞았습니다.

리나의목은늘발갛게뭐가나있어가렵습니다.

땀이라도나는날이면못견디게짜증이납니다.

주사를맞고나니열도좀오르고

목은가렵고날씨는덥고.

차안의좁은리나의자는너무불편합니다.

바깥은햇빛이밝게빛났고

할머니가가르쳐주신바람이살랑살랑불어

나뭇잎들이팔랑거리며춤을추고있었어요.

바람하고놀고싶은데

답답하게차안에있는게너무한심해서

리나는앙,하고울어버렸어요.

할머니는

"얼굴이예뻐도울면밉대요

강아지도멍멍흉을본대요.

해님처럼방글방글우우웃자.

달님처럼생글생글우우웃자."

그런노래를부르셨어요.

멍멍,할때는진짜로토니가짖는소리를내셨고

해님처럼할땐머리위로둥글게해를만드셨어요.

달님은조금적게만들고

방글방글,생글생글웃는할머니의모습이

너무재미있었어요.

리나는할머니를구경하느라고울음을뚝그쳤답니다.

조금있으니또덥고짜증이많이났어요.

졸리는것같았지만잠도오지않았고,

병원에서보았던간호사선생님의

뚱뚱한얼굴만떠올랐어요.

긴바늘로리나의허벅지를

세번이나아프게찌른그푸른가운을입은

간호사선생님을두번다시보고싶지않아요.

손가락끝에피를뽑고붙여둔일회용테이프를보니

아까너무아팠던생각에또아픈것같았어요

그래서앙!하고울었는데

할머니는계속

"얼굴이예뻐도울면밉대요

강아지도멍멍흉을본대요.

해님처럼방글방글우우웃자.

달님처럼생글생글우우웃자."

춤을추시면서또그노래를부르시는거였어요.

리나는자꾸울고할머니는자꾸그노래를부르시고..

그노래를부르실때마다

리나는울음을뚝그치고할머니의노래소리를듣습니다.

리나는무엇이든지지금많이배워야하거든요.

"그래,우리리나가누군데…

자존심이있지,강아지가흉을본다는데

울수가있니?"

할머니는신이납니다.할머니의노래가무슨뜻인지

리나가알아듣는거라고.

자존심강한천가딸리나가그소리를알아듣는거라고..

리나가울기만하면자꾸자꾸그노래를부르십니다.

리나는그럴때마다울음을뚝그치고할머니의노래를듣습니다.

리나가많이우는날은할머니는더많이그노래를부르시는거예요.

엄마와아빠는할머니의그노래만들으면머리가아프시대요.

자꾸같은노래만계속하니까요.

게다가우리엄마는일본사람이라

리나가알아듣는것만큼도못알아들으니답답하지요.

엄마귀에는할머니의멍멍!하는소리만들리나봅니다.

리나는할머니의그노래도배워야하거든요.

아직멍멍소리만따라할수있는데…

자존심이있지,

아무리강아지가흉을본다는데어찌울수있겠어요?

해님처럼방글방글웃을래요.

달님처럼생글생글웃을래요.

저그렇게예쁘게자랄거예요.

주사맞는날만빼고요.

진짜너무아프거든요.

푸른가운을입은뚱뚱한간호사선생님은

정말싫어요.

"아이엠쏘리."

그소리도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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