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주 심야버스(문태준 시안과 함께 후기)
BY cheonhabubu ON 12. 17, 2009
포인세티아화분하나로도사카의연말분위기는그윽했습니다.
삼천포에서12시30분출발
시낭송을모두하지않으려해서
언니가와서시를읽어주어야겠다는말에
거절못하는성미가또버스를타고말았습니다.
12시에떠나는줄알고미리갔더니남은시간에
향기나는작은초몇개를사서
포장을하였습니다.
예술의전당에서미리만난수호천사님,
우리들사는세상에서만남은분명
우리를성장시켜주는활력소입니다.
그러니하루에적어도열사람은만나서
열번이상은웃어라고한것아닐까요?
이태백이33세에쓴춘야도리원서에서제일처음나오는구절이
우주는만물이머무는큰여관이고
시간이라는건그여관을지나치는손님이라했습니다.
夫天地者는萬物之逆旅요
부천지자는만물지역려요
光陰者는百代之過客이라
광음자는백대지과객이라
그손님에불과한시간을어떻게쓰느냐는
우리자신에게달려있는것이아닐까요?
이세상에금이란게3가지가있는데
황금,소금,지금이바로그것이랍니다.
낭독의발견이라는티브이프로에서들은이야기인데
참으로공감되는말이라특히지금이라는금은
이태백이말하는우주라는여관에스치는손님이라는
그말과도일맥상통하는것이라
제수호천사라는분과그점에대하여많이이야기한것같습니다.
사카에그래서조금늦게도착했어요.
누가울고간다
-문태준-
밤새잘그랑거리다/눈이그쳤다
나는외따롭고/생각은머츰하다
넝쿨에/작은새/가슴이붉은새/와서운다/와서울고간다
이름도못불러본사이/울고/갈것은무엇인가
울음은/빛처럼/문풍지로들어온/겨울빛처럼/여리고여려
누가/내귀에서/그소릴꺼내펴나
저렇게/울고/떠난사람이있었다
가슴속으로/붉게/번지고스며/이제는/누구도끄집어낼수없는
내가낭송한시입니다.
굳이왜이시를택했는지를말한다면
‘운다’라고하는청각적이미지를
끄집어내어펴어보고싶고,
붉게번지고스미고,그런시각적내지는공감각적인이미지로
형상화한시인의시어가절묘하단생각,
그리고이미그렇게울고떠난사람의일일랑극복하려는의지,
그런것들이느껴져서
지금의내상황과비숫하다는이유때문에끙끙거리며이틀이나걸려
서울로가는버스에서까지외우며갔어도
더듬더듬거렸지요.
소리울답지않다고오드리가핀잔하지만
사고때문이라고변명을늘어놓았습니다.
그래서시낭송했다고받은예쁜포도주선물은
사카의가인님께제가다시선물했어요.
노래를불러분위기를더욱살려주신부군과
분위기있는밤을보내시기바란다면서…
오드리가욕심냈지만…
적어도제가느낀문태준시인은삶의진지함이엿보이는
이시대에아주드문시인이셨어요.
제큰아들의생년과같은시인에게서
그분위기를느낀건,그분의시에서가아니라,
그를만나러오는사람들에대한배려심이느껴졌기때문입니다.
그분은적어도그의시다섯편을읽어주기위하여
많은국내외산자와죽은자들의시를거론했습니다.
일본의하이쿠시인에서비롯하여폴발레리,러시아의시인,동요시인윤석중님의시까지
동서고금을섭렵한시이야기를자신의시편마다삽입하여들려주는
성의를보였습니다.그대로서서한시간동안이나…
자기를만나러오는사람들에게오늘무슨이야기를들려주어야
그자신의시간을잘쓸수있을까를고민한흔적이역력히보이는시인,
그는이미유명한시인인데도시공부를위해대학에서
강의를듣는학생신분으로있다는시인의자세가더욱
우리를숙연하게만들었습니다.
사실아직은균형감각도문제가좀있고사고이후로조금쳐져있었어요.
문태준시인덕분에,청담모임에간것은
제삶의명제인"언제나시작"이라는것을
조금앞당기자고,
무엇에나허덕이지않으려고끝까지남아
할수없다면자는한이있더라도제게놓여진
그지금이라는손님을즐기고싶었습니다.
데레사언니도,또다른분들도자고가라는걸
심야버스를타고내려왔습니다.
카타님이터미널까지데려다준시각은사천가는막차가떠난지1분이되었더라구요.
30분기다리니진주로가는막차밤12시심야버스가왔어요.
내삶의주제가"사랑"이아니라
"극복"내지는"회복"이란걸알게된서울행이었습니다.
그생각을정리하게해준문태준시인에게
감사를드리고싶습니다.
황인숙시인이와주어서빚을갚은느낌이었다면…
그분이저를기억하지못해서더더욱행복했습니다.
빙고게임에서커피몇봉당첨된것도행복한일중의하나였어요.
사카에서만나뵈었던모든분들께반가웠단인사를전합니다.
제졸시’연꽃동동’과한민족작가협회의시상식에서찍은사진을본적이있다고
먼저손은내미신처음만남분께
세상이참으로좁기도하다는걸깨닫고
정말보이지않는곳에서도신중하게행동해야할것이라고다잠했답니다.
모두모두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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