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밤 초록 이야기 20 시시미우트의 풍경들

시시미우트의환전상

시시미우트에서시내관광은시간이참으로헐렁하게많았다.

좁은시내,오후에떠나는배.

실컷돌아다녀도거기가거기다.

스포츠용품가게에서남편의양말세켤레를사려는데유로밖에없어서20유로를주었다.

14유로라면서거스름을크로네로준다기에어디서그크로네동전을써먹냐구

그래다른물건을달라니까머리핀하나를주고만다.머리핀하나에만오천원도더받은셈이다.

가위하나를문방구에서사려는데크로네로만받겠단다.

방금크로네로거스름을받을걸.공연히핀으로달라했잖아.후회했다.

그런데그문방구에서파는가위는마음에들지않고상점의점원이

계산대앞에두고쓰는그가위가작고모양이좋아갖고다니기에적당하여탐이났다.

내가자꾸만만지작거리며,이게좋아.사고싶어.하는표정을지었지.

그러니그냥가져가라고한다.

돈도받지않고웃으며손에쥐어주면서그냥가지고가라한다.세상에나.

이렇게물가비싼그린란드에서이런인심도본다.

호주머니에있던사탕을모조리쏟아주며고맙다고했다.

태극기그린종이휴지도함께.

여행다니면서쓰면딱좋을아주작고귀엽고잘잘라지는가위이다.

여행지에서가끔있는아주기쁜일.고마움의표시가너무약했나?

너무더워아이스크림가게에갔다.

마침현주씨가들이닥쳤다.그녀는오전내내일행큰언니,둘째언니,현주씨의고객들과

물건사는걸도와주고다리가아파배로들어가겠다고해서배로들여보내고

겨우해방해서나를찾아헤매었단다.

"그린란드부잣집구경할텐데…

조금만일찍찾지.."

"마침잘되었다.아이스크림이나사먹자"

그림에서적당한걸고르니약5천원돈이나하는비비빅정도의빙과류.

아이스케키도크로네만받겠단다.그리고카드도잘되지않아서

현주씨가결국엔환전을하러가야했다.

먼저아이스케키를받아종이를뜯은우리는녹아내리기에먼저다먹어버렸다.

그래도안오더니한참후에야와서은행은너무멀었고환전수수료가50%나된다고한다.

그래서막싸우다왔다면서얼굴이붉으락푸르락이다.

이곳에서왜유로로물건값을받으려하지않은지알것같았다.

환전수수료가이렇게비싸니왠만하지않으면크로네만받을밖에..

너무나비싼아이스케키19크로네면5000원짜리하는비비빅인데환전수수료까지물은셈이니

얼미란말인가?로마에선로마법을따를밖에여행지에선아무런선택이없다.

억울하면그냥방구석에박혀있어야하는것을,…

밖에서노닥거리던아저씨들이사진을찍어달랜다.

배로들어가는길엔민들레가하얗게홀씨로터져있었다.

길고높은자전거를탄아저씨가아슬아슬다닌다.

모기장을얼굴에둘러쓴사람들.

민들레밭에도온통모기가윙윙거린다.

8월7일흐림일출5:01일몰21:45

늦게눈이떠졌다.시시미우트에서너무걸었고,댄스한다고용을썼고,

왕언니에게모자하나떠주리라말했던빚때문에숙제를해결해준다고나름힘이들었었나보다.

함브르크에서30유로나한다고안사더니만가는데마다모자타령을했었다.

밤색실로얼기설기망처럼뜬모자.늦은밤까지완성했다.

7개의카메라칩을컴퓨터에옮기고,그리고밤에현주씨에게

뜨개질을가르친다고도너무늦게잤다.

이야기를다정리해두지못해서많이찜찜하다.

배는전속력으로남으로남으로달린다.

이제다시아이슬란드수도레이캬빅으로갈예정이니예습으로10시에아리슬란드슬라이드쇼가있고

멋있는연주대가연주를하며모닝파인더를제공한다는데그게독일사람들의오전맥주파티라한다.

오늘도2시에는댄스강의가있는날이고,그림그리기는없다.

계속항해만하는데그런일은왜안하는거지?

나좋아라고내게맞춰서스케쥴을조절하지는않을테니,

그보다도내가할일이참으로많다.

꽃뜨개를해야하고,주방장줄머플러도현주씨에게배워주어야하고,

그리고손녀들에게줄기행문을정리해야한다.

낮의댄스는탱고였다.응용동작을하는데오늘은춤을아주잘추는듯한남자한분이

짝이없어서나를잡고춤을추었다.

나는처음보는사람이기때문에긴장했다.

그는익숙한솜씨로나를뺑뺑이돌렸다.

선생님은이제그남자가나의새파트너라고생각했는지내게오지않고다른사람에게춤을가르친다.

나름열심히했는데점점춤의강도가강해지는것같다.

춤을배우는데배가많이흔들리고있었다.

마치고나올무렵포장지에물을들이고그림을그림것을열쇠고리와

작은무지개무늬주머니를싸서선물로주었다.

그들은많이고마워했다.

슬슬지난번멀미했던지역으로오니멀미도도지기시작한다.

밤에는여자가수가노래를부르고댄스파티가있다고한다.

그춤을잘추는아저씨는춤을매끄럽게잘추기위해스텝을훈련하러온것이다.

저녁정찬은닭고기를먹었다.

디저트가복숭아과일칵테일이라서맛있게먹었다.

작은언니가늦게정찬으로와서웨이터리스를불러혼자서차를시킨다.

이곳사람들은나름대로격식을중요하게여기는데정찬에와서웨이터가올때까지기다리지못하고

불러대는행위가조금부끄러웠다.

작은언니는데크에서김치를먹는날도누룽지를해먹겠다고

웨이터레스가들고있던물을확뻿아밥솥에다들이붓고불이약하다고

자기가직접가스불을빼어버리기도했었다.

결국배부르다고누룽지는하나도안먹으면서…

얼마나부끄러운행동이었는지웨이터들의얼굴을보기가민망했었다.

끼니때마다유럽사람들아무도안먹는밥을해주는것만도엄청고마운데…

우리각자의행동은코리아,아니아시아를대표하기때문에

조금많이조심해야한다는강박관념이나를사로잡는다.

기껏선물포장을하고,일하는사람들에게좋은인상을심어주기위해

뭔가줄거라고온갖솜씨와기술을동원하여태극기를그리고열심히시간과노력을투자했건만

다허사인것같아안타깝다.

다들각자의가진품성대로살게되는걸.

6층대극장에서저녁을먹은다음노래를한다기에가보았다.

무대에올라가댄스를하고나랑같이춤을추던남자는

무대한가운데서서멋진스텝을밟고있었다.

황금색실크이브닝드레스를입은여자랑…

범상치않더라니,,,,

댄스선생님들도와서함께구경을했다.

낮에준선물이마음에들어서고맙다고한다.

"당신이댄스를잘가르쳐주어서너무고마웠다."

진정으로고마움을표했다.

그녀는

"당신이정말잘따라해주어서당신을가르치는일이자랑스럽다."

칭찬을들으니너무기뻤다.고래도춤을추는걸…

선물떄문에그런말이아니고정말그렇게잘따라했기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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