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키 큰 남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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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엿새째되는날이었어요.

스코트랜드러윅에서와마찬가지로귀항지관광을하는날이었어요.

그곳은아이슬란드이북쪽끝아쿠아레리라는곳이었어요.

‘밭이있는모래땅’이란뜻의이도시는아이슬란드의세번째큰도시라고,

아름다운미반호수를보고7천년된용암지역을걷고고원지대에서분화구를구경하는

8시간짜리투어를하는날이었어요.

러윅에서처럼버스한대에열한사람이타는데키큰남자는그녀의뒷자리에앉았어요.

언제나가이드의말을잘듣고적기위해그녀는맨앞자리를차지하는편입니다.

그런데그날은한국서함께간남자분이멀미를한다고양보해주길바랐어요.

맨앞자리에앉았던그녀가나이드신분에게자리를양보하고뒷자리로가려는데

키큰남자도따라일어서는것이었어요.

그리고그녀가중간에앉자키큰남자는처음처럼다시그녀의뒷자리에앉는것이었어요.

가이드의영어가잘안들려키큰남자에게천천히다시말해줄수있느냐고물으려다

그냥가지고간예습노트를꺼내어읽고있었어요.

오전은내내미반호수주변을걷기만하다가용암지역으로가서걸을때였어요

그녀는유라시아판과북아메리카판이만나는자리에우뚝서보았어요.

오른발은이쪽,왼발은저쪽

이쪽과저쪽이전혀다르지않은데무엇때문에얼굴도언어도다른지모르겠다고

거기서서한참을생각하고있다가걸어가다문득뒤돌아보니

그키큰남자도그녀가하던그대로의동작을하고섰는거예요.

구부정한몸매에허연머리칼을풀풀날리며…

그녀는속으로깔깔대며웃었어요.

‘어울리지도않구만,저리하고싶을까?’

분화구를몇개나보았는지…소잔등같은분화구를보면서날파리떼를휘휘쫓으면서

돌아오는길에그는배에서얻는도이칠란드호의문장이찍힌손수건으로

아주크게날파리뗴를쫓고있었어요.

그녀에게로날아오던날파리도멀리물러가게아주힘차게쫓아내면서….

비가오다가개다가하여날파리떼는귀찮을정도로많이도따라다녔어요.

그녀는작은소리로"댕큐!"라고말했어요.

그는싱글거리며"유웰캄!"이라면서성큼성큼뒤따라왔어요.

붉은문장이그려진손수건이팔랑팔랑계속흔들렸어요.

점심은근처의호텔에서먹었어요.

많은사람들때문에그녀들일행은별채를얻었는데그도따라왔어요.

일곱명앉은테이불이없어서부득이일행은흩어져앉아야했어요.

그녀는앞에독일부부가앉은네사람이앉은좌석으로갔어요.

그녀의남편은사진에도취되어밥이문제가아니라면서점심을먹으러오지않았어요.

그래서그녀의옆자리가비었는데도감히거기앉지는못하고혼자서이리저리앉을곳을찾다가

그녀의앞에놓인테이불에앉았어요.

가이드현주씨가혼자앉아있는두사람이앉는테이불이었어요.

추적추적비가내리고있었지요.

그녀는독일부부와간단하고일반적인이야기,한국에대하여,흐린날씨에대하여,

그린란드에대한기대감에대한등등을이야기하면서점심을먹었는데

일어나서나오면서우산을두고나왔어요.비가그쳤기때문이기도했어요.

그녀가상가에서1유로짜리칼하나를사서호주머니에넣고나와버스에타려는데

그가우산두개를들고싱글거리면서

"이우산당신이두고갔어요."

하면서전해주었어요.

현주씨가그녀의귀에대고

"선생님께아주관심이많았어요.

크루여행을백번이나한사람이래요.

선생님이무엇하는사람이냐고묻기에

시인이라했더니자기도시를좋아한다했어요."

그러면서낄낄거렸어요.

"그는무엇하는사람이었대?"

그녀가심드렁하게물었어요.

"건축을했다나봐요.그런데요얼마나수다가많은지대꾸하느라혼났어요.

오랜만에말좀해보자는식이던데요."

이외였어요.수다가많았다니,,,그는늘혼자서밥을먹었고,혼자서음악을들었고,

그리고혼자서데크를걸어다녔어요.

그가누구랑대화를하는모습을본것은가이드에게가까이가서

무엇인가혼자물어볼때뿐이었거든요.

배에있는아무하고도사귀지않을사람처럼보였어요.

그냥혼자앉아멍하니무엇인가생각하고있었고늘사색적인분위기였거든요.

약간쓸쓸해보이기도했었던그사람이수다라니….

"왜혼자왔대?마누라는어쩌고?"

"선생님,그건못물어봤어요.처음본사람에게어떻게그런걸물어요."

"그렇군.그럼다음에기회되면물어봐."

현주는호호거리며그러마고했어요.

"주로무슨대화로그리수다를떨었니?"

"음식에관한이야기였는데,자기는고기는안먹고채식을많이한다면서,

무거운건절대로안먹다고하고,매일한국사람이밥하고김치하고먹어야한다는걸

알고있고이해한다고하데요.

특히미국산쇠고기에대하여먹지말아야한다고침튀기며이야기하던데요."

그녀는크림스프를먹지않는다고말하던그를생각해내곤피식웃고말았어요.

그녀가두고왔던우산을버스에서또모르고두고내렸는데그는그걸챙겨서

아예배까지들어다주겠다고말했어요.

그는늘아무것도들지않고두손을호주머니에찌르고다녔거든요.

뒷호주머니에다이제스트한권쯤꽂혔거나…..

<계속>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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