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밤 초록 이야기 8 카코르토크 그린란드

펜션아라클럽http://www.araclub.co.kr<–

내가막답답해하니까그녀는조금길게이야기를했어요.

육지이야기를듣고싶었거든요.

사람들은자연이아름답고경이롭긴하지만너무심심한가봅니다.

아무래도사람사는동네의이갸기가듣고싶었던게지요.

자연과문화가조화롭게어우러진이야기가사람사는이야기이고흥미롭다는걸느꼈어요.

조금인내하며들어야할걸요.

제가너무졸라서아마도길게느껴질거예요.

7월31일흐림일출4:53일몰9:33

아침에잠이깨자마자혹시일출을볼수있을까하고9층데크로나가보았어.

구름이잔뜩끼어있고날씨가제법쌀쌀하네.

데크를돌면서기도를했지,

무언가사람들은갈망하는걸어떤형태의기도로풀어.

종교가있든없든사람들의마음속소망은다있게마련이잖아.

요즘가진내소망은모든가족들이,그리고주변사람들이평화로운마음을지니기를바랄뿐이야.

그리고건강한삶의모습을가지길바라고.

누구를미워하거나누구를원망하는분위기에선건강한삶을살아가기가쉽지않지.

사람이가진영성중의최고가"그러려니…"

하고사는거라더군,

그러나더한발나아가서"그럼에도불구하고…"라는게가장최고의영성이라는게야.

그래.그럼에도불구하고,상대방이나를상처주는데도불구하고

나는그를사랑해야하는것.

쉽지않겠지만그렇게하는것이상대방을사랑하는가장최고의방법이라하네.

그러려니..하는것은상대를사랑하게되지가않을것같아.

그러려니,그렇게놓아두고무관심한관계를지속하는것은

깊은사랑의관계가아닌것인데,

사람관계는상대적이라서혼자서아무리노력해도잘되지않는맹점이란게있어.

그래서끊임없는기도가필요해.

많은생각을하며기도를하고또리도그릴에서모닝커피한잔을마시고

밥과국으로아침식사를하고서

10시에대극장에서그린란드슬라이드쇼를미리보았지,

빙하덩이가쏟아지는모습은장관이었어.

이누이트사람들의삶의모습또한경이롭게느껴지는그린란드…

많이기대되더라.

점심도밥을야채에비벼먹고서2시에는룸바춤을배웠어.

땀에젖도록뛰고나니조금살만하데.

오늘은조금많은사람들이나왔지,

리듬을잘못타는그아저씨가오늘도파트너였어.

불만스러웠지만더러선생이손을잡아주어서견딜만했어.

이제세가지를배웠는데실전에도써먹을수있을지모르지.

내가춤을배우는동안사람들은8층극장에서우리가찍은슬라이드쇼를보았어.

우리일행들이주인공인사진골라놓은120장을보았지.

나는조금뒤에갔어.

그들은여행중에자기사진이대형화면에나왔다고엄청좋아하더군.

사람들은누구나조금씩은스타의식이있나봐.

저녁정찬이점점좋아지고있었어.

오늘의요리는쇠고기스테이크인데중간에나오는입가심요리가

아보카드,아스파라가스등등을곁들인생선요리였어.

넙치도있었고,대구도있는것같아.

샤벹도오늘은특별히맛이있더라.

푸른색이은은하게나는샤벹을유리잔에담아가지고파인애플을곁들였더라.

큰언니네와우리는음식의모양을보기위해서라도갖가지를다양하게시켜먹자고

다따로따로시켜보았지,

정찬식당에와서먹는재미는결국이런것이야.

작은언니네는정찬에거의오지않아.

아름답게담아내고친절하고자상한서빙을받는우아함을즐긴게지,

시럽을뿌리는것도그림을그려가며음식을담아내었더군.

내작은아들생각이났어.

그놈은자기가먹는걸좋아해서그직업을택했었다는게야.

자기하고싶은대로사는게가장즐거운방법이긴한데,

그놈의예술적기질과까다로운감각이그일을성공적으로이끌게하는가했어.

