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친구들과 스페인을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 일행은 알함브라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에서 플라멩고쇼를 보러 예약된 관광버스를 기다리고있었다.호텔로비에는 영국인 부부와 우리 일행 세 명 그리고 혼자 여행중인 일본인 등 여섯 명 뿐 이었다.
영국인 부부와는 눈이 마주치면서 간단히 눈인사로 때웠지만 일본인 친구와는 쉽게 친해지게 되었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공무원으로 복귀하기 전 여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공부했다고 볼 정도로 유창한 발음은 전혀 아니고 이미 완전히 굳어진 일본식 발음이다.
그래도 서로 일본어와 한국어를 모르기에 우리는 영어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외국어를 하는 부담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약 한 시간에 걸친 플라멩고쇼와 간단한 야간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일본인 친구는 그 곳에서 만난 다른 일본인 관광객들과 어울리느라 우리일행과 영국인 부부만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영국인은 머뭇거리다 나한테 묻는다.
‘너 어느 나라에서 왔니?’
-한국에서 왔다.
‘아까 너와 떠들던 친구는?‘
-아! 그 애는 일본인 이란다.
‘그런데 아까 너희들은 무슨 언어로 얘기를 하였니 ?’
-어? 너 못 알아 들었니 ??? 우린 너희나라 말로 지껄였는데….ㅎㅎㅎ
-네가 못 알아 들었다면 난Konglish로 말한거고 , 일본애는 Janglish로 했다고 이해해라.
아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또 다른 영어가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잘 모를거야!
‘너 지금 얘기하는 것도 Konglish냐?
-네가 알아 들었으면 English구 못 알아 들었으면 Konglish야 !
‘너 되게 웃긴다 You make me laugh !?!?!?!?!?!?……’