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에는유난히제손을혹사했습니다. 손이몸에비해작지만예쁘다고말하는분들이많았습니다. 제가어렸을때에는요. 그런데손을혹사시키는일이많아지면서부터미운손이되어갔습니다. 게다가장갑을끼고일을하는버릇이안되어있어서 그냥물에손을담그거나무엇을까거나하기때문에 손을다치는일이많습니다. 소리울에살때에는손가락마디가아파서정형외과에갔더니 "그손관리좀하시오 글이나쓰고할손을잡풀이나뽑고밭이나매니아픈게당연하지요. 또병원오시면안고쳐주겠소." 그의사선생님은남편과사진동호회회원으로 수필가이시기도하셔서글쓰는사람이 밭이나매고풀이나뽑는다고안타까워하셨지요.
밤을50킬로그램까서갈무리했고 감을300개쯤까서말랭이를해큰아들과선배님집에좀보냈습니다. 0양도조금가져갔지요. 국화를따서말렸고키위를50개쯤잘라말렸습니다. 그런게다손을사용해야하는데밤을까다가는왼손바닥쪽이좀굳어진것같고 감자를까다가오른손손가락을많이다쳤습니다. 그래할수없이장갑을끼어야설거지라도하는데습관이안되어일이잘안됩니다.
"엄마가보시면얼마나마음이아프실까?" 제손을들여다보시던선배님집형님이말씀하십니다. 그래서저보다더많이일하시던어머니가보고싶었습니다. 이미저세상으로가신.. 오늘은좀한심해서손을들여다보다가 장난이하고싶어졌습니다.매니큐어를칠하다가지우고다시칠해보다가 사진을찍어보기로합니다.그나마왼쪽손을요. 참으로꼴볼견이고흉합니다만 이것이제본모습이니그냥담아봅니다. 주름이너무많아흉하고가운데손가락마디는굵어져서많이아픕니다. 그렇지만이손으로하루에얼마나많은일을해내는지 친구들이제발손에예의를좀지키라고말합니다. 그래서정호승님의<손에대한예의>라는시가생각났습니다. 열심히읽어보고제마음에담아두려고요.
정호승
가장먼저어머니의손에입을맞출것
하늘을나는새를향해손을흔들것
일년에한번쯤은흰눈송이를두손에고이받들것
들녘에어리는봄의햇살을손안에살며시쥐어볼것
손바닥으로풀잎의빰은절대때리지말것
장미의목을꺾지말고때로는장미가시에손가락을찔릴것
남을향하거나나를향해서도더이상손바닥을비비지말것
손가락에침을묻혀가며지폐를헤아리지말고
눈물은손등으로훔치지말것
손이멀리여행가방을끌고갈때깊이감사할것
더이상손바닥에못박히지말고손에피묻히지말것
손에쥔칼은항상바다에버릴것
손에많은것을쥐고있어도한손은비워둘것
내손이먼저빈손이되어다른사람의손을자주잡을것
하루에한번씩은꼭책을쓰다듬고
어둠속에서도노동의굳은살이박힌두손을모아홀로기도할것
이곳은남녘이라꽃사과나무에봄처럼꽃이피었습니다.
꽃사과열매도아직따지않았는데그건어쩌라고꽃이피다니요.
배롱나무에도잎이다졌는데빨간새순이돋았어요.
오늘밤은추운데잎이얼면어쩔려고..
꼭여름처럼너울너울꽃도피어바람에나부끼는군요.
<소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