그렇게열심히살던그놈이더욱행복한마음으로살아갔으면해.

고래가진행방향앞쪽에서출몰했다고나와보라는데이미다지나간뒤였고,

나중에또한차례나타났을때도쬐끄만고래꼬리를봤지,

푸푸물을뿜지도않고그작은고래꼬리도호들갑을떨면서볼수있는건,

이망망대해에서볼게너무없다는것이지.

그래도새가한마리씩날아다니며날개를파도위에접기도하고

출렁이는무서운파도는하얀포말을배에다철썩이며점점그린란드로가고있었어.

세손녀들에게줄여행기노트를만들기시작했어.

그동안그림들을다모을수가없었어.

처음으로노트에제목을썼지.

"하얀밤,초록이야기."

아리비안나이트를좋아하는예림이는만나기만하면이야기를해달라고조르는데

이노트를보여주면잠을안자고순식간에읽어버리겠지,

손녀들생각만하면입에서웃음이저절로피어올라.

잠깐인터넷이되기에작은아들의손녀사진을보았는데볼따구니가넙데데한게

참으로우습더구만이세상에서가장최고로예쁜아기인양으쓱해져있었으니웃기는일이지.

팔불출이지.사람들은.

자기에게관한한객관적이되기가참어렵다는걸새삼느꼈어.

마술도하고30,40년대노래를한다고대극장으로오라는데정말잠이퍼부어서그냥자버렸어..

8월1일토카코르토크(율리아네호브)

흐림6-17도일출4:40일몰11:38

새벽에나가시한수를적어보았어.

하얀,그린란드를보며

대양을가르며배가흐르고있었어.

벗은여인이

지구같은공을들고갑판에서있었지,

그녀의어깨너머로해가솟기도했어

흐리고비뿌리는날에도

간간히햇빛이얼굴을내보이긴했어.

그래,

우리삶도그어딘가의햇빛이었을게야.

황송한빛이이하얀얼음의땅

그여름의초록밭으로우릴이끌었었지.

그린란드

우리의사랑또한매양구름속을헤매인건아니었는데

우린계속하늘을바라고

하늘을원망하고

언젠가는누구를미워하기도하고

또누구를사랑하기도했었지.

수억년차갑게얼었다녹았다다시얼고녹아내리는

이기적같은일이

우리일상사에도없진않았어.

우린다시눈물이진주가되는기적을만들며

새롭게만나게될걸.

회복의초록빛이란이런게아닐까?

지구의북쪽끝에서푸른하늘을그리워하며..

은총의봇물로샤워를하고

그린란드의남쪽끝

카토르토크의항구에서다

새벽4시40분에일출이시작된다고하기에나가보았더니구름이잔뜩끼어있고

얼음이둥둥떠다녔어.아침식사를하고9층에서바깥경치를보았지.

배는12시에그린란드가장남쪽의항구에닿고

우리는나가서시내투어를해야하니까12시에6층에서식사를한뒤3층데크로나갔어.

카토르토크그린란드.덴마크말로는율리아네호브라는군.

곧독립될텐데이배에선카코르토크란말은잘쓰질않아.

그러나모든세계사람들은수도는고드호브가아니라누크이며이곳도카코르토크라고알아.

카토르토크엔인구약3천2백명이살고있대.

슬라이드쇼를본것으로는기대가되지만그사진은3년전에찍은것이래

지구의온난화는계속되고있으니모르지뭐.

따로투어가있을수없을만치작은도시.

배가항구끝에까지닿지못해서배안에늘걸어두었던보트를타고나가

카토르토크부두에서가이드를만났어.

이누크족,우리와얼굴이많이닮은똘똘한아가씨였는데이곳대학에다닌다는군.

수도누크에서태어나서이곳으로와서산대.

부둣가언덕에는돌에다고래도그리고사람얼굴을마애불처럼그려서새긴작품들이있었어.

몇년전에세상을떠난이곳출신한여자조각가의작품이래.

