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홍의 세계 지리산 피아골

천자만홍(千紫萬紅)의세계지리산피아골을다녀왔습니다.

지리산과섬진강은천혜의절경이빚어내는보물같은지역입니다.

소해(素海)라는호를가지신최근에사귄선배님부부를모시고

지리산구경을시켜드린다고길을나섰지요

이날저도운향(蕓鄕)이라는고상한호를가진여인이었어요.

두부부는박경리선생의토지무대인평사리를지납니다.

그리고화개장터에서최고로참게탕을잘하는집에서

늦은점심을먹었습니다.

우리들의대화는주로

지금의얄팍한소설들을우려하면서박경리선생의

언어의연금술을,

그분의철학을,그분의집요한의식세계를존경하면서

그런걸대화로삼으며길위에섰습니다.

오늘의지리산단풍구경은

모처럼참으로한적하고좋은여행이었습니다.

피아골

피아골은이강천감독의1955년당시

국민배우김진규허장강이예춘등이나오는

대한민국의유명한반공흑백영화제목이기도하지요.

옛날이일대에피밭(稷田)이많아서‘피밭골’이라는이름이생겼고

이것이변해피아골이되었다고합니다.

임진왜란·한말(韓末)격동기·여순반란사건·6·25전쟁등

싸움이벌어질때마다많은사람이이곳에서

피를흘리며목숨을잃었다해서

피아골이란이름이붙었을거라고오해하기도하지요.

해마다10월말에는전국에서모이는등산객들이피아골단풍제를지내는데,

이산신제는1977년부터의연례행사라합니다.

올해는단풍이조금늦게들어11월3-4일이축제일이래요.

단풍이최고로아름다운피아골,

전라남도구례군토지면(土旨面)내동리(內東里)소재

연곡사에서반야봉(般若峰:1,751m)에이르는연곡천계곡.

길이약20km.지리산제2봉인반야봉의중턱에서발원한맑고

풍부한물이임걸령·불무장등의밀림지대를누비며

피아골삼거리·연곡사등을지나섬진강으로빠집니다.

이곳의진한단풍의색깔이며폭포·담소(潭沼)·심연이계속되는

계곡미가얼마나뛰어난지!

삼삼오오짝을지어사진을찍느라바삐움직였어요.

특히이곳의단풍은지리산10경(景)의하나로손꼽힙니다.

지리산10경

노고운해(老姑雲海)·

피아골단풍·

반야낙조(般若落照)·

섬진청류(蟾津淸流)·

벽소명월(碧沼明月)·

불일폭포·

세석철쭉·

연하선경(烟霞仙景)·

천왕일출(天王日出)·

칠선계곡

저는이중에서천왕일출과연하선경칠선계곡은보지못했어요.

언제다볼수있는기회가있을겁니다.분명히!

지리산은어머니품처럼얼마나그치마폭이넓고깊은지.

돌아오는길에배밭을지나게되었어요.

벚꽃은하롱하롱지고있을때배꽃이아래에서피면

숨막히는절경이펼쳐진다고말하려할때였어요.

선배님은시심이발동하여

이화에월백하고은한이삼경인제…

배꽃에대한이조년의시조를외시는겁니다.

일지춘심을자규야알랸마는

그구절이생각나지않아서안타까워하셨어요.

저는그구절을입으로중얼거려드렸어요

그리곤

다정도병인양하여잠못들어하노라

자연스레나오는이조년의시조의결구까지

둘이서꿰어맞추듯끝낼수있었습니다.

나이들면죽어야한다는말은이럴

우리스스로가중얼거리듯하는말이랍니다.그렇지요?

판사가말잘못하는노인보고하는말이아니라…

잘알던싯귀도잊어버리고입에서줄줄나오질않고..

그렇지만늙어도시심도남아있고애정도남아있고…

어쩌란말인가요?

우린아침에카톡으로온

"사랑해"라고말하면"나도"라고말하지말고

"나도너를많이사랑해"라고말하라.

"아파,"라고말하면"악먹어"라고말하지말고

"어디가많이아파?내게좀기대"라고말하라는

좋은말들을읽어가며오늘의첫기도처럼하루를사랑으로살아갔습니다.

다이돌핀이많이도생성된하루였어요.

자랑치곤좀심했나요?

우체국장마누라는절대로이런구경못해보았을거라면서

해묵은시시껄렁한농담도해가면서…

보름달이화투짝의팔공산처럼앞산에걸려있었지요.

가을여행가볍게떠나보세요.

아라클럽으로오셔도좋습니다.

지금한려해상앞바다엔보름달이내려와앉아놉니다.

가을바다도좋습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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