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가와 여고 동창회

경칩입니다.

아라클럽언덕에뽀오야니쑥이돋아

유혹을뿌리칠수없어서조금캤습니다.

금방칼을댔는데시장에서오천원어치샀던것보다더많아졌습니다.

경칩이라니이제봄인데오늘은바람이좀더많이불고

기온도뚝떨어졌네요.

남해에사는여고동창회모임입니다.

감기가너무심해지난달에가지못했더니

여고교가를복사해가지고나와시작전에한판부르고

점심을먹게정했나봅니다.

악보한장씩을나누어줍니다

.

오늘도진리의휘영청푸르름아래

비봉산초목들이피고지고겸양하듯

남가람고운물이흘러흘러한결같듯

그리하여마침내이내몸이

큰하나에맺혔음을배움으로애오라지

멈후일을기약하는저희들.

교가의가사가진부하지않고너무고급스런언어를쓴것같지요?

청마유치환선생님이가사를쓰셨어요.

한창감수성예민할때에부르던노래라세월이많이흘러도가사하나잊어먹지않고

잘도불렀습니다.

횟집에서회를먹었습니다.

요즘나오는거라새조개라는것과멍게와또싱싱한갓건진생선회들..

쑥을캐다늦어서조금지각했는데내가앉을상에앉은선후배들은내가올때까지

열심히먹지도못하고젓가락을더디움직이셨나봅니다.

자연옛날이야기가나옵니다.

겨울대구를50마리씩이나말려밤이면뜯어먹었다는이야기.

김을너무많이먹었다는이야기에

“남해분들은너무부자로살았나봐요.

난굶지는않았는데이야기들어보니너무불쌍하게자랐네요.“

내이야기에와그르웃었어요.

“남해서진주여고에가려면하숙비도있어야하고학비따로보내야하니까

못살면못보내지,좀산다고해야진주까지보낼수있었지.“

“우리집은동지무렵에대구겨우두어마리사서뽀오얀고니넣고끓여

동네분들과나누느라나는국이목에넘어갔는지도몰랐지요.

김이나계란찜은아버지상에올랐다가상이물려나와야

잘게찢어서한입밥에얹어먹곤했었지요.

그나마막내라고저는계란찜도김도오빠들보다는조금더얻어먹을수있었답니다.“

약국집이었고종가집이라열두제사를지내느라지난제사음식이날마다조금씩은남아있던집이었는데말입니다.

솜씨좋은어머니는아버지를찾아오시는환자들에게맨잎으로보내면안된다고식혜며정과며수정과,동지를지나면슬슬얼린팥죽이길손들의간식거리였는데남해선후배님들을보니너무나풍부하게사셨던것같습니다.

서울에서멀리떨어진유배지남해였지만유배오셨던고급디엔에이를가진분들이유전자를퍼뜨려

영리한남해분들은척박한환경을이기며부지런히움직여서지금다윤택하게사시는것같습니다.

삼천포보다물가가더비싼데도그걸불평없이살아가니말입니다.

사월은꽃놀이를하자며헤어졌습니다.

벚꽃나무그늘아래진주여고교가가물려퍼질것같군요.

배움으로애오라지.먼후일을기약하던그때의소녀들은사라지고없는데…

회원중에군위원으로나오는분도있다고하고참여러모로잘사는자랑스런분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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