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치에서의 사유

해수욕장은

해변을그저여름한철물놀이장소로제한시키는이름입니다.

해수욕장은유독모래밭이있어야만하지만

모래사장이있든없든해변은바닷가전체를뜻합니다.

해변은어느철이든누구든산책하고사유하기좋은곳입니다.

이즈음의아라비치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바다는,그파도는

온통나에게만말을걸고

내안으로자맥질처들어옵니다.

바다를건너온바람은나에게만다가와

세상의수많은이야기를전해줍니다.

그러나이바다를돋차지하는행운은

선택하는모든사람들이누릴수있습니다.

여름피서철만바다로간다면이신선하고고요한

바다와의대화를어찌시도할수있겠습니까?

오늘밤은세자매와젊고멋진어머니가

이아라비치와의대화를시도하고있습니다.

그들은오늘밤단한방의손님으로

호젓하게아라뜨락에서자라는상추잎에

숯불에구운고기를올려

맛있는저녁을먹으면서도란도란이야기꽃을피웁니다.

기어이조그만자쿠지에옹기종기모여앉아

뜨거운물에몸을담그고바다를바라봅니다.

이해변에휘늘어진소나무가바람을맞이하고있습니다.

파도가들려주는이야기를귀기울여듣고있습니다.

모래밭이아니라고거들떠보지도않는이해변을

안타깝게보고있는듯합니다.

조그만조약돌에,기어다니는작은게에도

얼마나많은사연이담겨있는지

여기앉아물수제비를뜨면퐁당퐁당잠겼다일어나는

돌이물고기처럼뛰는모습이얼마나예쁜지

아라비치언덕에서있는아라클럽의국화가

어떻게자라는지

가을이면얼마나향기로운꽃들로피어나는지를

다말해줍니다.

그사연은보이지는않지만안으로안으로

나이테에고스란히새겨지게될것입니다.

영원한것이없는이세상에서

소나무의목문이드러날즈음은

해변이산으로변해있을까요?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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