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이기는 지혜

<그린란드일루리사트의빙하>

새벽6시에일어나수영장을나가던버릇으로차에올랐습니다.

영하9도.올들어가장풉운기온입니다.

회오리바람에새로지은비닐하우스가날아가려던어제저녁이었습니다.

요즈음계속아침기온이영하5도였는데,남해사는후배하나가

‘얼지않는남해’라는글을올리자말자

남해가영하권으로들어섰다고속상해하던일이생각납니다.

바야흐로남해마저도영하권이들어선지제법며칠이계속되고

오늘영하9도까지내려갔습니다.

갑자기전화벨이울리더니

“집에물이나오지않습니다.”

따뜻한남쪽나라라고방심하고물을틀어놓지않은것이화근이었습니다.

황급히되돌아와애를태우며비닐하우스에들어있던물을길어다끓이고

수도관주위에불을지피고,온갖지혜를짜내어

수도관을녹이느라한동안부산을떨었습니다.

남쪽지방은해동을위한열선을갖춘설비사가별로없다고하니,

갑자기닥친불행에대처할별다른방법이없었습니다.

여태껏은얼지않는따뜻한남쪽나라였기때문입니다.

미국버밍햄에서아들집에있을때갑자기폭설이내렸는데

모든시민들에게차를끌고밖으로나오지말라고

경보방송을하던생각이납니다.

온도시에제설차가없었기때문이랍니다.

평소에눈이잘오지않았기때문이기도했지만잠깐동안햇볕이나니

금세다녹아버리는눈을가지고호들갑을떨던

허약한선진미국을본경험이있습니다.

<그린란드누크에있는한스에게데동상>

<그린란드아이들>

<이누이트의후예-시시미우트에서>

동토(凍土)의땅그린란드에는오래전사라진사람들과문명이있었습니다.

984년부터500년간아이스란드에서추방된바이킹정착민들이그들입니다.

이들은성당과교회를세우고,라틴어와고대노르웨이어로글을썼고,

철로연장을만들고소와양,염소도키웠습니다.

기록에따르면1000년경에는그린란드인구가

거의5000명에육박했다고합니다.

그런데유럽의최신유행을따라옷을입고유럽식생활을하던그들이

어느날갑자기사라졌습니다.

1500년대후반부터유럽인들이그린란드를다시찾았을때,

그곳에는잘지어진중세유럽도시의흔적과

추위를이기는지혜로살아간이누이트족들만이남아있었답니다.

제러드다이아몬드가‘문명의붕괴(Collapse)’라는책에서소개한사례입니다.

바이킹정착민들은오랜기간척박한땅에서살아온

이누이트들과교류하지않았습니다.

이누이트들은지천에널린눈으로이글루(igloo)라는집을짓고,

고래와바다표범의기름을태워집을난방하고불을밝혔습니다.

배를지을때는골조에바다표범가죽을씌워서카약을만들었습니다.

우미악(umiaq)이라는이름의이배를타고너른바다로나가

고래를사냥했습니다.

고래는먹을거리가부족한그린란드에서아주훌륭한식량원이됐습니다.

이외에도벙어리장갑,작살,부레로만든부표,개썰매등

1500년대후반부터,1722년에그린란드를찾아간선교사

한스에게데등사라진바이킹들을찾아온유럽인들은

흔적도없는바이킹의후예대신

이누이트들의훌륭한생존기술을만나놀라워했습니다.

그들은바이킹들이자연적,사회적환경의변화에적응하지못했기때문에

망하고마는결과를맞게되었다는것을여실히증명하는사례라생각했습니다.

바이킹들은에스키모=생고기를먹는사람이라는이름으로,

이누이트=참사람들을경멸한벌을톡톡히받은셈입니다.

이즈음의기상의이변이천재가아닌인재라고들말합니다.

오염된지구로여름에는지구온난화가문제라고

뜨거운여름날에대한우려들을하고,

이렇게생각하지도않는극심한추위에는심각한환경오염내지생태계파괴가부른재앙이라고우려들을하고있습니다.

그렇지만이런변화는이제현실입니다.

그러니모든경우의수에대처할수있는방법의모색도

중요한일이라생각합니다.

따뜻한지방의행정당국에서도월동을위한장비를갖출수있도록

신경을써야할일이고,

우리보통사람들도평소에이런변화와환경에대한심각하고도구체적인

새로운관심을두어야할일이라고생각합니다.

뜻하지도않게따뜻한남해지방에찾아온이기상이변을두고

오늘아침성당에서만난분들은난리가아니었습니다.

아파트가아닌곳에사는분들의대부분은

수도가얼어고생들을했다는이야기,

이곳에살고이런추위는처음이라는이야기.

우리도이제이누이트족들의지혜를배워야만이겨울을견디어나가겠는지…

잠깐의방심으로물을틀어놓는간단한방법마저도잊어버리고

복잡한과정을겪어야했던어리석음을스스로심하게꾸짖고있습니다.

유비무환의정신은언제어디서나갖추어야할덕목이아니겠습니까?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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