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설악산 대청봉=백담,영시.오세.봉정 내설악루트
가을이오는첫머리에설악산을다녀왔습니다.

내설악의가을은부끄러운소녀처럼

살짝발그레하니물이들어갑니다.

이제시작이니점점가을이여물어가겠지요?

설악산은외,내,남설악,세곳으로분류합니다.

외설악의대표천불동계곡이남성이라면내설악의백담,수렴,구곡담계곡은여성입니다.

수량이풍부하고아기자기하게잘생긴계곡에수목도울창합니다.

백담사는신라제28대진덕여왕원년자장율사가창건했는데

대청봉에서백담사까지

웅덩이가백개가있는곳에위치한다고백담사라한답니다.

<봉정암가는길>

오라버니의선원<무차>에서불자들과함께봉정암으로간다기에무작정따라나섰습니다.

그루트가운데오세암이라는암자에서1박을하게되어있었습니다.

<오세암>은제가매월당에관한논문을쓸때,

그분이출가한곳이라해서반드시가보아야할곳이었는데

험한길이라도저히개인적으로갈엄두가나지않았던곳이었습니다.

그래서언젠가한번은가보리라마음먹었던곳입니다.

우선열림출판사의소개글을읽었습니다.

"삶이팍팍하고,산다는게무의미하다고느껴지면

엉엉통곡이라도하듯봉정암가는길을걸어보십시오.

내딛는걸음걸음,살아가는하루가행복할수도있습니다.

당장봉정암가는길을걸을수없다면나그네의마음을지팡이삼아

<열림>을통해봄,여름,가을,겨울에펼쳐지는봉정암가는길을걸어보십시오.

그모습을샅샅이살펴보았다면이제봉정암으로길을떠나보십시오."

오르막이면오르막만있든지,내리막이면내리막만있든지

오르고내리는길을헐떡이며얼마나걸었는지,

개울을건너고,돌부리에채이고,

다리를건너고…

그리고줄에매달리면서겨우겨우올랐던험난한길은

그나마새로계단이나다리를놓아서다행이라합니다.

계단아래를내려다보면오금이저리고어지럽습니다.

깔딱고개앞에서어떤이가말합니다.

"인생길만큼험난하구만."

한보살이대답하여말합니다.

"인생길만큼은아니로군요.

얼마나험난하고먼길이인생길이었는지…

오늘만참으면갈수있는길이니이건쉬운길이지요."

오늘만참으면갈수있는길이라..

이건쉬운길이라.

정말그렇습니다.

버스에서오라버니스님은<중화탕>이란요지의법문을했습니다.

오라버니가하는법문을정식으로는처음들어보았습니다.

중화탕이란우리조상들의지혜와재치로

마음의병을고치는퇴계선생의30가지마음의처방전이었답니다.

사무사(思無邪):생각을간사하게갖지말것

행호사(行好事):좋은일을행하라

막기심(莫欺心):마음에속임이없을것

행방편(行方便):필요한방법을잘선택할것

수본분(守本分):자신의직분에맞게할것

막질투(莫嫉妬):시기하고샌내지말것

제교사(除狡詐):간사하고교활하지말것

무성실(務誠實):성실히행할것…

서른가지의처방전을프린트까지해가지고불자들을조근조근타이르고있는오라버니가

새삼존경스러운시간이었습니다.

오늘만참으면…

그리고중화탕.

모두맥을같이하는말입니다.

사람의마음을다스리기가얼마나어려운일인지를한마디로말하고있습니다.

고빗길은우리앞에늘놓여있었습니다.

험준한산,깔딱죽고싶은날들도무수히많았습니다.

죽지못해살아온아픈날들을

불자들은이런험난한곳에숨어있는사찰을

그들이지닌불심으로찾았었나봅니다.

한등성이한등성이..

조심조심그들의부처님을찾으면서이산을올랐던것입니다.

그리고어떤기적같은영험한일을만나기도했을것입니다.

70할머니한분도산으로오르고있었습니다.

"아,할머니불교방송텔레비젼에나왔던할머니시군요."

어떤이가담박에알아보고말합니다.

"네,이산을자주오르면서기도하여두아들이다좋은대학에갔지요."

혼자중얼거립니다.

