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기행/두산베

1

비행기가 뜨자 하늘이 보인다.
하늘은 천층만층 구만 층이다.
누가 하늘더러 하늘이라고 했는가?

2

하늘 아래 하얀 눈을 이고선 설산 설산들.
​그 말 잔등 같은 등줄기를 따라 키리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러시아,
​땅 이름이 바뀐다.

7

하늘은 늘 그 하늘인데 땅이름이 바뀌면 사람 모습도 다르지.
한 번 오른 비행기는 반드시 내리네. 한 번 생각하는 사이에 타지키스탄 서울 두산베.
공항에서 비자 수속은 순조롭게 끝났다.
​더구나 박선생은 비쉬캑에서 150불 들었다든가? 유교수님은 70불,
​우리는 현장에서 35불을 주었는데 우리 앞에 한 사람은 45불을 내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기간 때문이거나 나라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짐작만 했다.
그러나 파미르를 넘기 위해서는 파미르 비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공항에서 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시간만 있었다면 한국에서 내려고 했었는데
한국에서도 파미르 비자는 받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가이드가 없었다면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두산베 사는 타직인 가이드가 도와줄 것이다.
가이드 살렘이 나왔다. 제일 급한 게 파미르 비자를 내는 일이었다.
우리 때문에 기다리는 일이 부담스러웠는데 어차피 파미르 비자는
한국의 타직 대사관에서는 내어 주지 않는다고 한다.

살렘은 호텔로 가기 전에 파미르 비자 내는 곳으로 가서 유능하게 일 처리를 해 주었다.
다음 날 비자를 찾을 수 있도록.
그는 한국어 러시아어 타지크 어를 잘 구사하는 젊은이.
아버지가 고위 공무원이었는데 사고로 돌아가시고 타직에 살던 한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이 일을 시작했다한다.

3

그는 우리를 위해 며칠이나 두산베를 뒤져서 튼튼하고 큰 차 (8인승, 토요타 랜드 크르즈)와 노련한 운전사를 구해놓고 기다렸다.
도착해서 우선 점심을 먹어야 했다.
장금이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맛있었다.
이 먼 이국땅까지 와서 밥장사를 하는 여사장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5
​그리고 전화 카드를 사서 서로가 연락이 될 수 있도록 전화기에 넣었는데
내 전화기는 데이터가 무제한이라 따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파미르를 건너기 위해 이틀 동안 두산베에서 머무른다.
바자르에서 과일과 식품들을 사는 일​그리고 두산베
시내 관광과 유원지를 보는 일을 하기로 했다.
두산베 시내에서는 그냥 택시를 탔다.
두산베를 떠날 때 호르그, 랑가르, 무르갑까지 이 차로 가기로 했고,
무르갑에서는 그곳 차와 기사를 쓰서 키리키스탄 오쉬까지 가기로 했다.
오쉬에서는 비행기로 비쉬캑까지 가니까 차는 상관없다.
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는데 15시간이나 걸린다니 한 시간 남짓 날아가면 될 것을
너무 시간이 아깝다.
4
사실 대장이신 유교수님은 이 도시와 저 도시를 연결할 때 택시를 이용하거나 버스를 이용하려고 하셨다는데 박선생부부와 연관이 있는 분이 가이드를 정해주신 것이 이 여행 전체를 편하게 만들 수가 있었다.
그나마 열악한 파미르를 노련한 기사와 싹싹한 살렘 덕분에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어 다행이다.

8 9 10 11 12 13

기사는 파미르를 넘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이었고 어머니가 호르그에 사시기 때문에 자주 왕래하여 어디가 편한지 불편한지를 꿰뜷고 있는 사람이었다.
사실 인터넷을 뒤지니 파미르를 넘는 길 장난이 아니었다.
폭우로 길이 없어져 버려 며칠이나 복구를 기다렸다는 사람.
아예 길을 돌아 한참을 둘러서 갔다는 사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파미르를 넘는 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 두산베에서 두 밤 잔 호텔>

14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