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밤에관한이야기는참으로그윽하다.
여행지에서달을만나면얼마나그정취가더하는지모른다.
특히나한려해상국립공원에,아라비치에뜨는보름달은환상적이다.
비가온다는예보는있었지만비가오지는않았고,
구름이한번씩달을가리는그신비스러운모습이한층맛을더해주었다.
스페인의어느아름다운해변에서일렁이는달그림자를보며
밤을새워이야기를나누었던아름다운친구가떠오르는밤이다.
미국그랜드캐년국립공원에캠핑코너에서바라보던바로손끝에닿던달도
보름달이었다.
사흘을연박하시는ㅎ사장님가족네분이베란다에서오리고기를굽는다고
오라고한다.
마침수산센타의단학횟집에서보내온생선서더리(회뜨고남은뼈)로
뽀얗게우려낸생선지리탕이맛있게되었길래한대접담아가지고건너갔다.
그들은아라비치에서잡았다는바지락으로국물을내었다고한다
시원하게얼린청하한잔을권하면서너무아름다운곳을알게되어
행복하다고말한다.
밤바다에서일렁이는달그림자를보며그들은소설처럼이야기를내놓는다.
김장철에김치500포기담는이야기며
텃밭에심는야채이야기며딸자랑이며,사는이야기가저절로터져나온다.
아라클럽에오시는손님마다다이런사는이야기를나누는건아니다.
둘만의오붓한시간을즐기러오신손님을배려하여그분들에게시간을드린다.
차병원의안강교수님같은분은
"막걸리나한사발나누면서우리이야기하게한번모입시다."
또혼자오신설계사분은
"살면서어떤말이삶의좌우명이되던가요?"
그러면서저녁밥을한자리에끼워달라고하셨다.
<언제나시작>
그때내가대답했던말이다
어떤날밤에젊은스타일리스터는기어이나에게까지,눈물나오게만드는
옛이야기를끌어내고야말았었다.
그모든사연은달밤이기에가능한이야기가아니었을까?
모든손님들과이런소통이이루어지는건아닐지라도
적어도홈페이지를보고이용후기를읽고사전지식을가지고오시는분들은
우선친근감을갖고단하루,또는2-3일의별장에서별장지기와친해지려는
마음들이보인다.
손녀딸예림이에게보름밤에달이사십리를간다는이야기를하니
"할머니는어디서그런이야기를다알아내셨어요?"
갑자기어디서주워들은이야기인지알길은없다.
단지보름달이야기라잊지않고있었던것뿐…
우리부부는부부대화운동(ME)의파생프로그램인혼인강좌의봉사요원을오랫동안해왔다.
요즈음은성당에서혼인을하려면혼인강좌이수증이있어야성당에서혼인을할수가있어
혼인할사람이의무적으로들어야하는강좌이기도하다.
그강의의내용이란혼인생활에관한정보를주는목적도있지만
인간관계에대한전반적인카운셀링이라할수있는강의이다.
새로이접하게되는배우자와속한,낯선인간관계를친숙한관계로만드는
일종의대화법의훈련과정이라말할수있다.
끌어내는동기유발의서두로사랑을배우게된근원적인이야기가한몫을한다.
소리울에살때젊은대학생들이농활을위해왔었다.
동네이장의요청으로그들을초청하여두어시간대화를나누었던밤도보름밥이었다.
그들과의대화는사랑이야기였다.
굶은친구를위해점심도시락을하나더싸주시던남편엄마의사랑이야기.
쉰살에낳은막내딸을위해찬신발을연탄아궁이에데워주시던하약국내아버지의사랑이야기.
도포자락휘날리며학교마당을들어서셔서교실뒤편에서서수업참관을하시던모습.
우리부부가동기유발로끌어내는이야기를통하여
학생들은사양도거리낌도없이자신의어린시절을추억하며부모님의사랑을건져올렸다.
"이제생각해보니그게사랑이었어요"
누에가실을뽑듯이술술풀어나가는이야기속에
왁자한개구리소리가멀리들렸었고높이높이달은훤하게떠있었고
고즈넉한밤이깊어갔다,
드디어교통사고를당한학생아버지의이야기는아득한슬픔으로모두의눈에는눈물이고였었다.
그날모인여섯명중하나도같은사연이없었던건,모두가다른환경속에서살았기때문이다.
미국의심리학자미셀다인박사는"몸에밴어린시절"이라는책에서
내재과거아-內在過去兒라는용어를쓰면서
각자의안에는어릴때자라온환경에따라형성되어온성향의나와,
교육에의해길들여온현재의내가공존한다고했다.
아라클럽에오시는다양한손님들의내재과거아들이그윽한밤에살아난다면
그들이여행지에서더더욱서로서로대화로서가까워질수있을것이다.
보름밤이주는색다른분위기는아라클럽이주는또다른맛이다.
서로를친근하게이끄는묘한분위기.
서로를깊게이해하게되어결혼하게되었노라고
꼭다시오겠다고이용후기를써올렸던바로그분도아마
달밤아라클럽204호에서이루어진사랑이아닌가생각된다.
보름밤은모든것을그윽하게,달콤하게,그런사랑을만들어
조금은참아내며조금은슬프고아픈사랑을기억하게하지만
결국은아름다운이야기를만들어내는요술램프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