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칩! 봄이라네

3월5일은경칩(驚蟄)

바야흐로개구리가잠을깨는계절봄이다.

고산윤선도는봄의의미에대한책문(對春策)에봄을이렇게말했다.

봄이란무성하고온화한기운이온세상에가득피어올라오는계절이다.

그래서오로지믓생명의심장을울려만물을이루어자라나게하는일을일삼는다.

때문에봄의작용은낳음(生)이다

여름의자람(長),가을의이룸(成),겨울의갈무리(藏)에역할은다르지만

자람,이룸,갈무리가낳음이아니고서어떻게작용할수있겠는가?

이때문에봄은네계절을두루꿰뚫고만물이봄을바탕으로시작되며

한해의머리가되는것이다.

봄이오는길목인입춘에우리는입춘대길(立春大吉)을대문에붙이고

한해의행운을기대했다.

얼었던흙덩이를갈아무언가씨를뿌려농사를지어야할때다

윤선도가봄의의미를쓴가장큰이유는

봄은사람이지켜야할도리인의예지(仁義禮智)사단(四端)중

제일첫머리인인의다른이름인사랑을말하고자했던건아닐까한다.

봄은땅속찬기운이봄의온화한기운과다투어

하나가되려고하는몸부림이라할수있는건아닐지.

하나가되는건사랑의작용이기때문이다.

봄이사계절중제일처음이듯이인,

즉사랑은사람이지켜야할도리의근본이다.

한의사이셨던필자의아버지는입춘우수경칩청명네절후에는

반드시보름만에한번제사상을차리고음식을만들어이웃과나누었었다.

그리고는우리에게자연의조화는부모의사랑과같다고하셨다.

우리의의식밑바닥에는자연에대한외경감과친근감과

원초적신화의식이깔려있는게아닌가한다.

아버지는자연의우호적인측면을부모의자애로여기고

봄이되면그분의자애를바라는의식을했고

만약자연의재앙이오면부모의꾸짖음으로아셨다.

우리아버지그아버지로부터그런의식이없었다면

우리는봄을찬미하는온갖노래와축제,그림,신화를갖지못했을것이라고

지금이나이에야아버지의뜻을깨닫게된다.

자연을법칙으로파악하여문명을일구어내는것도인간의숙명이지만

자연의의미를엿보고삶의의미를넓고깊게하는것도

사람이라면행해야할진실한모습이다.

천지의큰덕은생명성,즉낳음이고또이미생겨난만물은살아가게마련이다.

그런희망이없다면봄의의미가없어진다.

그러기에만물은사랑으로연결되어있다.

모든만물은사랑의원리가지배하고만물의존재이유는사랑을실현하는것이다.

봄은수억년을두고오고갔지만봄의의미를되새겨보는누군가가없다면

봄은수억년을두고오고간그봄일뿐이다.

그러나봄이오면“아,봄이왔구나.”“희망의봄이로구나!”하고느끼고말하는

내가있기때문에봄이봄이,되는것이다.

그래서생떽쥐베리도그의사랑이있는풍경에서말한다.

‘나는사랑으로완성되고,사랑은나로인해완성된다,’

윤선도도시간의처음인봄을제대로파악하고,

사단의처음인인,즉사랑을제대로일으킨다면

온천지는정치이거나세상이거나사람이거나간에

다제자리로돌아갈것이라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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