경이로운작품이었어.작가들은떠오르는영감을이렇게라도표현해서

세상에위대한작품을남겨놓는군.

존경할사람들이지.

여기가어떻게지구의북쪽끝얼음의나라라고말하겠는가?

이세상은모두풀꽃들의천지라고외치는것처럼,

보라,노랑,하양꽃들이지천으로흔들리고있었어.

이곳에도민들레가만발했는데이풀꽃들은5월부터9월까지피는편이래.

그러니이꽃들은참으로바쁠것같지?3월부터피기시작하는우리나라의꽃들에비하면

얼른피워서씨를만들기위해얼마나서두르며살까?

민들레는이곳에서도식용으로쓰이기도하고,’니베아시셋’이란보랏빛나는그린란드의국화,

‘바더캅스’라는노랑꽃잎,그리고하얀마가렛이한없이피어있었어.

이런곳이어찌하얀얼음의땅그린란드라고할수있겠는가말이야.

지금찍은사진만본다면,배에서둥둥떠다니는얼음덩이를보지않았더라면

이곳이그린란드라고믿지않았을거야.

가이드는며칠전하이킹을했는데산에서자기도했다는군.그리춥지않았대.

온시내에시내버스가한대,그리고택시몇대가보였어.

이곳에서도길위로드러나있던두꺼운파이프를지하로묻는공사가한창이었어.

가게들은토요일이라많이닫혀있었고,대부분장사가안되어서누크로옮겨가기도했다는거야.

사람들은고기를잡아서사는어부가대부분이고박물관하나에상점,

그리고바다표범가죽을만드는그린란드에서는유일한공장도있다고하네.

가이드를하는일이재미있다하면서그소녀는아주친절했어.

사실이작은도시는가이드가필요없을만치빤한곳이었는데

다보지못할까봐큰형님은차가없다더니있지않느냐며호수까지못갈까봐불안해하셨어.

천천히걸어도한시간반짜리투어를하면다보게되나본데급수원인깨끗한호수를보고,

천천히걸어서박물관이랑몇곳을둘러보았어.

여러가지사진,예술품,그곳사람들의삶,그런것들이있었어.

동네엔너덜거리는삶의편린처럼가난한아파트에선빨래가흔들리며널려있었지.

카토르토크의뜻은이곳말로’하얀색’이라는데하얀마가렛같은꽃이많이핀다고그랬는지,

흰갈매기들이많다고그랬는지,아니면겨울에눈이하얗게덮힌다고그랬는지알수는없대.

그린란드남부의반도끝에자리잡고있는카코르토크.

한스에게데란사람이사라진개척자들을찾아헤매던자리에세워놓은,

깨끗하고기분좋은항구마을이라는군.

그린란드에서가장오래된이곳의분수는이곳사람들의자랑거리래.

그리고바닥에동판이있는데과거와현재의주민들의이름이새겨져있단다.

이곳에있는집들은과거노르웨이사람들이지어둔콜로니얼양식의건물들이남아있다고하네.

가위와빗을그려둔미장원도있고,호텔도있고카페도있고,

작은가게등있을건다있지만작은난장이마을처럼아름답고아주칼라풀한동네였어.

그리스산토리니섬의이아마을이아름답다지만이렇게다양한색깔은아니었잖아.

하양색벽에파랑색지붕으로통일된맛이있었지,

그런데이곳은집집마다주인의개성에맞추어색깔이다양했었어.

오로라를보고영감을얻어색칠을했다는아파트는파스텔톤으로은은한색깔이었는데

가장뛰어나게멋진색깔이었지.

덴마크로가기전죄인들을가두어두는구치소를지나고호수를지난언덕쯤에서

‘Kamikortik’라는팻말을가리키며가이드는그곳의뜻이"예쁜부츠신신는곳"이란뜻이래.

이언덕에서비로소신을고쳐신고동네를걸어야했었다하네.

중죄인은덴마크에서재판을받는다는군.

그런데도둑도없고범죄도없어서대부분대문은잠그지않고산다고해.

