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주일오후
멀리사량도가보이도록선명한날씨다

아들은새벽네시에칠순넘은
아비가운전하는차뒷좌석에
가방을베개삼고누워잠을잔다
​왜아니랴?
사흘이멀다하고비행기에서시간을보내는놈이부모잠깐보겠다고
안되는시간짬내어온놈이니ᆞᆞ
비는창대같이오고
밤내내아들비행기시간놓칠까봐잠을설친아비도졸음을참느라
휴게소에서오징어땅콩한봉지를사서우적우적씹는다.

울릉도반건오징어
큰손녀좋아하는얼린문어두마리
얼린감홍시자연산홍합말린것
미역한단,동네사람이말린남해고사리,머리딴죽방멸치
안가져가려는걸억지로싸서가방에담아주었다

엄마,홍콩집은엄마집처럼넓지않아요.

안가져가려던이유
아무것도귀하지않을지모른다
다에미마음이지,사랑이라는이름의,,,,


한국포도다.
저녁후식으로나온포도를보고환호하던아들녀석.
밤에녹여준감홍시한알맛이
그아이가허접한짐꾸러미를가져간이유다
한국과일은외국에사는한국인들의향수며그리움의맛이다

얼추녹아가는스치로폼박스에든홍시와포도를먹으며
이할미를,늙은어미를생각해줄까?
"홍콩도착" 카톡으로문자네글짜가달랑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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