사람들은모두기복신앙에빠지기만하는것일까?

영시암을거쳐백담사에서여섯시간걷는곳에오세암이있었고

오세암에서1박하고새벽6시40분에봉정암으로향했습니다.

죽을힘을다해봉정암에닿은시각1시경,

오후2시에쉴사람은쉬고다시대청봉을갈사람은다녀와서봉정암에서

둘째밤을보내게됩니다.

우리는당연한듯이대청봉을오르기시작합니다.

이미지칠대로지친다리를가지고서..

오는사람가는사람들이모두다인사합니다.’저팔을가지고어찌…

"죽기아니면까무러치기로갑니다."

말은그리하지만

‘다리가아프면가래도못가는데,이팔이어때서

걷는데지장없으면되었지…’

속으로주문을욉니다.

그리고가는길에돌하나씩을얹습니다.

"회복의초록소망이루어지게하소서."

이번여행의화두입니다.

모든것에서의회복.

건강,갈등,마음의아픔,그리고자식들에대한걱정.

나의,집안의,나라의,세계의평화로의회복…

이렇게써놓고보니제법거창한것같습니다만.

정말제가마음속으로바라고있는한단어입니다.

소청산장을지나고

표지판을몇개지나

중청산장까지왔는데

도반을약속했던남편이주저앉습니다.

이팔로도가려는데…

그러다가6살많은나이조건,사진찍느라소진한에너지를감안하여

참습니다.

옛날아이들과산으로갈때아이들이꾀를부리면

매질을하며개울을건너게하였습니다.

"용기가남자의제일큰덕목이야!"

아이는산을오르는건성적을올리는것과마찬가지라했습니다.

죽을힘을다하여올려가면내려올때는곤두박질치듯이

주르르미끌어져내려온다는뜻이었습니다.

중청휴게소에서버스에함께탔던일행을만났습니다.

사진한컷부탁하기에

찍어주었습니다.

좋아하실것같아서올려드립니다.

대청봉에서만났더라면더좋았을것을…

그분들이말했습니다.

중청의기상관측소가신비하게느껴지는곳입니다.

초파일날절집의등처럼생겼습니다.

대청봉에서속초가훤하니다보입니다.

이렇게맑은날은정말드문일이라합니다.

대청봉까지가봤댓자경치는이렇습니다.

바윗돌몇덩이..

그러나뭔가이루어냈다는자긍심에와닿는다이돌핀의프로테이지는

과연얼마나이겠습니까?

가보야돌덩이몇개…

그렇게말하는사람들앞에서늘저는기막혀합니다.

백두산15시간을다섯봉우리를종주하고가슴에와닿는벅찬호연지기를

누구에게설명할수없었던그기분입니다.

카라코람하이웨이에서굴기트글리시아4천고지를넘어하늘호수에닿았을떼의

기분같은것.

거기그냥바위뿐이란걸말할수는없습니다.

이런기분을느끼게해주고불심을자극하기위해무차선원에서

만든이번적멸보궁봉정암순례길이었습니다.

도반들은소풍온듯즐거운가봅니다

오라버니스님도선원에서환자나돌보고침,뜸이나놓다가

모처럼나온순례길이행복한가봅니다

함께탄불자들에게

유명서예가가직접쓰고그린부채,2010년도달력,

아플때먹으라고소합원한병,일회용응급처치침,

반야심경한글판파일

오이두상자,근육통용테이프

그리고더많은것들을챙겨왔고

아프다는사람들에게직접테이핑도해주고

침도약도그때그때처방합니다.

이일을추진하는기획사는금강..이란회사인데

10만원에온2박3일을아홉끼니씩이나먹이고재워주고

척산에서온천까지시켜주고온천하고나오니

수박파티까지시켜주고,절에공양드릴쌀도

절에가면1만원이나하는걸2500원에주고

간식거리로떡,사과두개,양갱두개,물한병

그리고도남는장사인지의심이들정도였습니다

백담사의목어

늘깨어기도하라고이렇게눈을크게뜨고있습니다

만해한용운선생기념관

사람이어떻게이름을남겨야하는지보여주는곳입니다.