토요일이라사람들이잘안보였지만동네를돌아다니는아이들,

아낙네들이모두우리와같은얼굴모습을하고있어서참으로친밀하게느껴지더라.

그러니까에스키모(=이누크족),북해도에사는사람들이

모두같은종족이라는설이아주유력한이유를알겠어.

사기좋아하는둘째언니가부츠를한번물어보자고했는데깜짝놀라고말았어.

난늘하던대로실을한타래사고자했지.

백불이나달라는거야.작은한타래에.

그래서이번엔작은공책한권을살까하고물어보았어.

바다표범털이입혀져있었지만아무리공책한권에87유로라는거야.

더작은걸물어보니까57유로라지.

세상에아무리그래도너무하잖니?

조그만노트하나에10만원이넘다니…

세상과너무떨어져있으니,여기까지오는데걸리는비용을생각하니

이해는되더군,살순없었어.

그래도긴부츠끝을장식하는우리나라횃대보에수놓은것같은수공예품은10유로를달라고했어.

살까하다가남편의모자에붙일뺏지만두개를샀지.

그나마현지가이드가이층으로올라오라고해서남해에서온메일을열어보고

현주씨가도와주어서보내온서류를공짜로다운로드받을수있었어.

배에서는너무느려서도저히다운받을수가없었거든.

어린현주씨에게서늘놀라움을느껴.얼마나민첩하게대처를잘하는지.

사람들은나이의고하를막론하고무조건배울게있으면배워야해.

생각지도않았는데현지가이드를달래서인터넷을이용하는지혜.

정말감동적이었어.

좋은배필을만나잘살게되기를많이빌어주려고해.

그녀의미래가장밋빛으로아름답게살게되기를…

고맙기도해서그곳에서남편이좋아하는바다표범가죽작은걸하나샀어.

반지르한게너무예쁘더라.특별한무늬였지.

그런건거기것이니까그리비싸진않았어.

수틀같은것에좍펴서전시하는방법도눈여겨두었지.

여기아니면그런걸어디서구하겠어.

박물관에서바위에조각을한조각가여인의사진을보았어.

책한권에10만원씩이넘으니도저히뭘사기는어렵더라.

그리고작은교회에는나름대로파이프오르간도있고성경구절을그려놓은

성화가서너점걸려있었어.

그오래된교회안에서기도를했어.

좋은여행을하게해주셔서감사합니다.

앞으로무사한여정을가게해주셔요.

이곳엔교회가딱두개가있다고하네.

우리가들어간곳이조금더오래된교회라는거야.

지천으로핀꽃들,아름다운색깔의집이언덕에놓여있는아름다운동네카코르토크.

가이드에게자기집을보고싶다고했더니손가락을가리키며저언덕의초록색집이라는군.

난말이야파키스탄의장수마을훈자에갔을때처럼

자기집에서차한잔을얻어먹으며이누이트족의현재의삶을훔쳐보고싶었는데말이야.

그래도나름똘똘해보이는예쁜그소녀에게쪽지에다우리말세마디의발음을가르쳐주었어.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물"

발음기호로그렇게써주었는데

그녀는안내하는동안몇번이나그말을적당하게써먹는기지를보였어.

물지나가면서"물"이라했고마지막인사때에도그녀는쪽지를보며

"감사합니다"예쁜미소로인사를하더라.

다른분들은걷느라고지쳐서먼저들어가시고우리는더걷고돌아다니다가

4시30분경에배로돌아오는보트를탔어.

댄스교실선생님들도우리랑투어를끝내고같은보트에탔어.

참서너번보았다고얼마나서로를바라보며웃음을나누었는지.

나는존경의시선으로그들에게정중하게목례를했지.

방에들어와서손녀에게주는여행기를정리했어.

오늘은선장의배려로밤10시에일정에도없는나르삭이라는아름다운동네를보게된대.

밤이라엄청춥고보트로나가기때문에위험하고,

희망자만나가라는데많은사람들이희망을해서어떻게나가게될지아직은몰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