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붕을 가다
일본의지붕

북알프스타테야마온천4일기행

2015,4,26–4,29

***간략일정

1,나고야-나바나노사토꽃의향연구경-게로온천

2,타카야마,전통골목산책후세계문화유산시라가와고합장촌,

토야마대형할인마트쇼핑,우나쯔키온천장호텔

3,쿠로베협곡금년최초토로코열차8시첫차시승(우나즈키-사사다이라)

오후하이라이트알펜루트전코스관광

타테야마-미녀평-소묘폭포-무로도-대관봉-쿠로베-다이라-쿠로베-오오기사와-타테시나

자동차고장수리로대왕와사비농원은어두워못보고배고프고멀미후

신수키소지온천호텔최고급호텔도착.무한정리필되는수박으로정신차림

4,나고야이동중출산과상업번창을비는타카타신사관광-나고야성관광

나고야중부국제공항-김해국제공항도착비내리다

*문산한우프라자갈비탕석식후헤어짐

<들어가며>

그곳에설국이있다고한다.

일본의알프스,알펜루트

여름으로가는길목에그곳은아직도겨울이라한다.

4월부터6월까지높은설벽의길을구경하러가는최적의장소란다.

그곳에유네스코문화유산,

합장촌이라는마을에서교류없는긴겨울을살아낸이야기가담겨있다한다.

높이3천이상의연봉들이이어진산맥에서문명을위한고귀한생명의희생으로

만들어진쿠로베협곡의댐,그공사를위해171명의귀한넋이

그아름답고숨막히는경치속에잠겨있단다.

그렇지만동양최고의관광지가된아이러니한아름다운새로운길을만나고

새로운친구들과의만남이있다.

여행만한공부가어디있으랴.

낯선풍경에서새로운세계를만나고그리고사람을만나고모르는걸배운다.

모처럼오랜친구와오붓한시간을즐기는일이무엇보다도설렌다.

내년이칠순이라고미리가는칠순여행이란다명목으론…

지루한일상에서나흘간의일탈이내삶에새로운기운을불어넣게되기를

가슴을설레며기다려왔다.

4.26

9시에진주공설운동장에서탄버스는너무일찍김해에도착했다.

오후한시나고야를향해비행한대한항공KE723기는2시30분에

나고야중부공항에도착했다.

박성대“여행프로사”사장은가이드들을두고직접우리를안내한다.

그의낯익은목소리는내가아는구누구와많이닮았다.

긴장을푸는노래부터가르쳐준다.조개껍질묶어라는곡조에

“찬밥은니가먹고,따신밥은내가먹고,설거지는니가하고,칭찬은내가

받고,상장은내가받고,박수는니가쳐라

여보남편아,돈벌어라,나는여행간다.“라고

아내들은신이나는가?그러나나역시신은나네.

1.나바나노사토

나가라가와강변의꿈과같은작은마을에꽃잔치가벌어졌다.

지상45미터높이에서전망대가빙빙돌고,베고니아광장,장미의정원,매화원

화려한꽃이만발했다.

튜립은이미시들었다.

거울같은호수경지鏡池,거꾸로쓴글씨가물속에바로쓰인글자가일렁인다.

밤을밝힐등불이대낮에더욱신비롭다

화무는십일홍…우리의인생도이와같으니다닐수있을때

좋은것을보고좋은것을더더욱많이들을일이다.

꽃의향연속에서

꽃길을걸었지

향기가코끝을스치더군

훔치고싶도록아름다운꽃

언제꽃이었던때가있었나

가물가물젊은날을더듬었었네

생각으로도잡히지않는오랜기억속에

어린날의내가있었네

장독대에숨어핀봉숭아,땅에납작엎드렸던채송화맑은얼굴,

꽃을떠올리는건바람을기억하는것

훈훈한봄바람,어린날은인생의봄바람이었었지.

저무는가을녘에선인생의길목에서

봄꽃잔치를보았네

나바나노사토에서셀레이며보았네.

나고야에서게로온천까지

인구220만나고야의하늘은뿌옇기흐렸다.

산이보이지않는평평한들판

시가지를벗어나자모심기끝난논들이보였다.

“시골로오니진짜일본집들이많네.”

당연한친구의말에일동은까르르웃는다.

25명여고동창생과그들의다른친구들일행

조금어리거나같은나이의친구들이뭉친모임이다.

‘일본오니세살짜리도일본말을잘하네’랑닮은말

그건일본말로“아다리마이자나이까”라한단다.

그건당연한소리.친구랑학보사에있을때주간교수가가르쳐준말,

친구랑둘은깜짝놀란다.

그오랜기억이갑자기일본에오니생각난이유가과연무엇이었을까.

벚꽃이피면학보사안에꽃가루를확뿌려놓고야단맞던생각도난다.

모심기가끝난논들은잔잔한바다같다.

늦은모심기를하는농부도두엇보이는가했는데어느덧어둑어둑하도록

숙소를들어가는저녁7시

게로는개굴개굴이라는개구리울음의의성어이다.

일본3대온천이라는게로온천미인탕,오가와호텔143호에방을배정받다.

친구랑자는일이무엇보다행복한밤

화려하고거룩한밥상을받은생애최고의행복한저녁이다.

4.27

강을따라타카야마로

저녁과새벽3대온천게로는피곤을풀기적당했다.

아침식사후강을따라산으로간다.

산좋고물좋고전통을중히여기는곳

눈이오면5-6개월눈에막혀다른지역과의소통이불가능한곳.

그래서긴겨울그들은손기술을발전시켰다.

