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 초록 이야기 29 페로제도의 토르스하운
BY cheonhabubu ON 12. 21, 2009
8월13일일출:5:25일몰:21:36흐리고비오다
토르스하운(Thorshavn)-페로제도(FaroeIsland)
언제이런곳에올거라고는생각지도않았어.
관광으로도신화연구로도,아니면실크로드학회에서도
아니꿈에라도이곳을들릴수있을것이라고는
한번도생각해본적이없기때문에
이페로제도를들린다는일정을보면서흥분했었지.
그래서좀더많은사진을보여주고싶어.
흔히볼수있는풍경은아니니까…
게다가비도조금씩뿌려서분위기는차분했었어.
페로제도는영국과아이슬란드,노르웨이사이에있는여러섬으로이루어진제도로
1948년이후덴마크왕국의자치령이었단다.
2005년부터정치적으로,또는외교권에대한자치권을인정받았고
페로제도의토르스하운은페로제도의제일큰섬인스트뢰뫼섬에있다.
페로제도의여러섬사이에는해저터널이연결되어있는데일정한돈을내고통과한다고한다.
주민의80%가이터널을이용하여이동한다고한다.
그런데우리는그해저터널로는들어가보지못했어.
들어가는입구만보았을뿐이야.
그들의주산업은어업이며연어를양식한다고한다.
이들이쓰는공식언어는페로어이다.
덴마크언어는두번쨰공용어이지만이곳에서는모국어로생각하지않기때문에
페로어와페로식덴마크언어인괴투다뉵스트어.
덴마크언어는제3번째의언어일뿐이다.
정말자긍심이강한민족이라생각되었지.
아침제일처음떠나는버스로8시30분에영어가이드가따르는우리차가먼저떠난다.
날씨는잔뜩흐린데해안가를따라Kvivik으로가서오래된교회를보았다.
페로제도는루터교가국교인데성직자가부족하기때문에
이곳은미사가한달에한번만이루어진다고한다.
세번째주일에성직자가와서미사를드리는곳이라하는데
나무로만든따뜻함이넘치는교회의내부와
그지붕을덮은푸른풀이무척인상적인곳이다.
바닷가한적한곳,사람들의가슴속에기원을담고
이작은성당에서기도를드리는마을사람들의모습이보고싶었지만
잠깐들리는나그네에게이작은마을의사람들이나타나줄리도없었다.
더구나비가추적추적떨어지기시작한다.
성가번호가매일기도를드리러오는사람들이있음을알려주고있었다.
그리고푸른언덕을지나모든폭포가전부가동을하는산들을주변에두르고
빗속을달려하이라이트풍경을바라보며바이킹의유적지로갔다.
그곳은칼라피요르드Kollafjoder를끼고있어서
오는길에피요르드의절경을감상한다.
페로제도
바다의황제바이킹은
바다를터전으로집을지었다.
한지붕아래
오순도순더운정으로살아갔던그곳
세월은흘러
바다는점점그것들은묻어
파도가그들을휩쓸어갔고
동그만언덕
풀꽃무성한둔덕이몇개
흩어진돌덩이가바닷가에누워있다.
그게바이킹의흔적이라고
사라진것은이리도허무한것이다.
그곳에
그들의오늘을살다간사람들무덤이
바다를바라며누워있었다.
아그네스1947년에죽다.
내가나던해에죽은여인
검은비석이그의70세삶을말해준다.
<소리울묵상시>
마을의중심인교회는문이굳게닫혀있었다.
1903년에문을연교회라고건물에높게적혀있었다.
교회뒤를돌아마을로혼자걸어보았다.
게으른고양이한마리가어슬렁거리는골목길에는
사람들의삶이빨래에걸려나풀거렸다.
집집마다아기자기하게고운꽃들이피고이른아침이라
사람들의모습은보이지않았다.
아이를학교에데리고버스에태우는몇사람을보았을뿐이다.
어린이가있는집은미끄럼틀을마당에놓아두고있었다.
삶의편린이묻은빨래들.
언제나나풀거리고있는빨래들을보면왠지콧나루가찡해온다.
어디서나삶이란빨래처럼씻어내야할많은
오욕과회환과,그리고흔들리는갈등과..
부두로걸어나오니허름한공방을수리하는아저씨가보이고
풍덩물질을하러바다로뛰어드는잠수부도보이고,
문명의빨간색플라스틱아이신한켤레가바닷가에버려져있었다.
어느집아이가벗어두고간것일까.
딱우리예서만한신,지난번한국올때신고온신과꼭같은것이다.
유행의전파는장소를가리지않고대륙을가리지않는가보다.
이먼페로제도까지플라스틱신발은유행하고있나보다.
바닷가에서독일인그룹으로다른버스를타고왔던
어제저녁태극기를그려준소년을만났다.
그는이름이요하네스라고한다.
나도"하"라고내성을말해주었다.
거기서내가메모지를흘렸는데소년의할머니가
"하,당신이이걸흘렸어.당신에겐중요한것강아"
하면서주워준다.
우리는서로그렇게소통하며하하웃으며헤어졌다.
그리고슬슬걸어서전통마을인레이나(Leyear)마을로갔다.
아름다운마을이었다.
소년하나를데리고담배를피우는아줌마가
창문의꽃이아름다운집에서나온다.
아이를위해담배를끊어야하지않을까?
길가에아이들이노는놀이터가있다고조심하라는뜻의,
소녀하나가달려가는표시판을세워두었다.
내가궁금하여얼른그림을그려가이드를보여주니까
그곳에놀이터가있다는표시라며비슷하게그렸다고칭찬한다.
기사는바닷가를걸을기회를주겠다고잠깐차를세워준다.
매우괜찮은기사가아닌가?
나는빠른걸음으로걸어모래밭까지내려갔다.
그곳에수염을기른할아버지한분이바닷가에서걸어올라오고있었다.
분위기가매우좋아보이는모습을사진에담았다.
미역이바닷가로내려와무진장널려있었다.
이곳사람들은아무도미역을먹지않는가?
커다란줄기끝에달린미역하나를들고빙글빙글돌리다가
그딱딱한줄기로모래밭에다크게글을쓰기시작했다.
KOREACHEONHABUBU그리고앞에다가는엠이마크하나를그려그앞에서서사진을찍었다.
아무도오지않는바닷가모래밭에파도가밀려오면쓸려가버릴우리의이름을…
이쓸려가버려없어질이름처럼우리의인생은허무한것아닐까?
단지살아있는동안최선을다하는일만이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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