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키 큰 남자 4

4회를쓰기전에미리할말이있습니다.

드라마가작가의의도대로모두쓰여지는게아니라극성스런독자들의의견을

수렴해야된다고들었습니다.

처음에제가생각했던문체였는데어떤의견도있어서,제생각도그러했기에

1-3회까지만그대로하고지금부터는조금다른문체로써보렵니다.

전지적작가시점의구성이나배경은그대로하되조금문체를바꾸겠습니다.

어차피제가프로페셔널한소설가는아니니까어디까지나

실험정신에입각한글이라생각하시고예쁘게보아주시길….

제방을다녀가시는얼굴없는수많은독자님들께서혹여마음에안드시는점이있으시더라도

아마츄어의연습작품쯤이라생각하시고참아주셨으면합니다.

그리고소설속의그녀는정신이좀없어서늘무엇을잘흘리고다니는사람이지

일부러우산을흘리거나그런캐릭터는아닙니다.

진짜소리울이라면또모를까…ㅎㅎㅎ잘아셨지요?

4

여행이레째와여드레째는대서양바다를항해만하는날이었습니다.

이레째날,그녀는오전에는도서관에서한시간정도책을읽다가,

여느때와마찬가지로9층에서여행기를정리하면서예쁜빨강색이나오는

비타오란시라는차를우려마시고있었습니다.

하얀도자기컵에딸기주같은빨강색차를찻잔가득부어놓고홀짝거리며마시고있었습니다.

‘점심을먹고나면바로댄스를배우고,스텝이익숙해지면바로빠져나가나무도막하나를얻어

안네선생님에게유화를배워야지…’

그녀의머리속에는하루의일정이꽉차있습니다.

무엇이나배우기를좋아하는그녀는이배가귀항지관광이없이항해만하는날에는

심심하지않게탄탄한프로그램을가지고있다는일이매우마음에들었습니다.

다른배에서는거의놀음에가까운빠찡꼬같은공간이많이있는데그런장소는없으니

아마도이배의선주는대단히건전한사고를가진사람인것같다는생각을합니다.

남편은방안에서잡지책의표지란표지는다뜯어내어모형집을만들고있습니다.

칼,풀,가위,설계도.

창문도없는좁은선실에두개의침대가놓이면빈공간은별로없는데침대위,작은책상,

어디라할것없이만들려고오려둔두꺼운잡지표지조각들이가득흩어져있습니다.

남편은자신이하는일에도취되어아내가어디있거나무슨일을하거나안중에없습니다.

뜯고만들고,매일같은일을수없이하기를벌써몇개월째인지모릅니다.

그러다가잘안되면갑판으로휙나가망망한바다를바라보며사진을찍기도하지만

바다에떠있는거의모든시간은밥먹는시간을빼고는설계도를보거나

집모형을만들거나하는데보냅니다.

요행선실의키는두개입니다.각자하나씩가지고있으므로언제든지자유롭게들락거릴수있어다행입니다.

그리고그녀가그렇게신나서배우는댄스는아무런관심도없습니다.

"정말안배울래요?당신이배워야내가누구손을잡고춤을춰볼게아니냔말이예요.

선생님들이너무좋단말이예요.유럽에서아주유명한일류춤꾼들이래요."

그렇게함께하기를졸라보았지만그는

"내가몸치인줄알잖아.왜그래?혼자가.당신이나열심히배워.이번여행은좀자유로워지고싶다며

정말그러라구,제발!"

그녀의남편은정말몸치였습니다.

언젠가춤을함께배울기회가있었는데그는스텝이계속헷갈리고그녀의발을밟기만하더니

다른여자와첸징파트너를해서손을잡으니손에땀이나고전기가흘러서도저히못하겠다는겁니다.

그녀는지난밤댄스선생두사람이대극장무대에서환상적인불빛아래리드미칼한동작으로춤추고,

숨가쁜목소리로자기가춘춤에대하여이야기하던그정열적인장면을떠올리며

얼른댄스강습시간이오기를기다렸습니다.

그날은’차차차’를가르쳤습니다.

춤을배우는곳은대극장의무대위였습니다.

춤에관심은있지만,자신이없는사람들몇은무대아래의좌석에앉아서무대를바라보고있었습니다.

웬만한열정과용기가없으면자신없이춤을배운다고혼자서무대위로

덜렁올라가기쉽지않은상황이었는데그녀가어떻게무대위로춤을배우러올라갔는지모르겠습니다.

그녀의일행중아무도춤을배우겠다고온사람은없었습니다.

거의대부분의사람들이독일사람이었고부부가함께왔습니다.

부부가아니어도파트너와함께온사람이었습니다.

6층라이브다방에서마술을시연하던털보마술사도왔고,

유럽에서가장유명하다는흑인재즈가수도왔습니다.그는언제나웃옷은빨강을입고

매일여자파트너를다르게하여나타났습니다.

춤의열기는대단했습니다.

그녀는혼자서스텝을익히며일렁이고있는데한스라하는남자선생님이와서

혼자인그녀의손을잡아주었습니다.

"투쓰리포앤원,투쓰리포앤원""뉴오크!"

한스선생님은아주부드럽게그리고그녀가쉽게춤을출수있도록손을잡고리드를해나갔습니다.

그녀는라틴음악에맞춰춤을추는아주간단한기초동작을익히느라잔뜩긴장했습니다.

"굳!,베리굳."

한스선생님은그녀가잘한다고칭찬을한뒤다른사람들의동작을가르쳐야하기때문에

다른사람들의발을지켜보느라아래만쳐다보고그녀에게서떠나갔습니다.

그녀가흐르는땀을닦으려고무대아래에둔가방에서손수건을꺼내러내려가려는데

맨앞쪽좌석왼쪽에,바다도보이는곳에앉아책을읽고있는키큰남자가눈에들어왔습니다.

‘시간을잘못보았나?슬라이드쇼는4시라고했는데…’

다음귀항지는그린란드의남쪽카코르코크였는데대개는귀항지도착전에미리슬라이드쇼를

대극장에서했습니다.

아마도그는그시간을잘못보고미리온것이라생각이되었던거였습니다.

그러다문득아쿠아렐리에서현주씨가한말이떠올랐습니다.

"선생님께관심이많았어요.자기도시를좋아한다고했어요."

그녀는잠깐긴장했습니다.

늘건너편에서그녀를바라보다가그녀가고개를들면화들짝놀라며다른곳을바라보던,

그녀주변에서자주눈에뜨였던그를비로소깨달았습니다.

‘그럼내가춤을추는것을처음부터보고있었을까?아이챙피해.’

그러면서그는크루즈를백번이나했다는그가왜그녀의주변을자꾸서성이는것인지

두번의귀항지관광때마다버스에서그녀의뒷자리를고수하는것인지조금궁금해지기시작했습니다.

그리고우산을두번씩이나챙겨주던사건이며날파리를쫓아주던키큰남자에대해

조금신경이쓰이기시작했습니다.

춤을다배우고대극장옆의다방으로그림을배우러갈때,

그녀는키큰남자가앉은자리를지나가면서가볍게목례를했습니다.

그는읽던책을덮고구부정한몸을일으키며조금웃어보였습니다.

그녀는잠깐’메디슨카운티의다리’에서네쇼널지오그래픽의사진가가프란체스카에게한말을떠올렸습니다.

‘내가사진을찍어온것,그리고많은곳을다녀본것은

바로당신을만나고사랑하기위해서였고

이렇게확신에찬감정을느껴본것은

생애처음이자마지막일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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