아버지는아들에게,아들은그아들에게일은집안의전통에따라전수된다.

벚꽃이아직도왁자하게핀꽃길을따라산으로가면그곳에눈이있고마을이있고,

산은점점깊어지고드디어타카야마에닿는다.

타카야마전통거리에서

시간은멈춰있었다.

손을놀려서공예품을만들고

향기가득술을빚고

오래두어도먹는무를절구고

짭짭하고콤콤한된장을만들고

아이들을위한예쁜인형을만들었다.

깊은산속눈속마을

그깊은이야기가고스란히담긴골목골목

알록달록멋진색깔곰삭은전설을구경하며

찻집,술집,공예품,수예품구경을했다.

시원한아이스크림하나씩물고한시간반

아름다운옛이야기를보다

4,27오후유네스코문화유산합장촌으로

가시오즈구리合掌村시라가와고白川鄕

터널을지나면다시터널

열한번의터널11킬로미터가넘는터널도있었다.

협곡을건너고다시협곡눈쌓인골짜기를건너면또산속이다.

길섶에는눈이쌓여있었다.

벚꽃은지천으로피고연록색새싹은어김없이여름으로향해가는

나무들을여린색으로꾸미고있었다.

겨울이,봄이,여름이공존하는곳

보존을위한다리를건너합장촌골목을걷다가神田家를들어간다.

이곳의띠풀집은눈의무게를이기기위한삿갓모양의지붕이

꼭합장하는모습과같다고해서만들어진이름.

집은철저히품앗이로이루어진다.

보통띠풀의두께가약1미터나되고공동작업을위해주택들의공간은매우넓다

1층의접대공간과주거공간이함께있고둘째셋째부터작업공간이된다.

이집은4층의주거공간인데입구에들어서자바알가니숯불이피고있다.

숯불앞에왕비처럼앉은친구를사진찍다.

따뜻한연기는이층삼층으로오르며고기가익었다.

자연의연기에훈제가되고누에를키워옷을만들었다.

실을뽑고물을들이고옷감을짜서가내공업을활발하게이루어내던곳

그런도구들을진열해두고오가는객들에게차를내며구경값을받는다.

길고긴터널을통해오며문명과보존은참으로묘한관계가있다는생각을가졌다

이길고긴터널이아니었다면과연보존이쉬웠겠는가?

접근이가능하지않게때문에보존또한가능한일이었을

것이다.

무리지어구경온사람들을보면서과연이마을이

언제까지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면모를유지하고보존가능할지..

지나온터널처럼어두운미래가보이고있다.

보통삼사백년을지나온집들엔그런옛이야기가묻어있었고,

오늘관광온나그네의걱정도함께묻어있었다.

꿈처럼아름다운시라가와고마을,다리앞에서한친구가넘어져팔에상처가났다.

너무좋으면탈이난다니까…

토야마현타카오카마을의대형마트에서

40분고속도로달리는데4만오천원

을내는일본의총소리나게비싼교통비

비싼물가였지만환률이내려살만한것들이더러있다고한다.

여자들이모이면살것들도많다.

이름하여참새방앗간

온갖것이다모여있다는대형슈퍼마켓을찾았다.

친지들이주문한것,자기가필요한것,평소에생각한것들이있나보다

한국에도있는일본카레를사고과자랑커피랑잡다한소품들을산다.

붓을사고물감하나를사고외국인을위해면세를도와준다.

느릿느릿답답하고비효율적으로일하는일본사람들을보며화가나려고했다.

그러나면세해주려고그러는걸,참으려한다.

면세가격에해당하지않는다고

다시달려서물건을더사러간사람까지기다리니

시간은있는게한정이었다.

결국두어사람은시간때문에혜택을입지못하고포기해야했다.

한껏기다리고고작되받은돈3-4천원…

아픈발바닥은가시밭길을밟는기분이다.통증이심해도아주심해그냥주저앉아울고싶은심정.

내일쿠로베협곡을갈수있을까?

우나쯔끼호텔의온천이나를도울것이다.

생애처음가는일본의북알프스알펜루트를타는일은

아픈나의발을일깨워나를일으켜세울것이다.

우나쯔끼호텔의식사와온천

손님을정중하게맞이하는,품격이느껴지는호텔에서저녁을먹다.

밥상옆에조견표가놓였다.

흰밥고동게살무된장국

엄나물,머위나물한대접무쳐밥한숫갈넣고참기름고추장넣고

설렁설렁비벼먹고싶다.

과일만있으면밥도마다할위인이일본의문화인째재한밥상이

어째오늘은좀성질이난다.

그래도젓가락놓은껍질에글을써서앞에앉은후배에게준다

“사람아,향기로와서바람끝에앉았거라.”

내졸시한구절이다.내가좋아하는말..

저녁후의온천은노천탕이제격이었다.

밤내내문을열어둔다는데오랜시간물에담궈있을거라고다짐한다.

밖은싸아하고물속은따뜻하고..

아라클럽에오시는손님들이삼천포야경을보며야외스파에

열광하는이유를알만한다.

매월나오는비싼물값을감당하는일에짜증내지않으리라.

반남은하현달은하늘끝나무에걸려해사한얼굴을자랑한다.

방에들어와늦은밤두시반까지여행기를정리하는동안

달랑두량이달린기차가딱한번기적소리를내며강을지나산으로간후

다시는기차가지나가지않았다.

아침에보니창밖경치는밤에본모습과는전혀다른장관

흐르는강을따라강둑에핀꽃,강물위에드리워진붉은다리,

그리고아기자기한하얀자갈밭,풀꽃들의잔치…

<소리울하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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