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번째청담시낭송회
이시대에통섭이론이대세입니다.
시인은시종일관통섭에관하여이야기를하고있었습니다.
시인의입으로통섭이란단어를구사하지는않았습니다.
노장을이야기했다가공맹을이야기했다가
그모두는서로통한다고말하고있었습니다.
그옛날에화랑도가그러했고,또
내가오래매달렸던매월당김시습도
무위자연의도를찾아노장사상에심취했었고
설잠이라는법명으로스님의법도를따르고자했으며
유가적인인의예지에입각한성인이되고자유랑했던
원융한사람이었습니다.통섭의달인이라고나할까요?
소설가,방송진행가,출판인평론가이기도한장석주그분은
자신을시인이라소개했습니다.
그리고시인의시는우주비밀을담은압축파일이라고했습니다.
자신의이름에가운데글자인
‘석‘자를빼면장자의이름인장주라고도소개했습니다.
아마도자신의서재‘호접몽‘도그렇게지어진것인가봅니다.
그분의15번째시집주역시편‘오랫동안‘에서발췌한
‘하루’를비롯한여섯편의시를낭독하고난후
‘달아래버드나무그림자‘가가장주역의정신에가까운시라고
한편더읽었습니다.
사실독자가낭송하는시간이있는줄알고저는이시를암송해서
남해에서사카까지4시간이나걸려서갔었습니다.
누가오라고하는사람아무도없는곳으로말입니다.
얼면얼지않고,늦지않으려면늦어야하고,가지않으려면가야하고,
오지않으려면와야하고,죽지않으려면죽어야하는것,
이시에서도통섭은이루어집니다.
줌으로써받고용서함으로써용서받으며
자기를버리고죽음으로써영생을얻기때문입니다.
<성프란치스코의평화의기도>
너무나같은원리가아닙니까?
그리고오랫동안이란시집에있는건아니지만
<우리에게더좋은날이올것이다>라는시한편을더외워갔더랬습니다.
우리에게더좋은날이올것이다/장석주
너무멀리와버리고말았구나
그대와나
돌아갈길가늠하지않고
이렇게멀리까지와버리고말았구나
구두는낡고,차는끊겨버렸다.
그대옷자락에빗방울이달라붙는데
나는무책임하게바라본다,그대눈동자만을
그대눈동자속에새겨진별의궤도를
너무멀리와버렸다한들
어제와서어쩌랴
우리인생은너무무겁지않았던가
그무거움때문에
우리는얼마나고단하게날개를퍼덕였던가
더이상묻지말자
우리앞에어떤운명이놓여있는가를
묻지말고가자
멀리왔다면
더멀리한없이가버리자
그렇게회복을꾀하는시한편의의미를생각해보았습니다.
동지의괘인복(復)괘한없이음의기운,밤이길이가가장긴시간이지배하고있어도
그속에양의기운하나가가장아래쪽에서자라납니다.
점점낮의기운인양이한껏자라나면,드디어
하지,태(兌)괘가되더라도그곳에도가장위에음의기운하나가도사리고있지요.
회복을알리는신호등처럼..
이렇게주역의이론은태극의건괘에서64괘에이르는동안성장소멸을반복하고있습니다.
우리의인생이그러하듯이…
저는개인적으로위의시가말해주는끝간데없이가버리면
언젠가는다시좋은날이돌아오는회복의의미가담긴그분의이시가좋았습니다.
그리고그분의주역시편에담긴숫자의의미가무엇인가
골똘히생각하다질문해보았었습니다.
그러나그건그분의마음의행로였나봅니다.
괘의번호도효의번호도아닌비밀같은게숨어있을거라합니다.
그건시인자신의것이니알필요도없었던걸물었지요.
근원적인슬픔이묻어있는시인의시라는말이왠지서글퍼졌습니다..
장주는아내의죽음앞에서바가지를두드리며노래를불렀던,
죽음을이방에서저방으로가는걸로비유했던사람이지요.
생명저편에죽음이있지만회복의의미가담겨있어
그죽음에도삶의지혜가숨어있는걸,굳이슬픔이라고표현해야하나
의심하고있을때,어떤장황한분이질문대신읽은시낭송이끝나자
시인은자살을막은시인의시한편을예로들어주었습니다.
아마도그런시편이올해안에또나오게될거라고…
슬픔만이아니어서다행이었습니다.
일년에책천오백권을사는분,
무수한독서량..난독증증세가오고있는제게불가사이한숫자입니다.
두어달대학기숙사에서쉴수있는여유도부러웠습니다.
그정보로어느날나도시도해볼수있을까요?
캐나다에서온마이란,꼭들리라는부탁도못한채,
그리고더인사를나눌이웃이있는지알아볼사이도없이
황황히나왔으나삼천포로향하는막차는이미떠나고
진주행10시10분발버스를탔지요.
밤2시도착,오라는사람도없는데정말8시간이나걸려그곳을왜갔는지
누가들으면미친여자라할겁니다.
누가억지로가라면절대로가지않을일을…
시낭송회가도대체제게무슨의미란말입니까?
봄비도오는오늘,몸은노곤하게지쳐도의식은살아
저를지배합니다.
노장사상,불교사상,성리학의형이상학적체계구축에그이론적기초를제공한,
서구과학기술문명이초래한심각한병폐를극복하는데도주목되고있는,
지혜의책주역이나읽어볼까합니다.
무의식상태에서한페이지를펼치니
풍천소축괘“뜻대로안될때는반성을하라”
아마도내가몸담고있는창선의아라클럽을두고하는말인듯합니다.
안동서온손님한팀이묵고있었습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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