대통령전모씨가피신했던그툇마루엔

사람들이짐보따리나내려놓고

만해선생의기념관에는고개를숙여인사하고갑니다

사람들의소망이나기원은백담계곡에끝간데없이

총총히높이오르고있습니다.

균형을잃으면넘어지는게

우리의소망이아닐까요?

욕심내지말고지족하기로합니다.

<영시암>

숙종때장희빈에의한기사사화에우암송시열,영의정김수항이남인들에의하여숙청되자

그아들김창흠이속세와의인연을끊고수렴동계곡깊은이곳에암자를지어은둔생활을하던곳.

하녀는호랑이에게물려가고혼자살다잊혀졌다가새로중창되고있는사찰입니다.

오세암,봉정암으로가고오는휴식소역할을하고있습니다.

공양시간에맞춰가면국수를말아서주는데맛이끝내줍니다.

영시암을지나고험난한고개를약4시간도더걸으니

비로소오세암이나옵니다.

극락가는길…바로거기에영험한사찰이있었습니다.

저는이사찰이름이오세천재김시습의별칭을따서만든것인줄알고있었습니다.

사람의무식은이렇게끝간데가없답니다.

<오세암>

오세암은내설악에서가장아름다운수렴동계곡대한불교조계종제3교구백담사의부속암자입니다.

백담사에서10㎞떨어진곳에있으며,영시암을지나마등령으로가는길에있습니다.

647년(신라선덕여왕13)자장(慈藏:590~658)이이곳에선실(禪室)을지은뒤,

관세음보살이언제나함께있는도량이라는뜻으로관음암(觀音庵)이라고하였습니다.

1445년(조선세조1)생육신의한사람인김시습(金時習)이이곳에서출가하였고,

1548년(명종3)보우(普雨)가이곳에서기도하다가문정왕후에의해선종판사로발탁되었습니다.

1643년(인조21)설정(雪淨)이중건하고오세암으로이름을바꾸었는데,

이름을바꾼데따른다음과같은전설이전하여지고있습니다.

커피한잔에1000원에팔고있는오세암에서,커피팔던무상스님께들은이야기입니다.

<오세암전설>

설정이고아가된형님의아들을이암자에서키웠는데,어느날월동준비를하기위해혼자양양까지다녀와야했답니다.그동안혼자있을4세된어린조카를위하여며칠동안먹을밥을지어놓고,조카에게밥을먹고난뒤법당에있는관세음보살상에게’관세음보살,관세음보살’이라고부르면잘보살펴줄거라고일러주고암자를떠났습니다.그러나설정은밤새내린폭설로이듬해눈이녹을때까지석달이나암자로갈수없게되었습니다.눈이녹자마자암자로달려간설정은법당에서목탁을치면서관세음보살을부르고있는조카를보게되었습니다.어찌된연유인지까닭을물으니조카는관세음보살이때마다찾아와밥도주고재워주고같이놀아주었다고하였습니다.그때흰옷을입은젊은여인이관음봉에서내려와조카의머리를만지며성불(成佛)의기별을주고는새로변하여날아갔습니다.이에감동한설정은어린동자가관세음보살의신력으로살아난것을후세에전하기위하여암자를중건하고오세암으로이름을바꾸었다고합니다.

그런데이오세암에서세분이성불을하게된다는예언이있는데아직성불하실두분이남았답니다.

애니메이션영화<오세암>이있는데

비슷한스토리입니다.

나는이야기를해주신무상스님께성불하시라고말했습니다.

잘생긴그분은매일잘생겼다는말을들어서

그말은인사가아니지만

또성불하란소리는자기것이아닌것같다고도하십니다.

겸양의도가있는분인지아닌분인지…

어떤고마운이가헬기로물건을가져올만한이깊은산속에참외를보시했다고

참외를후식으로실컷먹었습니다.

오세암참외.죽을때까지잊을수없을겁니다.

오세암의밤은깊어만가고,칠월기망열엿새밤은어둠이찾아오는가했더니

휘영청둥근달이부처님의자비처럼이나밝게비춰줍니다.

그리고다시아침이오고

새벽여섯시

아침공양시간,지난저녁처럼미역국에밥한덩이오이무침이한끼식사전부입니다.

아무도부족하지않고정말맛있게잘먹은식사시간.

살아가는데우리는너무많은것을필요로하고있지나않은지..

