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던 남해바다

호수같이잔잔하던남해바다가

너무나세차게출렁이며

바람소리가거친신음소리를내던태풍이

동해로빠져나갔다는군요.

부산병실까지찾아왔던친구가

광릉숲에서의삶을접고

삼천포집으로이사를오기로정했습니다.

주인이속을썩인다고안달하더니

쉽게잘풀렸는데

그공기좋은곳도사람의마음이상하면

더는살기싫은모양입니다.

다다음주에오기로했었는데

갑자기하루라도더있고싶지않다고

목요일,오늘온다는것입니다.

예림이예서도내일은도착할것이니

덜된집에부산하게이삿짐을부려놓을수도없고.

작정하고온다는친구에게오지말랄수도없어서

‘어차피할일이니그냥어떻게든해결하지뭐’

자기짐부릴공간만비워두기로합니다.

다리병신이엉덩이를끌고좀무거운것은

아래에받침을깔고밀어가며옮기는데

근일년을살림같은살림을안산집안은

도대체어찌해야할지해도해도엄두가안납니다.

친구가또전화가옵니다.

"얘,너내마음대로날짜정한다고화라도내지,

다리도아프면서화를안내니까내가더불안하다.

정말화내고그리좀해.더미안하잖아."

그런데어차피비워주어야할집이고

일정이그리된것일뿐,다른것은없는데

화낼일이아니란생각이들어그리한것뿐입니다.

단지그녀가깔끔하게비워둔집에들어오지않는것이,

얼마간복잡하게우리짐과살게될것이

불편한거니까네가참아야할것이라고말했는데…

내삶의방식일뿐일부러화를참은건아닌데…

전분명내가잘못한일이없는데도

갈등의상황이깊어지면일단내가잘못했다고

먼저말하는습관이있습니다.

일단평화로운분위기를만들수있으니까요.

남자둘은정말단1분도내게할애할시간이없습니다.

다리아픈내게이모든걸맡길수밖에없다는걸압니다.

분류는주인이다해놓고도우미를불러야하는데

어질러진집을보고간아들이갑자기아줌마둘을불렀군요

어차피온사람을돌려보낼수도없어

어제하루대충정리는끝났습니다.

휠체어를타고,앉아서기어다니며,내가할것이더많더군요.

복많아서그동안편히지낸것이실감나던며칠,

안아팠으면매일매일이이랬을것입니다.

오늘오후에친구짐이올것이고,

그리고준공끝나고마무리공사가다되면

또이곳에서우리짐이남해로갈것입니다.

사는일이다이사가는일처럼복잡하다면

살지못할것이겠지요.

그러나남보다는조금더많이이사를했을테지만

평화로운날도있고심심한날도있고,

그런다양한삶의조각들이모여

내유장한한평생을만드는것이라고…

이다리도언젠가는우뚝서게될것이라고…

출렁이던남해바다가다시잔잔해지는것처럼…

한동안정신없이바쁠것같습니다.

이다리로도…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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