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엄마랑편히잘사세요" 삽에다흙을퍼아버지어머니의유골함위에살랑살랑뿌리면서 그,분아들상현은드디어끄이끄이울었다. 입관예쩔때누나가대성통곡을해도울지않던그였다.
생전에타지못하던길고까아만리무진을타고그분은삼성의료원장례식장을출발했다. 그리고세종시은하수공원에서한시간반만에흙에서온사람은한단지의흙으로 변해작은항아리에담겨졌다. 대전현충원. 고인의유택에도착했다. 2시에현충원에서하는예식이있다. 고인이시누이와함께살던시절, 모든친척들은그분의존재가치를알지못했다. 모두그분의아내를힘들게하는분으로생각하고있었다. 그런데그분은보통사람과다른생각을가져서가족들에게조금신경쓰게했을뿐, 아무것도잘못한게없었다는걸 그분의죽음으로보여주신다.
그의아들상현은아버지를이렇게기억한다.
"
여행을자주다니고싶어하여가족들을힘들게하신걸, 식사시간에길게기도해밥이식게하신걸, 쓸데없는곳에선물사며돈을쓰고싶어하신걸, 열광적으로시도때도없이크게노래하신걸 돌아가시기며칠전에노란색밤색캐시미어양복두벌맞춰입으신걸, 모두이상하게생각했을뿐,그분의생각이얼마나드높고잘사신삶이었는지를알지못했다.
화장한봄날같은입춘지난날에,가지고있던돈은하루전아들에게다맡기고,
초상에쓸돈까지따로마련해두고,
그리고이예식마저합동으로치르기때문에화장하고두달이나기다린사람들도있다는데
화장하고그날바로현충원으로바로와서가족들이점심식사할시간까지주시고
예식은두시에시작되었다.
"겨레와나라위헤목숨을바치니그정성영원히조국을지키네…"
삼우제날에는대전현충원에서다모였다.
우리도<아라클럽>을떠나두시간반만에현충원에도착했다.
모인사람이래야제일어른이라는우리부부그리고딸태희네부부와딸지원이
아들상현부부와딸다슬이.대전에사는상현이사촌누나부부그렇게달랑열명이었다.
상현이절친알베르또라는친구가대전에사는데군종신부님을삼우제에모셨다.
그분은강원도에계시다가3시시간에맟추어오시느라전속력으로달려오셨다했다.
현충원산자락장교제4묘역에안장된그분의묘앞에제대가차려졌다.
생전에"니엄마도나랑함께현충원에묻히게될거야."
버릇같이자랑삼아말씀하셨다던그일이현실로다가올줄을두남매는알지못했다.
보급품으로받은전시용미사가방은처음나온것이라했다.
그전시용미사가방안에는모든미사도구가졍연히놓여있었다.
신부님도처음으로써보신다는전시용미사도구로우리는현충원장교4묘역에서
바람을맞으며미사를드렸다.
신부님은파스칼의팡세를예로들어말씀하셨다.
잘살다가하늘에가니진짜로천당이있더라
잘살다가하늘에가니천당이란없더라
마구살다가하늘에가니진짜천당이란없더라
마구살다가하늘에가니진짜천당이있더라
그럼현세의삶에서어떤수에다주사위를던지겠느냐?
덩연히첫번째가아니겠느냐?
우리는흙에서나와흙으로돌아가는사람들
그분을위해끊임없이기도하는일만남았다는말씀으로훈화를마치셨는데
고인의아들가족들은미사끝에베드로,스콜라스티카,한나,아네스라는
차차세례명도얻었다.
좋은친구를둔덕분에고인의영혼을위한특별한은혜를얻었으니
아마도좋은선택을하게되리라.
미사가끝나고우리는애국지사제2묘역에있는남편의큰아버지묘지와
충혼탑안제3실특수임무수행자묘역에이름만남아있는남편의형
"천수욱"의비석앞에하얀국화한다발을헌화하고고인의명복을빌었다.
이제비석이서는날함께탈상을하면모든그분의흔적,
그분의삶의실체는이세상에서사라질것이다.
딸태희는성아우스팅의’죽음에대한묵상’자료를가지고와서미사때읽었다.
고인이말한다.
난단지부드럽게건너편길로간것뿐이니나는나대로너희는너희대로그대로있다.
항상웃고기뻐하며나를위해기도하고생각해주기바란다.
슬퍼하지말고울지도말고나와교감하고
나와손을잡을수는없어도
나와이야기하고나와사랑을나누고하던삶의의미는그대로지속한다.
그러니일상에서매일일어나는일처럼단지나는건너편길에있을뿐이니
하던대로하고살던대로살아라.
이젠우리차례가서서히오고있다.
어떤삶을살아야할것인가는확연히보이는데
과연고인처럼자식들에게사랑으로비추어줄자신이없다.
단지노력할뿐,
멀리있는자식둘을항상그리워하며그들을위한기도나할뿐
지금우리가할수있는일은무엇인가.
매일일상에서일어나는복잡한일들을행복한맘으로받아들이는자세가우선이다.
밤길을달려남해로돌아오는시간,신부님의훈화를가슴깊이새기며
깊은생각에잠겨있었다.
"모든성인의통공을믿으며영원한삶을믿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