헐떡이며비틀거리며새벽6시40분에출발하여

약여섯시간걸려드디어봉정암에닿았습니다.

<적멸보궁봉정암>

적멸보궁봉정암은고도1224미터인설악산마등령에위치한

우리나라5대적멸보궁(양산통도사,오대산상원사,사자산법흥사,태백산정암사)중하나로

선덕여왕13년644)신라의고승자장율사에의하여창건된,

우리나라에서가장높은곳에지어진보궁입니다.

자장율사가당나라청량산에서3,7(21)기도를울리던마지막날문수보살이헌신하시어

부처님의진신사리와금란가사를전해주며해동에서불법을크게일으키라고부탁하였습니다

이를모시고귀국한자장율사는진신사리를모실길지를찾아이곳저곳을

순례하였습니다.

그러던어느날아름다운봉황한마리가자장율사를인도하여

깊은산속높은봉우리위를선회하다가사라졌습니다.

그곳을자세히살펴보니부처님형상인데그봉우리는부처님의이마에해당하는곳이었습니다.

그바위를중심으로일곱개의바위가병풍처럼둘러져있어

봉황이알을품고있는길지중의길지라는걸깨달은자장율사는

그부처님의형상을한바위에뇌사리를봉안한뒤

오층석탑을세우고암자를짓게되었다고힙니다.

일곱바위의아래봉황이알을품은것과같은형상의자리에

잘지은절집에서우리는또한밤을자게되었습니다.

우리는이미소청,중청에서등산객들이잘곳이없어

안절부절하는것을목격했습니다.’소청은예약을받지않고

선착순으로방을배정한다고합니다.

봉정,오세암은불자들이나예약을받는데다가

토요일날씨도좋으니아마도모든사람들이

다설악으로몰려온듯합니다.

우리가잘방도1미터에45센티미터쯤으로줄이그어져있는그곳이잘영역이라합니다.

오세암은호텔이었다는차사장님의말이실감났습니다.

밤열두시까지

코를골거나,핸드폰울리는소리,

왜코를고느냐?왜핸드폰을끄지않았느냐?

야단치는소리는더시끄럽고,2백명이나들어있는방에불이들어오지않아도

답답하기그지없었습니다.

이리누워도저리누워도아픈팔이옆사람에게닿습니다.

난생처음칼잠이란단어가왜나왔는지..

팔미라의무덤속을연상케하였습니다.책처럼채곡채곡옆으로뉘어놓았던석곽…

폐쇄증이있는저는밖으로방석하나를들고나왔습니다

추녀밑에앉아서열이레둥근달을바라보며

고요한절집에서울리는철야기도의목탁소리를듣고있었습니다.

이보다더청량할수가없는,

이보다더고요할수가없는청정무구의하늘을바라보며

밤을꼬박새우고새벽4시,

언제이나이에이런경험을해볼수가있겠습니까?

이모든것이내삶의자양분이될거란생각에

찬밤바람이차지않게느껴졌습니다.

다시일어나걷기시작하여

봉정암에서길고도긴깔딱고개를내려와영시암에서국수한그릇얻어먹고

백담사에서주차장식당에서황태구이점심먹고

척산온천에서온천하고

버스를타고경주중앙박물관앞식당에서근사한뷔페로저녁식사까지먹은후에

무차선원으로돌아왔습니다

함께했던분들께감사드립니다.

팔이아프다고물심양면으로신경써주시고….

불자도아닌사람이초나치지않았는지염려스럽습니다.

그러나좋은인연으로의만남을행복하게생각합니다.

특히마지막까지국수를말다다주시고

챙겨주신보살님팀들에게무한한감사의말씀을’이곳을통해드립니다.

모쪼록성불하십시오.

오세암무상스님이오세암전설을이야기해주셔서

고마운마음에기와불사한장했습니다.일금만원

칠월기망에

원융한둥근빛

회복의초록소망

이루어지게하소서

공수거라쓰고난한폭,엉터리로그려넣고

달하나그려넣었는데

무상스님이묻습니다.

"시인이셔요?"

"아니요."

"에이,사인하셔야지요."

마지못해’운향하태무’라고써넣었습다.

남편이사진한컷찍어주어여기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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