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밤 초록 이야기 2 파리공항

파리공항

9시20분에출발하여12시간정도걸려서파리공항에서환승하게되었지.

독일함부르크공항으로가야하는데환승시간이6시간이나되었어.

게다가라운지이용도되지않아서우리는몇번이나지나치기만한파리공항을

또긴기다림으로보내야했어.

함께오신한분은이렇게많이기다려야한다면한코스쯤파리구경을시켜줄것이지,

공항가까운데로다닐수도있을텐데…그런말씀도했어.

전혀틀린이야기는아니었지만또그러다가트래픽이라도걸리면

그가슴떨리는일을여행사에서어떻게감당할것인가?

그게걱정이기때문에공항에서우리는이리저리시간을보내야했지.

면세점에서물건을구경하다가만지지말라는주의도받았어.

어떤명품브랜드매장이었는데그브랜드를잘애용하신다는둘째언니가

티셔츠하나를사기위해고르는과정이었는데그러더군.

만지긴많이만지더라.그상품을많이애용하는분이래.

지갑도티셔쓰도,모두그집상표더라고.

50%만받는다면서너무싼거래.티셔쓰한장에15만원쯤하는걸…

한장을샀는데더사고싶어서만지작거렸거든.

그래도그상점의직원은아주불친절했어.

우리나라영종도의친절과,면세점은세계최고야.

공항의통로를잇는계단은장애자가이용할수없을정도로

무거운가방을들고지나가게되어있는곳이많았어.

얼마나넓은지지난번몇번이나환승하느라고지나쳤는데

우리가이번에본곳은그때와는또다른곳이었어.

카페에앉아포도쥬스한잔을시켜놓고몇시간을죽치고있는데

카페주인이또좀일어나줄수없겠는가정중하게우리를내보냈어.

다른손님들이밀려오는시간이었지.

남자들은일어나탑승구앞,사람들이기다리는의자로가고

현주씨와여자들은실내공기가답답한것같아열린문으로나가서공항외부를걸어보기도했지.

그래도그럭저럭시간은가더군.

그리고함부르크로가는작은비행기에몸을담았어.

얼마나졸리든지,1시간15분소요하는비행기는조금연착을했는데

함부르크현지가이드가버스회사사장이직접모는깨끗한소형버스한대와함께도착해있더군,

함부르크에서의첫날밤

함부르크의알스터호수주변의아주유명한’캠펜스키함부르크’라는호텔이하룻밤묵을숙소였어.

007영화도거기서찍었다는데…

호숫가라는데밤이라호수도못보고

나는호텔로비에붙은다방에서흘러나오는생음악을들으면서방배정이되기를기다렸단다.

밤늦은시각이라우리는모두방으로들어가잠을청했어.

좁은싱글침대한대만놓여있어서큰언니네는방을바꾸어야했다는군.

늘실수는있게마련이지뭐.

샤워를하고나니무척졸립더군.

남편이배가고프다고현주씨가라면하나를김치와함께들고와서그걸다먹는동안

나는세상모르고골아떨어져버렸어.

모든피로가한꺼번에다몰려오는느낌이었지.

왼쪽인대가늘어난손목도자꾸만신경이쓰였어.

밤한시쯤눈이떠졌어.

비행기에서조느라고실내에서쓰고있던모자를떨어뜨리고내렸어.

자주색,내게잘어울리는모자였는데….

곱슬머리를감추어줄모자가필요해서그밤부터가져간뜨개바늘과하얀실로모자를떴어.

배에떠있거나베행기열두시간동안지루함을달래기위해

늘뜨개실과바늘을갖고다니는걸너도알잖니?

가는데마다실도보이는대로사고….

밤새비가오더라.호수를바라볼수있으면동그라미를퐁퐁그리면서떨어지는빗방울을볼수있을까?

살아볼거라고조국을마다하고다른나라로간아들들은지금쯤무얼하고있을까?

중요한일도팽개치고여행이나다니는부모를원망이나하고있는가?

귀여운손녀딸들은자라서무엇이될까?

그아이들이그무엇이될때까지살아나있게될것일까?

얼마전까지돌보아주느라고힘들었지만,온갖재롱을떨던작은아들의손녀딸은

할머니를찾는다고칭얼대지나않을까?

창문으로후두둑떨어지는빗방울소리를들으면서객창의수심은깊어만가고

어느새모자하나는실이모자란듯하면서도그냥실내용으로는그럴듯하게짜여졌더군.

저는그녀가모자를짰다는이야기를들으면서잠시도짜투리시간을견디지못하는

그녀의성정을기막혀했습니다.

그냥좀퍼드러져쉴것이지.여행지에서도뭔가만들고읽고쓰고생각하는그녀가조금은지겨웠습니다.

그녀의이야기는두번째날로이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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