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에 맞추어 살아내기

이가을처음으로프레시안의인문학학교에서내게권한책은회남자입니다.

<회남자(淮南子)>라는불후의걸작은

회남왕유안(劉安)은천하의인재들즉‘3천빈객’을불러모아,

그중특별히우수한다수의인재들을선발하여

그의직접적인주도하에<회남자>라는대작을완성하였다.

<회남자>는여러지식인들이참여한일종의집체(集體)저작이되는셈이다.

한편,개인사적으로보면회남왕유안은참혹한비극의주인공이라할수있다.

그의아버지유장(劉長)은한고조유방(劉邦)의사생아로,

자기어머니의비극적인죽음문제로고민하고방황하다가

결국역모를꾸몄다는혐의를받고자살하였다.

유안자신도이러저러한이유로결국에는그의아버지가걸었던길을다시걷게된다.

이러한배경을안고태어난<회남자>는문화사적으로보면

중국문화의원형을품고있다는의미를지닌다.

그러나지금이시대에도한결같이우리의내면을가꾸는새로운교과서로

이가을에권할만한책이라할수있다.

강의를맡은교장선생님의말씀입니다.

인간은‘때’에맞추어살아야한다:시령론(時令論)

적극적으로권하는이책에서가장가슴에와닿는내용은

시간에관한이야기,시령론입니다.

냉장고에들어있던수박맛이확달라졌습니다.

한림원에다닐때노주선생님은주역의원리를말씀하시면서

요즈음은주역이맞지않는다고했습니다.

겨울에도오이를먹을수있으니시간이나계절을거스르는일이

비일비재하니당치않다고하더군요.

자연적인삶이란계절에따라기후가다르듯이

그계절에걸맞는음식이그때가장영양가있고맛있는음식이란말입니다.

비나구름이나그런것또한자연의순환으로움직이는것이지요.

봄여름가을겨울을때에맞추어농사짓고

그래서농가월령가로농사짓는사람들을게으름피우지말게만들었던것입니다.

이런시령이관한일을확실히증명하는것이,냉장고에들어있던

처서지난수박맛이말해줍니다.

제철음식을찾는이유도여기에있습니다.

그러니

인간의이상적인삶의방식은무엇일까요?

<회남자>에서제시되는인간의바람직한삶의방식인‘시령론’이

지금이시대에오히려신선합니다.

동양의전통적인사고에서시령론이란

‘법천’(法天)즉자연을본받아사는것으로이해되어왔습니다.

그런데<회남자>에서는기존의‘법천’사상을보다구체화시켜

시령(時令)사상으로발전시키고있습니다.

막연히자연을본받는다가아니라,

인간은자연의리듬즉계절의변화와때를살피고

거기에합당한삶을살아야한다는생각입니다.

이러한시령사상은당시에유행한음양오행론과결합되어,

‘때에맞지않은행위를하면하늘의재앙이내린다’고하는일종의주술적인

‘재이론’(災異論)으로까지발전되었습니다.

결국우리는이자연을거슬러사는방식을택하다가

요즈음같은국지성소나기,지구온난화와같은심각한

위험을당하고있는것이아니겠습니까?

오늘아라클럽에서는도라지를파냈습니다.

그리고아들이하와이에서가져온향기나는꽃씨를뿌렸습니다.

봄에씨를뿌려야시령에맞는일인데

남해는따뜻한곳이라시험삼아마르고시들어진꽃들을파내고

새로심는일을했습니다.

오늘접해본회남자의철학으로사는일또한힘든세상입니다.

그러나무슨일이든시와때를알아살아내는일이

가장지혜로운일이라여깁니다.

계절음식을찾아먹듯일도시와때에맞게.

내나이에걸맞는일을찾아할수있는환경이었으면…

좀더서서히더자세히회남자를음미할일입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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